리튬·텅스텐 비축량 절반 못미쳐…광물 확보 시급 
핵심광물 수입다변화, 의존도 50%대로 완화 목표  
군산·새만금 비축기지 구축…체계적 광물 비축 기대 

[에너지신문] 4차 산업혁명 시대 전환, 탄소중립 실현 등 빠르게 산업화 현장이 변화하면서 핵심광물은 이제 필수가 됐다. 하지만 그만큼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미래 유망한 신산업 분야에서 핵심광물의 확보는 산업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2016년 10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전기차 시장은 기술개발과 주요국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빠르게 증가, 2035년에는 1억 4000만대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전기차 제조에 필요한 리튬, 코발트, 구리 등의 광물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군산 핵심광물 비축기지 전경.
▲ 군산 핵심광물 비축기지 전경.

지난해 7월 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 니켈 등의 주요 에너지 전환 광물의 시장 규모는 지난 6년간 2배 확대돼 2022년 3200억달러에 달했다.

주요 핵심광물의 전체 수요 중에서 청정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점이 주요 요인이다. 2017년에서 2022년 사이 3배로 증가한 리튬 수요와 더불어, 니켈과 코발트 수요도 각각 40%와 70%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핵심광물 확보를 에너지안보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핵심광물 확보와 비축 등 안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광물 품목을 선정하고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흑연·리튬·니켈 등 7개 광물 비축 부족? 

지난해 21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광해공업공단을 대상으로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발표했음에도 아직까지 재대로 비축이 이뤄지지 않았고, 스팟물량 구매로 안정적 공급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산업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10대 전략 핵심광물에서 흑연, 리튬, 니켈 등 7개 광물에 대한 비축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정감사 당시 중국 정부가 발표한 흑연 수출 통제방침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발표했음에도 비축을 하지 않은 광해광업공단의 문제점과 장기계약이 아닌 스팟물량 구매로 인한 안정적 공급의 한계를 질타했다.  

홍정민 의원이 광해공업공단을 통해 비축한 광물현황을 알아본 결과 현재 10대 전략 핵심광물 중 네모디뮴과 디스프로슘이 포함된 희토류(중)만 비축돼 있으며 코발트에 대한 구매 계약만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유일한 정부 희소금속 저장소인 군산 국가희소금속비축기지는 축구장 12개 크기(13만 2229㎡) 규모에 사람 몸만 한 드럼통과 포대가 3층으로 꽉 차 있다. 여기에는 국가 핵심광물로 지정한 28종을 국내 수요량의 42일분만큼 비축해 창고가 포화 상태였다.

현재 보유 상황은 어떨까? 

공급망 안정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는 ‘수급안정화지수’를 통해 핵심광물 수급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한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실제 수급안정화지수를 보면, 대부분의 광물이 ‘안정’ 영역에 자리하고 있고, 흑연, 망간 등은 공급과잉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시범서비스 중인 희토류 중 디스프로슘은 수급 주의 단계를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비축량은 안정적일까?

한국광해광업공단 자료에 따르면, 9월말 기준으로 이차전지의 핵심원료인 리튬 비축량은 비축목표가 100일이지만 5.8일분에 불과했고,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비축량도 57.8일분으로 나타나 비축목표를 180일인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비축목표가 100일인 실리콘, 바냐듐, 스트론튬도 비축일이 각각 19.2일, 52.1일, 2.7일 등으로 목표치와는 간격이 컸다.

첨단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용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갈륨의 비축량 역시 40일분으로 정부 비축 목표량 100일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목표량을 채운 광물은 중희토류가 유일, 목표치인 180일분을 보유했다. 이 때문에 희토류, 갈륨 등 희소금속 비축량이 정부가 목표로 잡고 있는 양의 42%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디스포로슘 수급안정화지수.
▲ 디스프로슘 수급안정화지수.

핵심광물 의존도 낮춰라

정부는 올해 2월, 80%대인 2030년까지 핵심광물 수입의존도를 50%대로 완화한다는 목표아래 핵심광물 확보전략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수요가 급증해 경제안보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핵심광물 33종을 선정하고,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10대 전략 핵심광물을 집중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희토류 5종(세륨, 란탄,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을 선정했다.

또한 수급위기 대응을 위해 핵심광물 비축일수를 현재 54일에서 100일로 확대하고, 핵심광물 비축기지 신설을 추진하며, 긴급상황 시 8일내 수요기업에게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비축물자 신속 방출제도 도입을 통해 수급 충격에 적시 대응한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월 6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새만금 핵심광물 비축기지 구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2024년부터 3년간 총 2417억원을 투입, 새만금 국가산단 내 19만㎡ 부지에 연면적 11만㎡ 규모의 비축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핵심광물 수입처도 다변화한다.

내년부터 민간기업이 광업권이나 조광권을 취득하기 위해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면 투자·출자액의 3%를 세액공제해준다. 이는 2013년 일몰 후 11년 만에 다시 도입된 것.

니켈, 리튬 등 핵심 광물 정·제련 필수기술은 조세특례제한법의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신성장·원천기술에 포함되면 시설 투자에 대해 6∼18%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에 이차전지 제조를 위한 핵심광물 확보와 비축, 정·제련 지원 등에 올해 5배에 달하는 총 25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핵심광물 비축기지 구축 가속화 수급 안정화 기대 

“공공비축은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국가 경제의 중요한 안전판이다. 비축 기반 시설 확충으로 원활한 원자재 수급과 물가안정을 위해 제 역할을 할 것이다.”

김윤상 조달청장이 지난달 6일 군산비축기지 신규 창고 착공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국제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비축기지 규모를 확대, 원자재 수급 안정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조달청은 9개 비축기지에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24만톤과 희소금속을 비축, 원자재 수급 위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번에 착공하는 군산비축창고는 일반창고와 특수창고 각 1개동으로 총예산 250억원을 투입, 전체 면적 1만 4000㎡ 규모로 건설되며 2025년 5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완공된 비축창고는 일반창고에는 조달청의 비철금속 목표비축량을 보관할 공간이 확보되고, 특수창고에는 항온항습 보관이 필요한 활성탄 등 일반창고 보관이 어려운 경제안보품목 비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새만금에 구축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켜, 희소금속 수급위기 대비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2024년부터 3년간 2417억원을 투입해 새만금 국가산단 내 부지면적 약 19만㎡, 건축연면적 약11만㎡ 규모로 구축되며, 완공되면 비축된 핵심광물은 국내 산업의 단기 수급 차질을 해소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3종의 희소금속 비축량을 2031년까지 100일분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신규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에 현재 비축 중인 광물과 향후 확대 예정인 광물을 체계적으로 비축‧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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