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GTP 사업 확대 모색 … 공동협력 강화
GS에너지, 베트남 남부에 3GW LNG 발전소 추진
한화에너지, 하이랑 LNG발전소 및 LNG터미널 건설

[에너지신문] 윤석열 대통령의 22~24일 베트남 국빈 방문을 통해 국내 기업의 베트남 에너지사업 진출과 국내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베트남 내 에너지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 감축하겠다는 약속이행을 위해 태양광 발전,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는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 연료로 인식되는 천연가스를 주 에너지원으로 하는 전력발전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전통적인 가스화력발전외에도 수입산 LNG를 활용한 LNG발전프로젝트에 대한 개발과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LNG가 새로운 발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 확대되는 베트남 LNG발전사업

코트라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천연가스 수요는 향후 10년동안 두배 이상 증가해 2020년 9.7bcm에서 2030년 22.7bcm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커앤맥켄지 베트남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전체 가스발전 설비용량은 2020년 7GW에서 2030년 약 38GW로 5배 이상 증가하고, 전체 발전 설비용량에서 가스의 비중은 10.3%에서 24%로 약 14%p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직 LNG를 발전에 투입하고 있지 않지만 LNG발전설비용량이 2030년 22GW, 2045년 55GW까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발전용 LNG수요는 2030년 1020~1300만톤, 2045년 3200~425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가스화력발전은 그동안 국내 천연가스 매장량을 활용해 왔지만 천연가스 매장량 고갈 위기에 직면하면서 수입산 LNG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LNG 복합화력발전소, LNG터미널 구축 프로젝트 추진은 해외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계획에 따르면 2029년까지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가스화력발전 프로젝트 규모는 약 26GW에 달한다. 그러나 코로나 19 등 세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진행되던 프로젝트 투자가 늦어져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 베트남 LNG사업 진출기업은

베트남 LNG 시장은 페트로베트남, 베트남전력공사(EVN) 등 국영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PV Gas는 티바이 LNG터미널 건설 뿐만아니라 손미 LNG터미널 개발을 위해 미국 AES와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했으며, 꽝닌 LNG프로젝트 투자자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베트남 전력산업 뿐만아니라 LNG 인프라 프로젝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한화에너지를 비롯한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발전, 베트남 T&T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추진하고 있는 1500MW 규모의 하이랑 LNG발전소 사업부지 위치도.(자료제공:한화에너지)
▲ 한화에너지를 비롯한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발전, 베트남 T&T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추진하고 있는 1500MW 규모의 하이랑 LNG발전소 사업부지 위치도.(자료제공:한화에너지)

일본의 경우 도쿄가스, Sojitz, Kyushu, JERA, J-Power 등이 베트남의 LNG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진출하고 있다.

도쿄전력과 마루베니는 PV 파워가 이끄는 합작투자사에 합류해 꽝닌 LNG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에너지회사인 Sojitz, Kyushu는 프랑스 EDF와 함께 약 2.3GW 규모로 개발 중인 Son My 1 발전소 프로젝트의 공동 자금 조달자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ExxonMobil, AES Corporation 등 미국 기업들도 베트남 LNG 투자에 적극 참여 중이다.

베트남의 민간기업 중 쭝남그룹(Trung Nam Group), T&T그룹은 태양광·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에 힘입어 LNG 프로젝트에 진출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공기업과 GS에너지, 한화에너지, 삼성물산 등 민간기업이 베트남의 LNG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 사업 확장이 기대되는 곳은 한국가스공사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번 베트남 방문 기간중 베트남 국영 발전사인 PV파워, 민간회사인 T&T그룹과 연이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GTP(Gas To Power) 사업 등 LNG사업 공동 협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 진출한 대표적 한국 민간 에너지기업은 GS에너지와 한화에너지가 꼽힌다.

GS에너지는 2019년 11월 베트남 투자회사인 비나캐피탈(VinaCapital)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베트남 남부지역 롱안(Long An)에 3GW 규모의 초대형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세워 운영할 계획이다. 총 사업투자비는 3조 5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3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LNG복합화력발전소 사업자에 선정돼 발전연료인 LNG를 자체 도입하고 저장·기화설비까지 함께 운영함으로써 LNG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GTP’프로젝트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발전, 베트남 T&T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려 베트남 중부의 꽝찌성 지방 정부로부터 중부 해안 지역인 꽝찌성 120만㎡ 규모 부지에 1500MW 규모 하이랑 LNG발전소와 LNG터미널을 건설,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는 2조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부발전이 각각 20%의 지분으로 한국기업이 총 60%의 지분을, 베트남 T&T그룹이 40%의 지분을 참여했다.

지난 2021년 베트남 7차 국가전력개발계획에 하이랑 사업이 포함됐으며, 2022년 1월 이 사업에 대한 사업권(IRC)를 획득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수행시 베트남 정부에 제출하는 타당성조사(F/S) 보고서 작성에 착수했으며, 올해내 정부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베트남전력공사와 전력구매계약(PPA)과 정부 보증(GGU) 협상을 완료하고, 최종투자의사결정(FID)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마무리하고 2025년에는 착공할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2028년 말까지 사업이 준공되고 2029년부터는 상업운전을 통한 전력판매가 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LNG발전소 구축에 앞서 LNG 수입을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은 필수적이다. 베트남 국영기업인 베트남 석유가스공사 산하의 PV Gas는 바리아붕따우 지역에서 베트남 최초의 LNG 수입터미널인 티바이(Thi Vai) LNG 터미널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티바이 터미널의 연간 처리 능력은 LNG 규모 1.4bcm이며, 이 터미널에서 동나이지역에 있는 1500MW 규모의 년짝(Nhan Trach) 3·4호기 LNG복합화력발전소에 LNG를 공급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티바이 LNG 터미널 프로젝트에 이어 6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년짝(Nhan Trach) 3·4호기 LNG복합화력발전 건설공사를 수주받아 베트남 에너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에너지 투자사업이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러시아 국영석유기업 자루베즈네프트(Zarubezhneft)에 베트남 11-2 광구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량 감소로 인한 손실 확대 때문이다.

11-2 광구는 베트남 붕따우에서 약 280㎞ 떨어진 해상광구로 한국석유공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컨소시엄이 1992년 5월 베트남 국영석유가스회사인 페트로베트남과 생산물분배계약(PSC)을 체결, 탐사를 시작하고 2003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지분 25%를 페트로베트남에 양도함에 따라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은 75%다. 이중 석유공사는 39.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업계의 관계자는 “베트남의 LNG 발전 프로젝트가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라며 "이번 대통령 국빈방문을 계기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에너지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에너지사업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자금조달 가능성 확대, 외국인 자본 유입 증가, 정부 지원 등 각종 긍정적인 요인이 많아 LNG 프로젝트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밝다”면서도 “아직까지 정식 가동중인 LNG 발전소가 없는데다 베트남 정부의 불완전한 정책 프레임워크 등으로 LNG 프로젝트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의 깊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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