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글로벌CCUS학회 수석부회장

▲ 이철 글로벌CCUS학회 수석부회장.
▲ 이철 글로벌CCUS학회 수석부회장.

[에너지신문]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4월 1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에서 ‘해양 탄소세’로 불리는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5000톤 이상의 대형 선박의 연료를 대상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탄소 집약도에 따라 톤당 최소 1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며 이 수입은 IMO의 넷제로(탄소중립) 기금에 투입되어 친환경 해운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 투자에 사용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해운업계에는 큰 부담이 되겠지만, 해운업계와 조선업계에서는 해양 탈탄소 동맹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는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회사는 세계 최대의 해운사인 머스크 등 국내외 해운사로부터 43척의 메탄올을 추진연료로 하는 선박을 수주하는가 하면, 국적해운사 HMM도 메탄올 선박을 운용하는데 연간 50만톤의 메탄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메탄올에 대한 시장전망도 커지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메탄올 시장을 2020년 1억 톤에서 2050년 5억톤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중 e-메탄올이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메탄올은 선박 연료 및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화석연료의 대체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데, 특히 2050 국제 해운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세운 해운 산업이 e-메탄올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도 선박 엔진용 e-메탄올 생산과 운영을 위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e-메탄올은 그린메탄올이라고 불리며,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한 그린수소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만든 이산화탄소를 합성해 만들어 탄소 네거티브 연료인 청정에너지로 불린다.

▲ 메탄올 합성과정.
▲ 메탄올 합성과정.

즉,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연료 생산의 원료로 사용하므로 지속가능한 무탄소 연료로 인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e-퓨얼의 한 종류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e-메탄올이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 뿐만 아니라, 기존 선박이나 자동차의 디젤엔진 등 내연기관을 개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확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을 2035년 이후 판매를 금지했다가, 다만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그린수소로 만들어지는 합성연료인 e-퓨얼을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승인한 것이다.

수소와 더불어 e-퓨얼, e-메탄올의 원료인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는 기술이 바로 CCUS(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와 DAC(공기 중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이다. 이 중에서도 공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사용하는 DAC는 국제에너지기구에서도 2050탄소중립에 기여할 핵심가치로 인정하고 있다.

이 기구에 따르면 에너지전환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하더라도 인간의 활동과 산업공정에서 누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으로 누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을 DAC 등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한다. 이 이산화탄소를 연료의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탄소 네거티브 에너지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각국에서 DAC 기술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최근 클라임웍스 등은 3세대 DAC 기술의 실환경 성능 실증을 완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동작업을 했던 스반테는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1000만톤의 탄소포집용 필터를 생산하겠다고 했다. 바야흐로 DAC가 기술 생태계와 함께 움직이는 산업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해운과 항공, 육상교통까지 탄소저감형 청정에너지의 필요성을 확장하면 DAC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과기부 등에서 DAC 국가 R&D 과제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앞에서 언급한 해수부의 해양선박용 e-메탄올 개발 연구과제가 커다란 위안거리이다. 이 프로젝트에 DAC 기술로 참여하고 있는 로우카본 등 기후테크 기업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탄소중립을 향한 여정은 기술과 의지의 결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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