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LNG선 건조 실력 입증

지속적 기술개발로 경쟁력 강화…에탄 ·FLNG 등 新시장 개척 앞장

[에너지신문] 삼성중공업은 1996년 한국가스공사의 LNG선 입찰에서 첫 수주를 따낸 것을 계기로 LNG선 건조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20여년간 118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발표된 한국가스공사의 신규 LNG선 입찰에서는 한국형 화물창인 ‘KC-1’을 적용한 최초의 LNG선의 건조 조선소로 선정돼, 기술 로열티를 절감하고 LNG선 건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삼성중공업이 LNG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과 품질을 끊임없이 향상시키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도해 왔기 때문이다.

▲자동화로 생산성과 품질 향상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LNG선 화물창 용접용 스파이더 로봇’은 생산 자동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이 로봇은 LNG선 화물창에 설치되는 스테인리스 패널 1만여장을 자동으로 용접하는 역할을 한다. 네 다리를 사용해 자동으로 이동하는 스파이더 로봇의 오차 범위는 화물창 내부 용접 길이 총 연장 55km 중 10mm 이내다.

스파이더 로봇의 개발로 반자동 용접시스템에 비해 생산성이 4배 이상 향상됐다. 수작업에 의존했던 LNG선의 파이프 내부 검사·청소도 로봇이 대신해 작업 안전성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크기의 LNG선 건조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08년 7월에 건조한 26만6000㎥급 LNG선이 그 주인공이다.

카타르 왕비가 자신의 이름과 동일하게 모자(Mozah)라고 이름 붙인 이 선박은 2006년 3월 카타르 국영선사인 QGTC사로부터 당시 사상 최고가인 2억9000만달러에 수주했으며, 28개월의 건조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이 배는 국내 LNG 총소비량 이틀치에 해당하는 26만6000㎥의 LNG를 싣고 19.5노트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LNG선

▲셰일가스 운송용 LNG선 두각

우수한 건조실력을 바탕으로 삼성중공업은 신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선 셰일가스 운송용 LNG선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0월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3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 LNG선은 이중연료(Dual Fuel) 엔진을 탑재한 최신 에코(Eco) 사양으로 기존의 LNG선 보다 운항 효율이 높고, 배기가스 배출량 저감도 가능한 고성능 고효율의 친환경 LNG선이다. 7만4000㎥급으로 2018년에 인도돼,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물량을 아시아로 운송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프로젝트로는 사빈패스, 카메론, 프리포트, 코브 포인트 프로젝트 등이 美 연방 에너지 규제위원회(FERC)의 수출 승인을 얻었다. 이들의 LNG 운송에 필요한 선박은 90여척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60여척은 아직 발주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14개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FERC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호주와 모잠비크,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지역의 LNG 개발도 진행중인 만큼 당분간 LNG선 발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국과 호주, 동아프리카 등지의 LNG 수출이 확대되면서 연간 30척 이상의 LNG선이 꾸준히 발주될 것”이라며 “LNG선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주전에서도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에탄운반선 세계 최초 수주

올해 전세계에서 최초로 발주된 초대형 에탄운반선을 수주한 것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인도 릴라이언스(Reliance)社로부터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Very Large Ethane Carrier) 6척을 7억2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초대형 에탄운반선이라는 새로운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탄은 셰일가스의 주성분 중 하나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RBN Energy는 2019년 기준 에탄 수출물량이 연간 78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에탄은 석유화학산업의 기초 원료로 경쟁연료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최근 석유화학업체들이 에탄 분해설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 지난해 11월 진수한 프릴루드 FLNG.

▲FLNG 시장 선도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1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FLNG를 수주한 이래 이 분야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FLNG(Floating 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이다. 육상에서 채굴한 천연가스 수출에 사용되는 부유식 액화저장하역설비, FLSO(Floating Liquefaction, Storage and Offloading unit)도 FLNG의 범주에 속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9년 로열더치셸과 FLNG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첫 번째 호선인 프릴루드(Prelude) FLNG를 2011년에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약 3조원에 수주해 건조하고 있는 프릴루드 FLNG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해 11월 이 FLNG의 진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금은 거제조선소 안벽에 정박한 상태로 상부 플랜트 모듈과 선체 내부 LNG 화물창 제작 공정을 진행 중이다.

프릴루드 FLNG는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이며 제작에 투입되는 강재 중량만 26만톤에 달한다. 화물을 가득 채웠을 때 배수량은 60만톤으로 이는 항공모함 6척에 해당하는 무게다. 내년에는 로열더치셸과의 장기공급계약에 따른 후속 프로젝트 발주도 이뤄질 전망이다. 셸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호주 북서부 해상 브라우즈(Browes) 가스전에 필요한 FLNG 발주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브라우즈 가스전의 매장량은 프릴루드 FLNG가 투입되는 해역에 비해 3.5배 수준이다. 때문에 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2~3척의 FLNG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피터 보저(Peter Voser) 로열더치셸 당시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FLNG 2~3척을 발주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적도기니 해상 가스전 개발에 투입되는 FLNG도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2009년부터 FLNG 분야에서 협력해 온 미국의 엑셀러레이트(Excelerate)社가 적도기니 프로젝트의 FLNG 운영회사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FLNG 운영회사 선정 소식과 함께, FLNG 건조는 삼성중공업이 맡을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아프리카 적도기니 서쪽 140km 해상에서 FLNG를 이용해 연간 300만톤의 LNG를 약 20년간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연간 생산규모로 볼 때 FLNG 공사가격이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설계(FEED, Front-End Engineering Design)에 착수한 뒤 내년에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3도크 전경.

한편, 엑셀러레이트社는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을 위한 라바카베이 LNG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FLSO도 내년 중에 삼성중공업에 발주할 예정이다. 길이 340m에 25만㎥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멤브레인화물창 10개가 장착되는 이 설비는 연간 440만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FLSO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LNG로 액화한 뒤 저장, 하역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해양플랜트다. 셰일가스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액화하기 위한 플랜트가 필요한 데, 님비 현상과 제작기간, 제작비 등을 감안하면 부유식 설비인 FLSO가 육상플랜트 보다 경쟁력이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이 늘어날수록 FLSO와 같은 부유식액화저장설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美 FERC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14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셰일가스 수출은 위한 10여 개의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FLSO의 시장 전망은 더욱 밝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견조한 수주 실적이 지속되리란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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