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연구원, ‘2024년 에너지수요전망’ 보고서 발표
원자력 5.4%·천연가스 5.4%·석유 1.7% ↑… 석탄 2.3%↓
산업용 천연가스 다시 증가 … 원자력이 처음 석탄발전 추월

[에너지신문] 2024년 총 에너지 수요는 2% 반등해 305.4백만 toe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종 소비 부문 에너지 수요는 2023년에 3.0% 감소하나 2024년에는 1.9%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전망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급전망연구실이 10일 발표한 ‘2024년 에너지수요전망’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23년에 총 에너지 수요는 제조업 생산활동 감소로 산업 부문을 중심으로 2.2% 감소하나 2024년에는 내수 부진에도 불구 수출이 회복되며 생산활동이 증가해 2%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에 경제가 1.4%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는 감소하면서 에너지원단위 (toe/백만원)는 대폭 개선(하락)되겠지만 2024년에는 에너지 소비 집약도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에너지원단위 개선세는 대폭 둔화될 것으로 봤다.

2023년에는 화석연료를 중심으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나, 2024년에는 석탄 외 모든 에너지원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력 발전은 대규모 설비 증설 영향으로 2023년과 2024년 각각 2.7%, 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 수요는 2023년에 발전과 최종 소비부문에서 모두 줄며 3.8% 감소한 후 2024년에는 각 부문에서 모두 반등해 5.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석유 수요는 2023년에 산업부문의 원료용을 중심으로 3.6% 감소하겠으나 2024년에는 전반적인 제조업 생산활동이 회복되고 석유화학 업황도 다소 개선되며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탄 수요는 2023년에 산업과 발전 부문에서 모두 감소해 4.8% 감소, 2024년에는 산업부문에서 최근 연이은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반등하겠으나 발전부문에서는 지속 감소해 2.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소비 부문의 전기 수요는 2023년에 전년 수준에서 정체되겠으나 2024년에는 제조업 경기 회복 등으로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종 소비 부문 에너지 수요는 2023년에 3.0% 감소하나 2024년에 1.9%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문 수요는 2023년에 소비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의 업황 부진 등으로 3.4% 감소하겠으나 2024년에는 기저효과와 수출 증가에 따른 생산 활동 회복 등으로 2.3% 증가할 것으로 봤다.

2024년에는 반도체 등 IT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제조업 생산 활동이 회복되고, 2023년 주요 에너지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석유화학의 수요도 최근의 가파른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소폭 반등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송부문 에너지 수요는 2023년에 화물 수송 수요를 중심으로 1.8% 감소하는 반면, 2024년에는 경기가 다소 회복됨에 따라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 이동 수요가 증가해 승용차의 에너지 수요는 증가하나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화물차의 수요가 2023년에는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건물부문 에너지 수요는 2023년에 난방도일 감소와 요금 인상 등으로 2.6% 감소하겠으나 2024년에는 기저효과와 난방도일 증가 등으로 1.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석유화학 업황

2022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부진,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립도 개선으로 우리나라 석유화학 업종의 생산 감소로 원료용 수요도 감소했다.

2021년 말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원료인 납사와 제품인 에틸렌, 프로필렌 가격의 스프레드가 손익 분기점인 톤당 300달러 수준 아래에서 변동하고 있어서 석유화학 산업의 수익성이 하락했고,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아세안, 미국에서 석유화학 전방산업의 수요가 감소해 전체 석유화학 제품 수출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제재 해제 이후에도 경기가 예상만큼 빠르게 회복하지 않았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에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신증설을 완료함에 따라 자급률이 크게 개선돼 2020년에는 47.6%에 달하던 국산 석유화학 제품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2023년 1~5월에는 39.7%로 낮아졌다.

국내에서도 전방산업의 업황이 부진해 석유화학 제품 내수가 감소했고, 석유화학사들이 제품 마진률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설비 보수 기간을 늘리며 가동률이 하락하고 생산이 감소했다. 2022년 하반기와 2023년 상반기에 6대 기초유분의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12.0% 감소해 원료인 납사와 LPG 소비량 감소로 나타났다.

◆ 천연가스 수요(산업부문)

국제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주춤했던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가 다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문에서의 천연가스 소비는 최근 몇년간 직도입 천연가스를 이용한 상용 자가발전 및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용 소비가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며 빠르게 증가해 왔다.

1999년부터 철강업에서 천연가스가 자가발전용으로 직도입됐으며, 2016년에는 오산 산업단지에 공급되는 오산 열병합 발전소에서 천연가스가 소비되며 전체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가 대폭 상승했다. 이후 2021년부터는 석유화학과 비철금속에서 천연가스가 공정용 및 자가발전용 등으로 직도입되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는 SK하이닉스의 이천 열병합발전소에서 천연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등 천연가스 소비 업종이 확대돼 왔다.

2022년 기준 전체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의 업종별 비중은 철강(33.3%), 제지 및 인쇄(24.1%), 석유화학(14.2%), 비철금속(10.4%), 수송장비(5.6%), 기계류(1.6%) 순이다.

이중 철강, 석유화학, 비철금속, 기계류 소비의 대부분은 한국가스공사를 거치지 않는 산업체 직도입 물량이며, 제지 및 인쇄와 수송장비는 한국가스공사에서 도시가스사를 거치지 않는 직공급 물량이다. 기계류의 비중은 2023년 하반기 SK하이닉스 청주 열병합 발전소가 진입할 것으로 보여 향후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산업용 가스 수요에서 천연가스의 비중은 2023년 27%대, 2024년 30%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나,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된다면 이에 따라 산업용 천연가스 수요 전망이 크게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국제 천연가스 가격(JKM  기준)은 2022년 8월 53.2 달러/MMBtu로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하기 시작해 2023년 6월에는 10.6 달러/MMBtu로 떨어졌으나, 국내 LNG 발전 연료 단가는 도입 단가의 시차 등으로 2022년 9월~2023년 2월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2023년 상반기 평균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21.5% 상승한 209.0원/kWh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 발전량에 비해 기저 발전량이 소폭 감소하며 2023년 상반기 기저 발전의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0.9%p 상승한 71.8%, 가스발전 비중은 0.8%p 하락한 27.9%를 나타냈다. 가스  발전  설비  이용률은  2021년  상반기  40%대  후반에서  지속  하락해  2023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p 정도 하락한 43% 수준을 기록했다.

◆ 발전 믹스 변화

2024년에는 원자력 발전이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석탄 발전을 추월하며 발전 비중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 신재생·기타, 가스는 발전 비중이 확대되겠으나 석탄 발전 비중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2000년대 초중반에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40% 전후 수준을 기록하며, 에너지원 중 발전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007년 석탄 발전이 원자력 발전을 추월한 이후 발전 비중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2023년에도 석탄의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024년에는 원자력 발전량이 5% 이상 증가하는 반면 석탄 발전량은 6% 이상 감소하면서 원자력과 석탄 발전 비중이 각각 31.8%, 28.6%로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기타 발전 비중은 정부의 무탄소 전원 확대 노력에 힘입어 2024년에 10.9%까지 상승하고, 수도권 융통 선로가 부족한 가운데 대다수 발전기가 수도권 주위에 포진한 가스 발전의 비중도 확대돼 28.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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