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35개 유류업체 조사, 탱크로리 6대분량

▲ 고액 면세유를 무자료 매입한 판매대리점 적발
▲ 고액 면세유를 무자료 매입한 판매대리점 적발

[에너지신문] 국세청이 무자료 유류 304억원, 가짜석유 44억원을 적발하고 먹튀 주유소의 현장 유류에 대한 첫 압류를 시행했다.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불법유류대응T/F’ 자문과 자체 수집정보를 토대로 지난 9월~12월 초 먹튀주유소 등 35개 유류업체를 조사해 무자료 유류 304억원, 가짜석유 44억원을 적발하고 탱크로리 6대 분량의 현장 유류를 처음 압류해 먹튀주유소 조세 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불법유류대응 T/F는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관련 협회, 한국해운조합,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국세청 법인납세국 등으로 구성돼 지난 9월 발족했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결과 확인된 불법유류 유통 실태와 현행 대응체계에 대한 진단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사업자등록 시 명의위장 여부 검증을 강화하고 먹튀장소 재개업자․바지사장 혐의자 등 상시 및 특별관리, 단속시기 최대 4개월 단축 등 조기 대응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13개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전산 관리하는 면세유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면세유 부정유통 대응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종 탈세 대응을 위해 국세청은 먹튀주유소 신용카드 매출채권 압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매출채권 팩토링’ 악용에 대한 대응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또한 고질적 먹튀주유소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착수한다. 

전자세금계산서,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 과세기반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세원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석유류 불법유통은 과세기반을 벗어나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과감해지고 있다. 

먹튀주유소는 면세유나 등유 등을 무자료 매입해 가짜석유를 제조․ 유통하는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차량 손상을 유발시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함은 물론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영업하고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무단 폐업하고 있어 세금 징수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 9월부터 12월 초까지 불법유류대응T/F 자문내용과 자체 수집 정보를 토대로 지방청 소비세팀과 가짜석유조사전담팀을 투입해 △가짜석유 제조․ 판매대리점 △명의위장 혐의자 △면세유 부정유통 판매대리점 △신규 먹튀혐의 주유소 등을 조사했다. 

이번 조사결과 확인된 유류 유통의 고질적 문제점과 현행 대응체계의 실효성을 재검토해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19개 먹튀주유소에 가짜석유 제조・공급 일당 적발
조직적으로 19개 먹튀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선박용 경유를 무자료 매입해 44억원 상당의 가짜석유 제조․판매를 주도한 판매대리점에 대해 관련 세금을 부과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이 모씨와 박 모씨는 출소 후 바지사장 명의로 석유판매 대리점과 19개의 먹튀주유소를 설립했으며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자동차용 경유와 무자료 선박유, 값싼 등유를 혼합해 44억원 상당의 가짜석유제품을 제조한 후 일당이 운영하는 19개 먹튀주유소를 통해 차량용 경유로 속여 판매 했다. 

심지어 적발될 경우를 대비해 도피자금 1억원을 주기로 하고 ‘대신 처벌받을 사람’ 2명을 포섭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세무조사 착수 당시 19개의 먹튀주유소는 이미 폐업한 상태였으나 실행위자 이모씨를 추적해서 관련 세금을 부과했다. 

△노숙자․생활빈곤자 처지 악용 먹튀주유소 실행위자 적발
기초생활 조차 힘든 노숙자, 생활빈곤자를 내세워 동일장소에서 먹튀주유소를 반복 운영한 실행위자를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했다. 
 
조사착수 시 먹튀주유소 A는 5년 전부터 먹튀주유소로 이용되고 있던 장소에서 노숙자 명의로 사업 중이었으나 조사 착수를 하자마자 무단 폐업을 하고 곧바로 동일 장소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기초생활수급자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먹튀주유소 B를 재개업하는 과감한 시도까지 했다. 

음식도 씹을 수 없을 만큼 상실된 치아를 고쳐볼 요량으로 월 120만원을 받고 명의 대여해 해당 노숙자는 소득발생을 사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지위까지 상실됐다. 

하지만 착수 당일 주유소에서 확보한 수첩에서 관리소장의 연락처와 소재를 파악해 끈질기게 설득하고 일일수입금액 장부를 통해 수익금 귀속자를 추적한 결과 실행위자 김모씨를 적발했다.

실행위자 김모씨에게, 매출누락 68억원·무자료 매입 54억원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고액 세금계산서 미수취 혐의로 고발했다. 

△고액 면세유 무자료 매입 판매대리점 적발
100억원 상당의 면세유를 무자료 매입해 먹튀주유소 등에 유통시킨 판매대리점 D를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정유사로부터 면세유 114천㎘를 급유하도록 지시를 받은 급유대행업체 A는 브로커 C로부터 뒷돈을 받을 목적으로 외항선박 B와 공모해 14천㎘를 빼돌렸다.

이를 통해 조사대상 업체인 판매대리점 D는 브로커로부터 빼돌린 면세유를 시세보다 30% 싼 가격에 무자료 매입(시가 100억원 상당)해 먹튀주유소 등에 판매했으며 거래 당사자 간 통정에 의한 고액의 세금계산서 미수취 혐의로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했다. 

△신규 10개 먹튀주유소 조기 폐쇄 조치
먹튀 혐의가 짙은 개업 1년 이내 신규 주유소 10곳에 대해 명의위장 및 무자료 유류 거래 등을 확인하고 즉시 폐쇄 조치했다. 

그동안 먹튀주유소들이 단기간 영업하고 부당이득을 챙겨 잠적하다보니 조기 차단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감안해 최근 개업한 먹튀 혐의 주유소에 대해 신속 대응해 폐쇄 조치함으로써 불법유류 유통 확산을 조기 차단했다. 

현장 유류 최초 압류, 조세채권 확보
조사착수 당일 조세채권 확보를 위해 석유관리원, 경찰과 공조해 먹튀주유소 4곳의 현장유류 127㎘(탱크로리 6대, 시가 2억원 상당)을 처음 압류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한국석유관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시 합동 단속체계를 구축했으며 먹튀 혐의 주유소 사전 답사, 탱크로리 운반업자 및 저유소 섭외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고 당일에는 석유관리원에 유류 성분 분석을 긴급 요청한 후 현장 유류를 압류했다.

압류한 유류는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매각해 국고에 환수할 예정이며 향후 모든 먹튀주유소 단속 시 현장유류 압류를 매뉴얼화하는 등 조세채권 확보 노력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대응 방안
현재는 주유소에 대한 사업자등록 발급 업무를 각 세무서 세적담당 직원이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먹튀 혐의가 있는 사업자등록 신청자의 경우 전담직원이 자금출처, 유류 매입처, 사업 이력 등 명의 위장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도록 사업자등록 단계에서부터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다. 

먹튀장소 재개업자 등 특별관리 대상을 지정해 전담직원이 상시 모니터링하고 징후 발견 시 즉시 단속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먹튀주유소가 폐업한 후 대응해 실행위자 및 무자료 원천을 적발하는데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전산분석 체계를 개선해 불법유류 유통 혐의 업체에 대한 단속시기를 최대 4개월 앞당겨 단속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불법유류의 온상이 되고 있는 면세유 유통의 흐름을 통합관리 하기 위해 13개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전산수집・분석하는 ‘면세유 통합관리시스템’을 내년 3월부터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에는 면세유 거래자료 등을 수동으로 수집・분석해 단발적으로 점검·관리해 왔으나 앞으로는 각 기관의 면세유 자료를 국세청이 전산관리해 △면세유 부정유통 △무자료 거래 △면세유 부정수급을 점검하는 등 면세유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신종 탈세수법 대응방안 마련
최근 먹튀주유소는 세금징수를 회피하기 위해 ‘신용카드 매출채권 팩토링 계약’이라는 신종수법을 악용하고 있다. 

먹튀주유소 개업 시 향후 발생할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담보로 팩토링사로부터 초기자금을 대출받고 팩토링사는 주유소 1일 카드매출 대금을 카드사로부터 입금받아 대여금을 회수한다. 

대여금 회수 후에는 당일 신용카드 대금을 먹튀 주유소에 선지급하고 3~5일 후 카드사로부터 카드매출대금을 지급받고 있어 신용카드 매출채권 압류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3년간 A팩토링사와 계약한 394개 주유소 중 1년 이내 단기 폐업한 먹튀혐의주유소는 94개(24%)이며,이들의 체납액은 165억원에 이른다.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먹튀주유소의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압류하려해도 팩토링사가 선순위 채권자가 돼 조세채권 확보에 한계가 있어 이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11일 ‘불법유류대응T/F’ 2차 회의를 개최해 이번 조사 내용과 향후 대응체계 개편 방안 등에 대해 공유하면서 불법 유류에 대한 강력한 대응에 뜻을 함께했다. 

최재봉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가짜석유 제조․판매업자, 먹튀주유소 등에 강력 대응한다”는 시그널을 보냈으며 “앞으로 대응체계 개선, 신종 조세회피 수법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불법유류 대응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T/F 위원들은 국세청의 먹튀주유소 조사 및 면세유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등 불법유류 대응 강화에 공감하면서 불법 유류 유통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 확충이 긴요하다고 주문했다. 

4대 정유사들은 외항선박에 면세유를 공급하면서 급유대행업체와 판매대리점을 관리․감독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에 대한 관리 방안 및 제도개선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불법유류대응T/F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거래 투명성이 낮은 부분을 중심으로 불법유류 유통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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