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의견없이 고효율기자재 기준 조정
업계 “위험할뿐더러 제조사 채산성 악화 원인”

▲ 에관공 효율표준화인증센터가 '고효율에너지기자재'관련 공청회를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모든 산업용보일러는 ‘고효율기자재’ 품목으로 기술인증을 받으려면 열효율을 기존보다 1%씩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 반발이 적지 않다.

에너지관리공단 효율표준화인증센터는 지난달 29일 ‘고효율에너지기자재 보급촉진에 관한 규정’ 개정 공청회를 열고 ‘산업·건물용 가스 및 기름보일러 인증기술기준’을 상향조정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엔 증기보일러의 경우 1t/h 이하(온수발생장치 부착)는 열효율 88% 이상, 10t/h 이하는 89% 이상, 10t/h 초과는 90% 이상이면 고효율기자재 인증이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될 효율은 각각 1%씩 상향조정해 각각 89%, 90%, 91% 이상이 돼야 고효율기자재로 인증 받을 수 있다.

또 산업·건물용 기름보일러 10t/h 이하는 효율 86% 이상에서 87% 이상으로, 10t/h 초과는 87% 이상에서 88%로 조정해야 고효율기자재로 인증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보일러 중 1톤 이하의 제품은 관류보일러 등에 속하고, 10톤 이하는 중형보일러, 10톤을 초과하면 대형보일러에 속하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모든 산업용 가스·기름보일러의 효율을 높이는 셈이 된다.

이날 공청회는 산업용보일러는 물론 가스히트펌프와 각종 조명기기에 대한 통합공청회 성격으로 300여명 이상의 관련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산업용 보일러 업계는 이번 고효율기자재 인증 기준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후 “효율을 올리는 것은 보일러 업계의 생사를 가늠할 수 있는 일임에도 개별 공청회를 한번도 하지 않은 채 이렇게 통합공청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업용 보일러는 1%의 효율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기술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1%의 효율을 올리게 되면 위험한 보일러가 될 뿐만 아니라 열교환기 등의 핵심 부품의 제조단가가 크게 올라가 제조사의 채산성 악화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은 조달청 납품과 건설사의 선호도 등 때문에 산업용보일러는 반드시 획득해야 하는 인증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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