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연, 26일 연례 정책세미나...전문가 열띤 논의 진행
탄소중립 SMR 역할 강조·에너지 공급망 강화전략 제시

[에너지신문] 국내 에너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SMR(소형모듈원자로)의 역할을 모색했다. 또한 에너지 안보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5일 한국광고문화회관에서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세계적 불확실성과 우리의 현주소'를 주제로 연례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김현제 에경연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반기문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에너지경제연구원 7,8대 원장을 역임한 방기열 고려대 석좌교수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현제 원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안보 달성을 위해 효율성에 기반한 무탄소에너지 공급과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 구성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에너지경제연구원 연례 정책세미나 행사장 전경.
▲ 에너지경제연구원 연례 정책세미나 행사장 전경.

세션1: 탄소중립 달성과 SMR의 역할

제1세션에서는 '탄소중립 달성과 SMR의 역할'을 주제로 박우영 에경연 전력정책연구본부장이 SMR의 특징과 상용화를 위한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박우영 본부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무탄소에너지 중 우리나라 여건을 고려할 때 원자력, 특히 SM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원자력에너지는 무탄소전원이면서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의 안보, 형평성,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균형도가 높은 에너지원"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SMR은 낮은 출력을 바탕으로 피동형 안전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또 모듈 단위의 운영으로 계통 유연성 기능을 제공하며, 수소 및 열 생산 등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SMR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 및 투자, 경제성 확보 노력, 다목적 활용을 위한 규제 정비, 폐기물 관리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박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전문가들이 SMR의 성공을 위한 각자의 견해를 밝히고, 필요 여건들을 공유했다.

임채영 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은 SMR의 수출 산업화를 위해 주력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 대한 공략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또 SMR의 주연료인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공급에 러시아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러시아의 우라늄 시장 배제에 대응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희범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SMR 기자재가 기존 원전보다 크고 복잡한 구조로,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리므로 기술혁신을 통해 제작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노동석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원전소통지원센터장은 "SMR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유력 대안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실증 모듈을 국내에 건설해야 수출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광식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단 실장은 SMR에 대한 안전성과 수용성 확보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경제성 확보를 위한 모듈 생산원가 절감 혁신기술 적용이 시급다고 지적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는 SMR이 기존 원전 대비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세션2: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강화전략

제2세션에서는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강화전략'을 주제로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가 전력 안보와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국의 현황 및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진수 교수는 "미래에는 전력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에너지·공급망 안보 확립에 있어 전력 안보도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의 에너지 안보는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는 비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가격 변동성에 대한 대응 능력과 환경 및 경제의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 측면에서의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자원개발과 경쟁적 가격 결정구조 유지가 필요하다는 게 김 교수의 입장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에너지·공급망 강화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한 취약점을 분석, 빈틈없는 위기대응 전략 수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에너지 안보 확립을 위한 다양한 측면에서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정준환 에경연 에너지산업연구본부장은 "과거 에너지 안보 정책은 해외자원개발과 도입선 다변화 같은 해외 부문 중심이었으나, 해외 부문은 우리가 정책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외생변수가 많으므로 대체연료 생산, 수요 저감, 에너지믹스 조정 등 정책적으로 조절가능한 국내 부문의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현규 석유공사 비축사업본부장은 에너지 안보에 있어 가격과 공급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높은 가격에는 대처할 수 있으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석유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 공급을 위한 석유 안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게 박 본부장의 설명이다.

조강철 가스공사 해외사업단장은 중단없는 공급을 위해 일관성있는 해외자원개발 추진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꾸준하고 안정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여건에 걸맞게 에너지 안보 확립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안보 정책에 있어서 정치적 이슈를 최대한 배제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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