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 수소혼입…온실가스 감축 및 경제성 제고 장점
2026년까지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 혼입 전주기 안전성 검증 
수소혼입시 도시가스시설 큰 문제없어…‘실험 한계’ 지적도

[에너지신문] 정부가 지난해부터 민관 합동으로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구성하고, 20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 혼입을 목표로 본격적인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가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수소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2021년 11월 발표된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도시가스 수소혼입이 포함된 이후 지난해 가스안전공사, 가스공사, 도시가스사, 에너지기술평가원 등과 함께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되면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실증이 시작됐다.

▲ 경동도시가스 관계자가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실험을 위해 정압기 2차측 수소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 경동도시가스 관계자가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실험을 위해 정압기 2차측 수소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도시가스업계가 탄소중립목표(2030년 NDC 40% 감축)에 대응하고 국내 구석구석까지 연결된 5만km 길이의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수소를 손쉽게 국민 생활에 공급하기 위한 방안이다. 

가스도매사업자(가스공사)의 정압기지 또는 일반도시가스사업자(도시가스사)의 정압시설에 수소혼입시설을 설치,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수소+천연가스’를 사용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도시가스배관망에 수소를 20vol% 혼입시 LNG분야 온실가스(CO2) 연간 약 765만톤(NDC 감축 목표량 2.63%)을 감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고 가벼운 수소 특성으로 수소 누출과 수소가 금속 내부로 확산돼 금속을 파괴시키는 수소취성(embrittlement), 도시가스와 수소의 분리 현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도시가스 배관망 및 사용기기에 대한 수소 호환성 및 안전성 검증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수소혼입이 본격화되면 도시가스공급시설은 물론 가정용 가스보일러 및 가스레인지, 산업용보일러, CNG 버스는 물론 발전용 가스터빈 등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모든 가스기기에 수소가 혼입되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증은 필수적이다. 

안전성 검증 실증 어떻게?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올해 7월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킥오프(Kick off) 워크숍을 가졌다.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전주기(제조-공급-사용) 안전성 검증 기술개발 실증사업과 관련한 국가 연구개발 과제 등 모든 참여기관 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한 자리였다.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R&D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는 사업이다.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전주기 안전성 실증 분야인 통합형 과제(협약체결, 6.19)와 수소혼입 도시가스 배관 수소취성 평가 및 수명예측 분야인 일반형 과제(협약체결, 6.14)로 구성됐다.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주)예측진단기술이 각각 주관 연구개발기관으로서 참여기관과 협업해 3년간 실증 연구를 수행한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는 수소혼입 연구과제는 전체사업으로 ‘천연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사업’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진행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통합형 주관기관으로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 혼입 전주기(제조-공급-사용) 안전성 검증 기술개발, 실증’ 총괄과제를 추진한다.

1세부 과제는 ‘주택용‧산업용 연소기, 가스기기 연소성능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이다.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인하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 한국기계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2세부 과제는 ‘비금속 재료 수소침투 적합성 평가 및 가스유량 오차 검증 안전기술 개발’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가천대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3세부 과제인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평가‧실증 및 안전기준 개발’에는 대륜엔지니어링, 파콤, 피에이플로텍, 명지대학교, 극동대학교, 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조합,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주)예측진단기술이 주관기관을 맡은 일반형 ‘수소혼입 도시가스 배관 수소취성 평가 및 수명예측 안전기술 개발‧실증’과제는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울산대학교, 폴리텍, 경동도시가스가 참여하고 있다.

주관 연구개발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주)예측진단기술 이외에도 산‧학‧연 22개 기관이 수소혼입의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 참여기관들은 연소기, 가스기기 및 비금속재료, 수소혼입 배관 및 전주기 내구성 시험 등 각 분야별 안전성 실증 연구를 위해 저장·기화·혼입설비 및 시험장비 등을 설계·구축하고 시험 운영과 기관별 역할 이행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 정압기 수소누출 부위를 점검하고 있다.
▲ 정압기 수소누출 부위를 점검하고 있다.

도시가스 공급시설 현재까지 실증결과는?
경동도시가스가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수소영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실험 결과 배관 및 연결부, 계량기, 밸브, 정압기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4일 KINTEX 제1전시장에서 약 15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가스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전주기 안전성 검증 기술개발’ 세미나에서 서영태 경동도시가스의 과장이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배관과 정압기, 계량기, 밸브에 대한 실증실험 결과에 따르면 배관 및 연결부, 계량기, 밸브는 이상이 없으나 정압기의 경우 미세누설이 발생했으며, 누설부위의 연결을 강화해 조치했다. 

정압기 수소 누설부위를 분해해 테프론 강화조치를 한 결과 수소가스 누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소주입전과 3개월 경과 도시가스배관(PLP) 인장 시편의 기계적 특성 평가를 비교했을 때 인장강도와 연신율의 특성값이 KS기준을 만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개월까지는 수소취성의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수소주입후 3개월, 12개월 경과한 PE배관 및 융착부의 기계적, 화학적 특성평가를 시험한 결과 아르곤을 주입한 배관과 차이가 없었으며, 모두 KS의 품질기준을 만족했다. 내부변형 확인을 위한 X-ray 검사 결과에서도 배관, 융착부, 밸브 모두 균열, 기포 등의 변형이 나타나지 않았다.

실증실험장에 설치된 계량기에 2021년 5월부터 10월 중순까지 5.5개월동안 수소를 주입해 오차율 등에 대한 성능검사를 실시한 결과는 모두 성능 기준에 부합했다.

또 수소 주입시 사용여부 검토를 위해 밸브 제조업체인 화성밸브와 수소배관 사용업체인 덕양(주)와 협의해 매몰형 밸브의 사용기간인 10년이내에서는 기존 밸브를 사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수소영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실험 결과에서는 배관 및 연결부, 계량기, 밸브, 정압기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실증실험은 제반 규정과 방법을 준수해 시행됐지만 수소 분위기가 아닌 환경에서 실증실험이 진행됐다는 한계점을 보였다.

경동도시가스는 수소 혼합비율은 수소 100% 상태에서 진행했고, 수소 유동상태가 아닌 기밀가압 상태에서 추진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소믹싱 설비 구축시 추가 연구비용이 발생하고 수소 유동상태로 실험시 연구 비용 증가 및 가스누출 등의 사고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실증 실험에 사용한 배관은 기존에 도시가스를 공급한 배관이 아닌 신규로 제작했기 때문에 기존 사용 배관(5년, 10년, 20년, 30년 이상)에 따른 영향분석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실증실험에서는 공급배관(PLP, PE)의 수소 노출시간을 3개월, 12개월로 설정했는데, 공급배관의 수소 영향성을 중장기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즉 이번 실험결과 만으로는 도시가스 공급시설의 중‧장기적인 안전성을 담보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소혼입시 연소기 성능검증은?
도시가스배관을 통해 혼입수소를 공급할 경우 최종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연소기, 가스기기에 미치는 영향은 수소혼입 성공여부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한국에너지기기산업진흥회가 수소혼입 연소성능 선행연구를 시행한 바 있다. 당시 수소혼입시 발열량, 웨버지수가 감소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스레인지의 경우 수소혼입 농도가 증가할수록 발열량이 감소돼 화염크기가 감소하고 수소의 빠른 연소속도로 화염 길이가 짧아지고 화염강도가 높아져 화염이 선명했다.

가스보일러의 경우 수소함량이 증가할수록 화염 색이 적염에서 청염으로 변화하고 화염의 폭이 감소했다. 수소혼입농도 별 전 구간에서 점화 및 소화시 폭발적 점화나 소화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리프팅 및 역화현상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주택용‧산업용 연소기, 가스기기 연소성능 안전성 검증 및 안전기술 개발’ 과제를 추진하면서 그동안의 선행과제 결과와 해외 사례를 참조할 계획이다.

특히 △수소혼입 사용 환경의 시험장치 개발·제작 및 실증환경 구축 △연소기·가스기기 수소혼입 단계별 실증시험 및 안전기준 개발 △가스연소기·보일러 등 제조검사기준 개발 등을 연구 목표로 하고 있다.

1차년도에는 수소혼입 관련 국내외 운영사례 분석, LAB 테스트 및 파일럿 테스트 환경·시험장비 구축 설계를 추진하고, 2차년도에는 LAB 테스트 수소혼입 실증 환경 구축 및 수소혼입 제품 단계별(5%,10%, 15%, 20%) 제품 안전성 검증(LAB 테스트)을 시행할 계획이다.

3차년도에는 수소혼입 제품 단계별 안전성 검증과 함께 파일럿 수소혼입 실증환경을 구축하고, 파일럿 테스트 연소기‧가스기기 내구성 검증 및 DB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4차년도에는 파일럿 테스트 연소기·가스기기 내구성 검증 및 DB화와 함께 가스연소기·보일러 등 제조·검사기준개발(KGS 코드 20종), 시험결과평가 관련 이해관계자 및 기술·자문위원회 구성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소혼입 실증 시, 장기 안전성 확보 위한 시험연구 보강해야
해외도 도시가스 수소혼입 실증 활발…해외사례 벤치마킹해야
30년 넘는 노후 배관 안전 대책 절실…‘국민 안전’ 우선해야

해외 수소혼입 사례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해외에서도 도시가스 수소혼입 추진을 위한 실증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미국은 미국에너지부 DOE의 2020년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최대 30% 비중으로 수소를 기존 천연가스에 혼입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대표적인 실증사업은 ‘Caltech showcase’ 프로젝트다. Caltech 대학 일부에서 기존 전력망 기반으로 Bloom Energy사의 SOEC기술을 통해 수소를 생산한다.

운송은 SoCalGas(Southern California Gas)사의 보유 파이프라인과 계량기 등을 활용하고 , Bloom Energy사의 연료전지를 통해 Caltech 대학 일부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으로 2022년 운영이 시작됐다.

2013년부터 시작된 미국 ‘HyBlend 프로젝트’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소혼입에 따른 배관 폭발위험도 분석결과 열린 공간에서는 50% 이상 수소혼입, 밀폐공간에서는 30% 이상 수소혼입시  위험도가 상승했다. 

PE배관의 17% 수소혼입에 따른 누출량 측정결과 0.0005%로 무시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HyBlend는 배관과 관련 ASME B31.12에 수소 수송용 배관에서 API 5L 강 기준 X52(359MPa)이하 강종을 추천했다.

영국은 Hydeploy2 프로젝트 수소혼입율을 20%까지 승인 완료했으며, 15%까지 혼입을 성공한데 이어 현재까지 20% 혼입에 대한 실증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Hydeploy2 프로젝트는 Winlaton,Gateshead 지역에서 2021년~2023년 진행되는 수소혼입 실증사업이다.

ITM Power사가 수소를 공급하고 Northern Gas Network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Winlaton Network를 통해 운송해 Winlaton 지역의 가정, 학교, 교회, 사업장 등 668가구에 난방 등의 목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앞서 2019~2011년에는 Keele지역 101가구를 대상으로 Hydeploy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다.

영국은 이같은 두차례에 걸친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20% 실증을 통해 안전성을 검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기기에 대한 연구실 규모 시험결과에서는 수소혼입 28.4%까지 연소상태가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재료 인장시험결과 내력, 탄성계수, 인장강도, 연신율 등 수소혼입 20%까지 손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차례에 걸친 지역실증 결과에서는 20% 수소혼입시 기존의 기기는 문제없이 사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는 NWS, WA 주정부에서 에너지법률 수정안 통과로 2030년까지 수소 혼입비율 10%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호주 AGIG(Australian Gas Infrastructure Group)이 퀸즐렌즈주,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쉐일스주에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통한 혼합수소 공급계획을 갖고 있다.

수소파크인 HvPSA는 세계 두 번째 천연가스·수소 혼합 공급시설이다. 현재 수소혼임 5%를 가정에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수행중이며, 향후 Hydrogen Part Gladstone 프로젝트에 10% 수소혼입을 실증할 예정이다.

독일은 10%까지 혼입 허용기술 표준 제정을 완료했으며, E.ON SE 및 DVGW(Deutshe Verinigung Des Gas und Wasserfaches E.V) 공동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약 400개의 업소에 공급하는 기존의 천연가스 네트워크에 최대 20% 수소 혼입가스 공급을 목표로 한다. 실험실 실험결과 대부분 가전제품에 최대 30% 수소혼입시 작동여부 확인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네덜란드가 HyWay27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생산, 공급 및 저장, 수소기반기설 구축을 위한 법적, 경제적 측면 검토를 하고 있으며, 일본이 Harumi Flag 프로젝트를 통해 도쿄 하루미 지역 전역에 수소도시 건설을 추진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수소혼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 경동도시가스의 수소 혼입 실증실험용 제작 배관.
▲ 경동도시가스의 수소 혼입 실증실험용 제작 배관.

국민 안전 최우선…수소혼입 철저한 검증 필요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온실가스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수소 공급의 경제성 제고와 수소경제를 가속화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통한다.

아울러 도시가스 혼입을 통해 수소가 수송용 연료뿐만 아니라, 가정과 산업시설을 위한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실증은 매우 중요하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2012만개(2020년 기준)의 수요시설에 도시가스 배관망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국민생활 안전과 직결된다. 

무엇보다 안전성 검증이 우선되는 이유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수소가 금속배관을 만났을 때 진행되는 수소취성 문제다.

수소취성은 아주 작은 크기의 수소 분자가 금속의 분자 사이로 침투해 저장되면서 금속의 연성이 약화돼 조기에 균열, 파단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한국가스학회 봄 학술대회 발표에서 한 전문가는 “수소는 가볍고 분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특징을 갖고 있어 아주 작은 틈새로도 누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시가스의 공급시설을 활용해 수소를 공급하는 문제는 다양한 각도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소취성에 대한 각종 논문에 따르면 PLP배관의 경우 취성 현상으로 인한 인장강도 및 항복강도의 감소는 없으나, 연신율의 현저한 감소 현상이 보고된다.

도시가스배관에서 약 5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PE배관은 금속과 수소가 만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인 수소취성에서는 자유롭지만 매우 작은 수소분자의 크기로 인한 융착부 수소 누출이나 재질 투과, 물성 변화 등의 잠재적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도시가스배관 상태다. 사용한지 30년이 넘은 노후된 가스배관이 수소혼입시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실증시험시 기존 노후 가스배관이 아닌 신규 배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배관 및 노후배관에 대한 실증시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2021년기준 도시가스배관 현황자료에 따르면 도시가스 총 배관길이는 5만 167km다. 이중 PLP배관이 2만 4796km, PE배관이 2만 5349km, 기타 22.8km다. PLP배관과 PE배관이 약 50%씩을 차지하고 있다.

PLP배관의 경우 사용연한 1~20년 배관이 1만 2171km, 21~25년 배관이 4035km, 26~30년 배관 4468km, 31년 이상 배관이 4122km다. PE배관의 경우 1~20년 1만 9205km, 21~25년 3243km, 26~30년 2775km, 31년 이상 126km다. 기타는 1~20년 11.3km, 21~25년 0.2km, 26~30년 0.3km, 31년 이상 10.7km다.

금속배관인 PLP관의 경우 전체의 50% 이상이 20년이상 사용한 배관이다. 특히 30년 넘게 사용한 도시가스 배관은 2021년 기준으로 4259km를 차지하며, 전체 배관의 약 8.5%에 달한다. 전체배관중 30년 넘게 사용한 배관중 금속배관인 PLP관이 97%를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2021년 기준임을 감안할 때 2026년까지 30년이 지난 도시가스배관은 전체 배관의 약 23%에 달할 것임을 의미한다.

노후배관 교체기준도 모호하다. 교체 및 보수에 대한 근거 법령이 미흡하고, 장기사용 배관 교체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조기 교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30년 넘게 사용한 노후 도시가스배관이 높은 압력 등을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 도시가스배관에 수소혼입을 진행할 경우 철저한 실증을 거치고 향후 실제 수소혼입이 되더라도 주기적인 수소영향을 분석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향후 장기사용배관은 수소배관 전환을 고려해 교체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PLP배관의 경우 연결부위 보수 보강, 수소취성 억제조치, 모니터링 강화 등이 검토돼야 한다. PE배관의 경우 사용압력 상향도 검토해야 한다.

PLP배관의 원관은 API 5L X52이하 저강도 강철로 수소취성에 취약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면밀한 조사와 실증이 필요하다.

국내에 사용되는 가스기기는 매우 다양하다. 주택용‧산업용 연소기‧가스기기 연소성능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필수다. 외국의 경우 수백개에 이르는 기기에 대해 수소혼입 영향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특히 최종 소비자와 접해 있는 모든 가스기기에 대한 실증은 반드시 필요하다. 

열량에 민감한 공정용 등 산업용 기기는 수소혼입에 따라 효율 및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확한 검증을 해야 한다. 이밖에도 같은 비금속 재료의 수소침투 적합성, 가스유량 오차 검증 등 도시가스 수소혼입을 위해 풀어야할 숙제는 산더미다.

자칫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정책 목표 달성과 비용절감에 대한 낙관적 전망만으로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결코 안된다. 

도시가스 수소혼입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치밀한 계획과 빈틈없는 충분한 실증을 거쳐 반드시 안전성을 확보한 후에 사업이 집행돼야 한다. 

외국의 다양한 연구를 벤치마킹하고, 국내 실정에 맞게 충분한 실증을 거쳐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혼입 안전성 실증 결과와 제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해서 실증 연구와 법 제도가 마련되길 촉구한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