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범 기자
권준범 기자

[에너지신문] 4선 국회의원 경력의 거물급 정치인이 한전 사장 취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한전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이 유력한 김동철 前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김 전 의원이 취임하게 되면 62년의 한전 역사상 최초의 정치권 출신 사장이 된다. 그간 전임 한전 사장들이 대부분 관료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여론은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수장마저 낙하산이 잠식하게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공기업 수장으로는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과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있다. 여기에 김동철 전 의원의 한전 사장 취임이 유력해짐에 따라 최근 낙하산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정치인 출신 경영자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조직을 끌어가는 리더십과 장기적인 안목에서 강점이 예상되고, 현 집권여당에 몸담았던 만큼 정부와의 협업 등에서는 기대를 걸어 볼 수 있다. 

반면 업(業)에 대한 전문성 및 이해도, 그리고 내부 임직원들의 선망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한전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전기요금 몇 푼 올리는 것만으로 해결될 단계는 이미 한참 지나버렸다. 

신임 사장의 내부를 관리하는 경영실력, 그리고 외부와의 협상능력이 빛을 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낙하산은 당연히 비판받을 일이나, 그럼에도 정치인 출신이 주요 공공기관장이나 공기업 사장으로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낙하산이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이다. 조직 구성원 수가 2만명을 훨씬 넘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의 사장은 ‘막강한 권한’과 ‘막중한 책임’을 동시에 갖는다.

권한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영악함과 책임감에 압박받지 않는 배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정부 관료나 한전 내부 출신보다 ‘만랩’ 정치인인 김 전 의원이 더 어울릴 법도 하다. 이미 4선 국회의원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김 전 의원이 향후 한전 사장으로 어떠한 행보를 펼칠지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밀려온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