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일감 통합설명회서 일정 및 지원방안 발표
‘종합 원전수출 강국’ 목표...中企 체질개선 주력

[에너지신문]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한전 아트센터에서 원전 수출일감 통합 설명회를 열고 총 104개 품목 8000억원 규모의 해외사업 기자재 발주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발주계획은 국내 원전 중소기업에 일감은 물론 기술인증, 금융지원 등 다방면에서 편의를 제공해 침체된 원전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본지는 이날 발표에서 나온 핵심 내용들을 정리했다.

▲ 2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원전 수출일감 통합설명회가 열렸다.
▲ 2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원전 수출일감 통합설명회가 열렸다.

원전 수출 칼 빼든 정부 ‘파격적 지원’

산업부의 수출일감 발주계획에 따르면 이번 발주는 이집트 엘다바 사업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의 기자재 발주로 진행된다.

엘다바는 한국수력원자력이 50개 품목 6600억원, 두산에너빌리티가 31개 품목 300억원 규모의 발주를 각각 진행한다. 한수원은 오는 10~12월 발주 후 내년 4~6월 계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체르나보다 삼중수소제거설비의 경우 한수원이 23개 품목 1100억원 규모를 발주한다. 오는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발주 진행 후, 내년 연말 내 계약을 종료할 예정에 있다.

산업부는 공급사 해외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발주속도를 높이고, 기업 부담은 낮출 계획이다. 계약 체결 조속 진행을 위해 발주 후 6개월 이내 ‘입찰공고-입찰서 평가-낙찰자 선정-계약 체결’까지 일련의 과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부담 경감을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된다. 원칙적으로 한수원 해외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경영·품질·기술의 3개 분야에서 심사를 통과, 해외사업 유자격공급사로 등록돼야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 UAE 바라카 사업의 경우 기존 유자격공급사라도 추가 심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수원 협력기업 215개사(기자재 공급사)에 대한 해외사업 유자격 심사가 면제된다, 한수원 국내 협력사 자격만 갖추고 있다면 해외사업 유자격공급사 자격이 자동 부여되는 것.

기술·품질기준의 경우 국내 원전 기업의 참여 확대를 위해 발주국(발주사) 요구사항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인정 및 취득을 지원한다. 이집트 엘다바는 러시아 기술기준(GOST)이 아닌 국내 공급사에 익숙한 ASME, ASTM 등 국제기술기준을 적용하고, 루마니아 삼중수소의 경우 한국의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코드를 적용하도록 발주사·규제기관과 협의 중이다. 또 1개사 당 유자격공급사, KEPIC, 해외인증 등의 취득비용을 최대 1억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밖에 선금 지급, 융자지원을 통해 원자재 구매비용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업체 낙찰 시 계약금의 15%를 선지급하거나, 계약금 중 당해연도 이행금액의 최대 70%를 선지급하는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선금은 계약 즉시 지급하고, 향후 선금 비중 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융자는 계약금액의 최대 80%까지 지원한다.

▲ 원전 수출일감 통합설명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강경성 산업부 2차관.
▲ 원전 수출일감 통합설명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강경성 산업부 2차관.

글로벌 원전설비 수요 확대...“해외진출 적기”

이번 8000억원 규모 기자재 발주계획의 추진 목표는 ‘종합 원전수출 강국 도약’이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과업 달성에 앞서 2027년까지 5조원 규모의 원전설비 프로젝트 수주, 독자수출이 가능한 원전설비 중소기업 100개사를 육성한다는 징검다리 목표를 수립했다.

이같은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신규원전 건설, 계속운전 등으로 전 세계적인 원전설비 수요가 확대된 것을 들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건설 중인 원전은 53기였으나 올해(5월기준)는 57기로 1년 새 4기가 증가했다. 계획 중인 원전 또한 같은 기간 95기에서 100기로 5기가 늘었다. 계속운전의 경우 30년 이상 가동 중인 곳이 전 세계 원전의 66%(248GW)에 이른다.

아울러 주요 공급국의 원전설비 공급망 약화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이 적기를 맞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원전설비 수출은 대상국의 까다로운 규제와 글로벌 기업 간 경쟁 심화로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수출에 성공하면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한다. 원전설비 수요는 1기 건설시 약 3~4조원, 가동 후에는 연간 100~200억원 규모로 평가된다. 일반 상품과 달리 주문형 생산으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중시하고 원공급사의 영향력이 큰 것이 시장 특성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설비 수출은 양적·질적 모두 초기 단계다. 최근 5년(2017~2021)간 수출계약은 총 143건, 5억 3000만달러로 실적이 미미하고 편차가 크다. 특히 직전 5년(2012~2016)과 비교하면 계약건수는 43%, 계약금액은 12.4%가 줄었다.

수출품목으로 보면 공조기, 밸브 등 비핵심 보조기기 중심이며 그마저도 대부분 공기업 수주에 의존하고 있다. 2017~2021년 기간 중소기업 단독수출은 13건(9%), 1000만달러(1.9%)에 그쳤다.

그럼에도 국내 원전산업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0여년간 국내외에서 총 34기의 원전 건설 및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이 개발한 다양한 노형의 운영 및 유지보수 경험을 가졌다.

또한 기자재부터 운영·정비 등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완결된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집트 엘다바 수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설비 수출 등의 성공사례가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 UAE 바라카원전 4호기 전경.
▲ UAE 바라카원전 4호기(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해외진출, 협력·단독 모두 가능한 ‘투트랙 전략’

산업부는 ‘원전공기업-협력사 동반진출’과 ‘중소기업 독자수출’의 투트랙 전략으로 원전수출 강국 목표달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동반진출 확대를 위해 수출일감의 지속·신속 공급에 나선다. 연간 550억원 규모의 설비수요가 예상되는 UAE 바라카 원전은 후속사업 발굴, 운영·정비 기자재 공급체계 구축 등 수출방식의 다양화를 추진한다.

81개 품목 6900억원, 23개 품목 1100억원 규모의 기자재를 각각 공급하는 이집트와 루마니아는 유자격공급자 제도 완화, 국내외 인증 인정·취득 지원, 선급금 및 융자지원 등 으로 통해 국내기업 참여를 촉진한다.

또 2차측 건설 맟 개보수 등 사업규모가 크고, 다수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고부가가치 기자재, 운영정비 서비스, SMR 등 수출 프로젝트도 다변화 한다.

중소 설비업체의 독자적인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원전수출 첫걸음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해외시장 진출 의지와 잠재력을 갖춘 원전 중소기업을 선정, 집중 육성해 2027년까지 독자적은 수출능력을 갖춘 100개사를 발굴한다는 것. 일단 올해 10개사를 내외를 선정할 계획으로, 오는 9월부터 공고·접수에 들어간다.

아울러 시장조사, 수출 건설팅 등 수출 시작단계부터 계약 체결 및 납품까지 수출 전 과정에서 지원사업을 패키지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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