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州, 글로벌 주요 에너지·제조기업들 키워낸 ‘작은 거인’
韓 기업과 에너지분야 시너지 창출 가능...해외 공동진출 희망

[에너지신문] 치즈케이크 윗면을 살짝 구운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흔히 접할 수 있는 디저트다. 하지만 이 ‘바스크’가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주(州)라는 사실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하다.

스페인 전체 면적의 1.7%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지역에서 총 GDP의 5.9%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지역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본지는 바스크 주 무역투자 진흥 기관인 바스크 무역투자청(Basque Trade & Investment) 아이노아 온다자발(Ainhoa Ondarzabal) 대표와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 먼저 독자들에게 바스크 주를 소개해달라

바스크 주는 고유한 언어(바스크어)와 문화를 지켜오고 있는 스페인의 자치주(Autonomous Community)다.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조세운영권 및 행정권을 보장받고 있는 ‘특별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산업혁명 시 광산 및 제철업이 번성한 이후 지난 1970년대부터 산업 각 분야의 제조업이 발달하기 시작해 현재는 자동차, 공작기계, 철도, 조선뿐만 아니라 에너지, 항공우주, 바이오헬스 및 ICT 분야의 고도화된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특히 R&D 와 혁신 측면에서는 모두 스페인을 넘어 유럽 전역에서 인정받는 분야라고 자부한다.

◆ 바스크 주의 에너지 산업에 대한 개황과 정부 정책의 방향은?

바스크 주에는 역사적으로 산업 발달 과정에서 확보된 공학기술 인력들과 스페인 북부의 수력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에너지 기업들이 많이 위치했다. 그 결과 Iberdrola나 Siemens Gamesa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문 기업들과 IDOM과 같은 엔지니어링사가 성장할 수 있었으며 육·해상 풍력발전과 수소산업 분야의 시장선도자가 될 수 있었다.

풍력발전은 기술분야에서 많은 선도자들이 포진해 있는 분야다. 바스크 주 기업들의 자체 역량으로 설계를 포함해 터빈, 하부구조 및 설치까지의 모든 핵심 부품·서비스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전통적인 조선업 지식 기반을 활용, 최근의 해상풍력 트렌드인 부유식 해상풍력의 노하우도 축적하고 있다.

수소산업 역시 바스크 주 역내에서 수소 생산, 보관, 운송 및 활용까지의 모든 가치사슬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포진해 있으며 R&D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바스크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EU로부터 유럽의 중요 프로젝트로 인정을 받은 사업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300MW 규모를 목표로 하는 수전해설비 확대를 비롯해 수소의 산업시설 활용, 수소 모빌리티 확대 및 수소항만 활용 등을 포함한 바스크 수소 전략 및 액션플랜을 발표한 바 있으며, 스페인 및 유럽의 수소전략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 무역투자청 서울사무소를 개소한 배경은?

비록 한국–바스크 주 간 직접적인 교류가 많지는 않았으나 좁은 국토가 가진 한계를 딛고 제조업 비율이 높은 산업 구조, 높은 대외무역의존도, 기술발전을 위한 투자 등 닮은 점이 많아 한국은 바스크 주정부가 관심있게 지켜보던 국가다.

특히 최근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분야 산업동향은 여러 방면에서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정부의 탄소중립정책, 그린뉴딜, 수소경제로드맵 등의 정책 시행과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바스크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니즈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판단했고, 이에 최종적으로 개소를 결정하게 됐다.

◆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사업이나 협력 계획은?

바스크 기업들은 풍부한 유럽 및 중남미 지역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높지 않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우수한 바스크 기업들을 소개함으로써 한국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형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페인, 유럽 및 중남미 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윈-윈 할 수 있는 동반자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EU-한국 간 체결된 ‘그린 파트너십’과 같이 유럽과의 전략적 관계가 견고해지는 만큼 한국과 바스크 기업 모두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바스크 주를 검색해보면 스페인의 작은 지역이 보일 것이다. 스페인의 17개 주 중에서도 4번째로 작은 지역이지만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을 키워 낸 ‘작은 거인’이다.

그 바탕에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을 설명하는 ‘신뢰’라는 단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에너지분야 협업에 있어 바스크 기업들은 신뢰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한국 기업들 역시 바스크 무역투자청 서울사무소를 교두보 삼아 바스크 기업들과 함께 유럽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사무소에 주저하지 말고 연락을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에너지신문과 독자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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