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연료비조정단가 kWh당 5원 유지키로
“4분기 인상 전망되나 내년 4월 총선이 변수”
가스공사, 3분기 가스요금 ‘사실상 동결’ 가닥

[에너지신문] 한전과 가스공사가 3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사실상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관심은 4분기 요금 인상 여부로 옮겨지게 됐다.

한전은 21일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kWh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요금 항목도 동결시키면서 3분기 전기요금은 인상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3분기 전기요금 동결 조치는 국제 연료가격이 하락세를 보인데다, 소비자물가 지수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점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전 나주 본사 전경.
▲ 한전 나주 본사 전경.

특히 3분기(7~9월)는 본격적인 여름철로, 냉방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가정용·상업용 구분 없이 평균 전기요금이 크게 오른다. 3분기 요금이 인상될 경우 경제에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한전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2분기부터 총 다섯 번에 걸쳐 40.4원/kWh, 약 39.6%가 인상된 만큼 이번 3분기 요금은 일찌감치 동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지난 14일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국민 부담을 면밀히 살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 45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누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이 최소 51.6원/kWh으로 산정됐음에도 1,2분기 누적 인상 폭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1원/kWh에 그쳤다. 따라서 3분기 동결 후 4분기에 요금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4월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가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학계 등 전문가들은 3분기 요금이 동결된 만큼 한전의 경영 정상화와 전력시장 안정을 위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선거가 예정된 상황에서 정부와 국회가 이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4년 총선이 4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요금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그렇다면 올해 4분기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한데, 인상 가능 여부와 인상 폭에 대해 정부와 여당, 한전 간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도 아직 확정은 되지 않았으나,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3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과 별개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모두 3분기 요금 인상이 억제됨에 따라 일단 소비자들은 약간의 부담을 덜게 됐으나 그만큼 4분기 인상 폭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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