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균 한전 전력연구원 원장
[인터뷰] 김태균 한전 전력연구원 원장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1.01.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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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행복한 삶 위해 계속 전진할 터”
5월 ‘±800kV’ HVDC 케이블 실증시험장 준공
‘탄소배출 없는 에너지자립형 미래전력망’ 구축

[에너지신문] 지난해 8월 제31대 한전 전력연구원 원장에 취임한 김태균 원장. 송변전 분야 전문가로 관련 기술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 원장은 1996년 한전에 입사 후 전력연구원 전력계통그룹장, R&D정책팀장, 차세대송변전연구소장, 연구전략실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본지는 김 원장에게서 전력연구원의 올해 비전을 들었다.

지난해 연구원의 주요 성과를 소개해 달라

전력연구원은 한전의 연구특화 조직으로써 기술개발의 구심점 임무를 수행하고 중장기 연구개발 계획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경제 발전에 수많은 공헌을 해왔다. 1993년 765kV 실규모 시험선로 준공과 2006년 전력산업용 위성통신 응용시스템 개발, 2007년 신송전 실증시험 선로 및 지능형 디지털변전소 준공 등 굵직한 성과를 이뤄왔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기조에 발맞춰 반투명 태양전지(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개발하여 세계최고 효율을 달성했으며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을 위한 신공법 개발로 시공비와 설치기간 절감이 가능한 핵심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신재생의 발전량 예측과 계통으로의 수용력 확대에 따른 신재생 연계 전력계통의 운영 신뢰도와 안정도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대응을 대비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1MW 이산화탄소 분리막 설비를 당진화력본부에 준공, 대규모 실증에 들어갔으며 환경오염의 주범인 CO2의 자원화 전환을 통해 99% 고순도의 중탄산소다 생산기술을 개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11월 롯데케미칼에 기술이전 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통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정전 zero’ 전력망 구축을 위해 간헐적인 출력특성을 갖는 대용량 신재생이 연계된 배전망의 통합운영시스템을 충북지역에서 실증하며 DB통합·솔루션 13종 개발로 약 700억원의 운영비 절감 기술을 확보했으며 저손실 고효율 기기개발을 위한 설비 개선을 통해 154kV 전력용 변압기의 설계 최적화로 47.5% 손실저감을 달성, 전사확대와 실계통 적용을 계획 중이다. 이외에도 고탄소강심 기반 차세대 전선 개발로 송전용량 증대와 손실저감을 통해 연간 100억원의 적용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력연구원은 에너지전환 시대에 맞춰 신사업 분야 연구를 수행 중이다. 스마트시티 기술은 나주에서 성공적으로 실증을 마쳐 시흥과 서울, 광주에서 사업모델 확보를 위한 신규실증에 착수할 계획이고, 전기차 충전 시 차량인증과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국제표준 기반의 충전기술도 개발했다. 또한 ESS 화재와 관련, 열화셀의 추적과 실시간 정밀진단기술 확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기술개발을 통해 에너지 및 전력산업의 발전과 기술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국내외 에너지 시장에 대한 평가는?

2020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다. 정부는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적극적인 대규모 재정투입을 강조하며, 일회성 경기 부양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그린 뉴딜을 강조하는 것은 전 세계가 친환경 경제체제를 지향하는 그린에너지를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워킹 그룹이 전망한 2034년 목표 수요에서도 이러한 환경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신재생에너지는 2019년 누적 보급 실적 15.8GW에 2034년까지 62.3kW의 신규 설비를 확충함으로써 3차 에너지기본계획 보급 목표에 근접하는 78.1GW를 달성할 것이다.

특히 소비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 캠페인은 글로벌 171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기업의 88%가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즉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경제성까지 갖춘 미래 핵심 아이템인 것이다. 앞으로 신재생 및 분산전원 확대로 인한 공급 안정성 저하 및 부하 예측 불확실성 증가를 보완하기 위한 설비 및 디지털화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연구원은 재생에너지 3020 로드맵 이행에 발맞춰 신재생 확대를 위한 신기술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태양광‧풍력과 같은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품질 저하도 고려,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체 가치사슬을 매끄럽게 하나로 묶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자 한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될 연구원의 핵심 업무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력 분야 탄소중립 방안 달성을 확보하고, 에너지원의 국산화를 위한 ‘탄소배출 없는 에너지자립형 미래전력망’ 구축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 발전원의 대량보급을 추진하고, 기존 계통의 조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분산화 및 운영기술 고도화 연구에 앞장설 것이다.

미래전력망 구현을 위한 각 요소기술 분야에서도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두고자 한다.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전력연구원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보유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반투명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창문에 부착 가능하며, 건물 외장재로 활용 가능하다. 국토 면적이 좁은 국내에서 건물표면에 설치가 가능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수요는 나날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태양광과 풍력의 불규칙한 에너지 생산을 보조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 개발도 주요 연구과제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카르노 배터리, 압축공기-양수발전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개발하고 효율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기존 인버터는 계통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 제어, 인버터 비중 증가시 불안정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Grid Forming 인버터’를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ESS 및 HVDC에 적용해 계통 안정도를 향상시키는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으로의 에너지전환, 저장 및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까지 에너지 생태계를 아우르는 전 요소 기술개발에 앞장서 안정적인 전력품질과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올해부터 HVDC 케이블 국제인증시험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증시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업체들의 만족도는 어떤가?

전력연구원은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KOLAS 국제 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아 2011년부터 초고압 케이블의 국제 인증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오는 5월에는 고창시험장에 ±800kV까지 시험 가능한 세계적 규모의 HVDC 케이블 실증시험장 준공을 앞두고 있어 HVDC 케이블 국제 인증시험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 세계에서 HVDC 케이블 운전 최고전압은 ±600kV이며, CIGRE WG B1.62(HVDC XLPE 케이블 시험규격)와 B1.66(HVDC MI(PPLP) 케이블 시험규격)에서 개정 중인 신규 HVDC 케이블 시험규격의 최고전압이 ±800kV로 전력연구원의 HVDC 케이블 인증범위는 세계 최고전압까지 가능하다.

전력연구원 HVDC 케이블 실증시험장은 세계 최고권위의 인증기관인 네덜란드 KEMA와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국제 공동 인증시험이 가능하다. 국내 케이블 제작사는 고창시험장에서 네덜란드 현지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해외수출용 HVDC 케이블의 국제인증시험을 수행하고 KEMA 공인성적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초고압 케이블 분야에서 전력연구원은 현재까지 국내 제작사 해외수출용 케이블을 포함해 26건의 공인시험을 수행했다. 이에 따른 제작사 국내외 매출 규모는 4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HVDC 케이블 시장은 유럽 SuedLink 사업이나 북미의 SOO Green 사업을 시작으로 ±500kV급에서 증가하는 추세이며, 2024년까지 120억달러 이상의 신규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케이블 제작사도 해외 신규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500kV급 HVDC XLPE 개발 등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연구원과 국제인증을 위한 시험일정을 협의 중이다.

HVDC 케이블 국제인증은 제작사의 품질 인증 시간 및 비용 절감 효과를 넘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국가 핵심기술 보호에도 그 역할이 기대된다.

에너지산업 종사자 및 에너지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전력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대용량 발전에서 풍력, 태양광과 같은 분산전원으로 시스템이 바뀌고 있으며, 전력계통과 전력설비들도 이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신규 인프라의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전력연구원은 메가트렌드를 파악하고 친환경 에너지 신기술 발굴에 매진할 것이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핵심기술이 어떤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정도를 걷는 연구원이 되고자 한다.

또한 전력산업의 비전과 한전의 경영방침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전력산업 내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회의 구성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토론과 협업을 통해 미래의 분권적 전력망으로 변화하는데 필요한 역할과 기술을 모색하겠다.

이를 통해 연구원은 전력산업의 미래를 보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전력기술의 집합소가 될 것이다. 전력산업과 국가 경제의 발전, 그리고 전력소비자인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계속 전진하겠다.

권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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