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의회 논의 통해 최종 합의...정부-지자체-주민-사업자 MOU
관계부처 합동 해상풍력 발전방안 발표..."2030 세계 5대강국 목표"

[에너지신문] 2.4GW 규모의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2022년부터 착공에 들어간다. 아울러 산업부는 17일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과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군, 한국전력공사, 한국해상풍력 및 고창군·부안군 주민대표는 17일 '전북 서남권 주민상생형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업무협약 체결로 전북 고창 및 부안해역에 2.4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건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은 민자 약 14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이며, 2022년 400MW를 먼저 착공하고, 2023년부터 나머지 2GW 착공에 들어간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11차례에 걸쳐 국회,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시민·환경단체, 주민대표가 참여해 논의한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민관협의회' 결과에 따른 것이다.

앞서 2011년 정부, 지자체, 유관기관 및 풍력기업들은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 협약서를 체결하고, 2019년까지 3단계에 걸쳐 2.46G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풍력업계의 사업철수, 주민수용성 확보 어려움 등으로 진행이 미뤄지다 2017년에야 실증단지(60MW)를 착공, 지난해 완공했다. 실증단지 완공 후 시험·확산단지 추진에 대해서도 주민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이후 민주당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특위(위원장 우원식)'의 제안으로 전북도가 주도해 지역주민, 정부, 환경단체 등으로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 시범·확산단지에 대한 추진여부를 논의해 왔다. 민관협의회를 통한 사업추진 합의는 국내 최초 사례로 협의과정에서 주민대표, 정부, 지자체, 환경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 합의점을 도출했다.

이번 협약서에는 주민참여형 사업 추진 등 지역주민과의 다양한 상생방안이 포함됐다.

주요 내용은 △정부·지자체 및 유관기관은 기본타당성조사, 인프라조성, 공동접속설비 구축 및 인허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사업추진 지원 △연안어선의 단지내 통항허용, 대체어장 마련 등 연안어업구역의 실질적 확대를 통한 수산업 상생을 위해 노력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령 개정, 주민참여형·지자체참여형 사업 추진을 통해 주변지역 및 주민 지원 강화 등이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은 2022년부터 400MW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착공될 계획이다. 2GW 규모의 확산단지는 풍황조사(1년) 등을 거쳐 2023년부터 착공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2028년 확산단지까지 준공되면 총 2.46GW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게 되며, 이는 224만가구에 전력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은 민관협의회를 통해 주민 합의를 이끌어낸 모범적 사례로, 향후 집적화단지 제도가 도입되면 지정요건 검토를 거쳐 1호 집적화단지로 지정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례를 다른 지역에도 적용, 주민과 상생하는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상풍력 발전방안, 주요 내용은?

산업부는 이번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주민과 함께하고,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그간 해상풍력 협의회 등을 통해 해상풍력업계 및 수산업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양측의 의견을 조율해 왔다.

수산업계는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따른 조업구역 축소 등의 우려와 실제 해역이용자에 대한 협의 소홀 문제를 제기했으며, 발전사업자는 입지발굴부터 주민수용성 확보까지 단독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장치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또 풍력업계는 주민수용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국내시장 창출이 지연됨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경영여건 악화를 호소해왔다.

이에 정부는 관련 업계 의견수렴을 토대로 이번 발전방안을 수립했다. 주민과 함께하고 수산업과 상생하는 해상풍력을 통해 2030년 해상풍력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하에 수립된 것으로 △정부·지자체 주도 입지발굴 및 인허가 간소화 △해상풍력에 적합한 지원시스템 마련을 통한 주민수용성 강화 △해상풍력과 수산업 상생모델 마련·추진 △대규모 프로젝트와 연계한 풍력산업 생태계 육성 등의 대책이 포함돼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풍황정보, 규제정보, 어선활동정보 등을 통합·분석해 올해 내 입지정보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상풍력 사업성이 좋고 어업영향이 적은 해역을 내년 상반기 중 ‘해상풍력 고려구역’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해상풍력 고려구역을 대상으로 풍황계측, 사업타당성을 분석하면 지자체가 이를 바탕으로 민관협의회를 통해 수용성을 확보, 집적화단지로 추진한다. 정부는 집적화단지에 대해 추가 REC(신재생공급인증서), 우선적인 계통연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집적화단지에 제공되는 인센티브는 사업추진 촉진을 위해 집적화단지 지정 후 착공까지 소요기간에 따라 REC 가중치를 차등화하는 스프린트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한 해상풍력에 관한 다층적인 규제를 간소화하기 위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인허가 통합기구(한국형 One-Stop Shop) 설치도 추진해 나간다.

육상 발전소에 적합한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제도를 해상풍력에 맞도록 주변지역 범위 및 지자체별 배분방법을 새로 마련하고 최대 REC 가중치 0.2가 지원되는 주민참여형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번 그린뉴딜 추경을 통해 마련된 '국민주주 프로그램'으로 장기 저리융자를 지원하는 등 주민수용성 강화에 나선다.

아울러 해상교통안전진단을 통해 안전성 확보시 해상풍력 단지내 통항 및 어업활동을 허용해 조업구역 축소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전북 서남권 실증단지(60MW)는 10톤 미만 선박에 통항 및 어업활동을 허용할 예정이다. 또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활용한 양식장 조성, 인공어초 설치 등 양식자원 복합단지 실증사업(2020~2022년간 50억원)을 추진, 향후 해상풍력과 연계한 바다목장 사업을 보급해 나간다.

입지발굴-공사·운영-사업종료시까지 전주기 환경성을 강화, 해상풍력으로 인한 청정바다의 오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공사단계에서는 무항타공법 등 소음, 진동, 부유사 최소화를 위한 시공법을 적용하고 운영단계에서는 주민과 함께 3년간 모니터링 의무화, 종료단계에서는 원상회복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와 병행해 산업부는 전북 서남권(2.4GW), 신안(8.2GW), 울산·동남권(6GW)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함으로써 국내 산업생태계 수요를 창출하고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 부처 차원의 지원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 나간다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한전이 해상풍력 공용접속망 및 공동접속설비를 신설·보강해 주요 프로젝트 준공시기에 맞춰 적기 계통연계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대규모 프로젝트 착공시기에 맞춰 2022년까지 8MW급 대형 해상풍력용 터빈 개발, 2024년까지 부유식 해상풍력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지원 항만단지 개발 및 각종 해상 풍력용 테스트베드 등 지원 인프라도 구축해 풍력 생태계의 산업경쟁력도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경제성 지원을 위해 REC 가중치에 수심 등 요인을 추가, 실제 공사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개편하고 탄소저감 보증제도(녹색보증)를 신설해 풍력기업, 풍력 발전사업자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로 그린뉴딜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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