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P 하락-국제유가 상승…정유사 영업이익 긍정적 영향

정유ㆍ석유화학공장 등에서 비산배출되는 VOCs를 저감하기 위해 저장탱크, 냉각탑, 플레어스택 등의 시설관리기준이 강화된다.
정유·석유화학 공장 관련 이미지.

[에너지신문] 올해 1분기에 4조37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2분기에는 손실 규모를 크게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손실 추청치는 4000억원대, GS칼텍스와 S-OIL의 2분기 영업손실 추청치는 각각 1000억원대였다. 업계는 현대오일뱅크만 25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분기에 SK이노베이션은 1조7752억원, GS칼텍스는 1조318억원, S-OIL은 1조73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는 4월부터 6월까지 OSP(official selling price)가 하락한 것을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2.9달러였던 OSP가 4월부터 6월까지 2분기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OSP는 4월에 마이너스 3.1달러, 5월에 마이너스 7.3달러, 6월에 마이너스 5.9달러였다. 

OSP는 산유국이 실제로 판매하는 원유(crude oil) 가격과 두바이(Dubai), 브랜트(Brent),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의 기준 유종과의 가격 차이를 의미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OSP를 책정해 매달 공표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OSP를 아람코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에 추가로 붙이는 마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재고평가손실이 크게 완화된 것 역시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는 지난 4월 배럴당 20달러대에서 지난달 40달러대로 올랐다. 

원유 구매에서 석유제품 생산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정유사들의 영업형태를 감안할 때 원유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막대한 재고평가손실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구매해 산유국 현지에서 국내로 들여오는데 약 2주에서 한 달 반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또 구매한 원유를 석유제품으로 가공하고 이를 유통시켜 수익을 올리는데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 정유사의 사업구조에 따르면 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원료 구매부터 수익 달성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 차이를 둔다. 

실제 국내 정유 4사의 지난 1분기 재고평가손실은 3조1513억원이었고 이는 정유 4가사 기록한 4조3775억원의 영업손실의 71% 이상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항공유 등의 비중을 줄이고 저렴한 원유를 구입하는 등 정유사들의 노력 역시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항공유 등의 수요가 감소하는 석유제품의 생산을 줄이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급에 따라 마진이 결정돼 공정 운영 최적화로 비용을 절감했다"며 "수요가 줄어드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의 가동률은 80~85% 정도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수입국을 다변화했다. 중동 외에 남미에서도 원유를 수입하면서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OSP가 이번달에 마이너스에서 다시 플러스로 전환됐고 정유사들의 이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 역시 좋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 원유가격(원료비) 등을 뺀 이익을 의미하는 정제마진은 지난달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최근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6월 이전에도 14주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정제마진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정유사의 수익성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달러 수준인데 정제마진 기준으로는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며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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