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 원장
[인터뷰] 최규하 한국전기연구원 원장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0.01.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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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 중심이 된 세상, 책임감 막중해”
국가공인 시험인증기관...기업경쟁력 지원
‘GLOCAL KERI’와 ‘Endutry’로 세계화 선도

[에너지신문] 최규하 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고를 거쳐, 이후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학위를 취득했다. 1980년부터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연구처장, 교무처장, 부총장 등 학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하며 전기기술 분야 후학 양성은 물론, 대학의 체계적인 조직 운영 및 제도 개선에도 크게 공헌했다. 이 밖에도 전력전자학회 제10대 회장(명예회장), 전기학회 학술이사 및 산업협동이사,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안전전문위원회 위원장, 산업기술연구회 기획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전력전자 분야 학술 발전과 에너지 안전 분야 제도 개선에 기여했다. 본지는 최 원장에게서 전기연구원의 비전과 성과를 들어봤다./편집자주

▶▶▶한국전기연구원에 대해.

한국전기연구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전체 직원수는 640여명에 달하고 현재 경남 창원에 본원을, 경기 안산과 의왕에 분원을 각각 두고 있으며 내년 6월을 목표로 호남권 대용량 신재생에너지 전력변환 및 분산전력 시스템 분야 관련 산업 육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광주분원 설립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지난 1976년 설립 이래 지난 43년간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전력기기, 공작기기·로봇·전동기 제어기술, 전력반도체, 배터리, 나노, 전기 의료기기 등 국가 기본 인프라부터 첨단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기 분야 연구개발 업무를 진행해 왔다. 또한 전력기기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연구원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전기연구원의 대표 연구기술은 무엇인가?

연구원의 대표성과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과거의 성과는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종래의 기술 분야다. 주요 성과로는 흔히 ‘블랙아웃’이라고 불리는 대정전을 방지할 목적으로 우리나라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차세대 EMS’, 즉 ‘에너지관리시스템’이 있다.

이러한 EMS 기술은 세계에서 5번째로 순수 자체기술에 의한 국산화 성과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재의 성과는 곧 ‘전기의 편리한 사용’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 분야로, 지금 우리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다.

고효율 전동기, 로봇 관련기술, 유연전극, 고출력 전자폭탄 보호용 기술, 스마트 보청기, SiC 전력반도체, 펨토초 레이저 연구개발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성과는 앞으로의 세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된다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가 펼쳐진다는 확신 아래, 이를 미리 준비하기 위한 기술 분야다.

이 분야의 주요 기술 및 아이템으로는 고난도 스마트 팩토리 기술, 전기추진 관련 자율주행차, 전기선박, 플라잉카 등이 있다.

▶▶▶타 출연연과 달리 시험인증 기능이 있는데.

시험인증은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낸 전력기기들이 악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복잡한 시험절차를 완벽하게 통과한 전력기기만 시험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이 해외에 물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인해주는 시험성적서나 인증서가 필요하다.

전기연구원은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 시험인증기관으로 차단기, 변압기, 케이블과도 같은 전력기기가 많은 양의 전류나 높은 전압을 받는 이상 조건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시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적서나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연구원이 보유한 시험설비 규모는 네덜란드 KEMA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환태평양 지역에서는 1위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기술력과 신뢰성도 매우 높아 연구원의 시험성적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제조업체들이 비싼 외국 시험기관에 의뢰할 필요 없이 전기연구원에서 시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의 수출경쟁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대내외 석상에서 ‘GLOCAL KERI’와 ‘Endutry’를 제시했다.

전기연구원의 공식적인 비전은 ‘국민과 함께 미래를 선도하는 GLOCAL KERI’다. 여기서 글로컬(GLOCAL)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본인이 40여년 가까이 몸담은 건국대학교 충주캠퍼스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이다. 글로컬은 미래세계를 선도하는 세계적인(Globalized) 연구기관이자, 국가(지역)와 국익에 기여하는 지극히 한국적인(Localized) 연구기관이 되자는 뜻을 갖고 있다.

Endustry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전기 기술이 이끌어간다는 뜻에서 Industry의 앞글자 ‘I’를 전기(Electricity)의 ‘E’로 바꿔 표현한 신조어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 지금의 산업발전은 전기의 존재는 물론 컴퓨터와 반도체로 대변되는 전기 관련 기술이 주도했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핵심기술로 불리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나노기술 등은 전기의 존재가 없으면 상상 속의 기술로만 머물 것이다.

물론 신조어 자체보다는 전기 중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핵심기술의 발 빠른 개발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연구원의 최근 주요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우선 연구 분야의 경우 최고의 성과에만 준다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과 ‘출연연 10대 우수 연구성과’에 2년 연속(2018~2019) 연구원의 기술이 이름을 올려 그 위상을 공고히 했다. 전력기기 시험인증 분야는 기술력이 중동지역까지 진출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GLOCAL KERI’ 실현을 위한 대내외 협력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창원시의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똑똑한 지능 전기기술’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번 강소연구개발특구는 창원시를 비롯한 전국의 6개 지역이 선정됐는데, 그 중 안산과 경남 김해도 연구원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실제로 같이 업무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선정된 6곳의 강소특구 중 무려 3곳이나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연구기관은 전기연구원이 유일하다. 이는 우리 연구원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 최근 세계적 기술 수준의 캐나다 워털루 대학과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선진 AI 기술을 창원시의 전통 기계산업에 접목, ‘스마트 산단’ 구축에 앞장서려 한다.

첨단 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는 수요와 공급을 정확하게 예측, 조절하고 제품 생산의 불량률을 낮추는 등 최적의 업무 프로세스를 보장하는 제조업 특화 미래 인프라다. 특히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창원시가 제조업 혁신을 위해 추진하는 스마트 산단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취임 이후 강조해온 ‘글로컬(GLOCAL) KERI’ 비전 달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지역과 기업을 위한 테크페어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10월 30~31일 창원 본원에서 테크페어 행사인 ‘제1회 KETFA(KER TECH FAIR) 2019’를 개최한 바 있다. 이 행사는 연구원이 보유한 우수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고, 기업체 기술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발전에 기여하자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연구원이 이처럼 대규모로 테크페어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이 개발한 다양한 전기 기술들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까지에는 ‘기술사업화’라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기술개발 자체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기술이 산업에 잘 이전돼 국가사회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파급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지자체 및 유관기관, 기업체 등과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

처음 개최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간 1000여명이 넘는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은.
‘농자천하지대본.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21세기가 도래한 지금은 ‘전기천하지대본의 시대, 즉 전기가 천하의 큰 근본이 된 시대가 됐다.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 펼쳐진 만큼, 국내 유일 전기전문 연구기관의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많은 성과들을 창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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