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전력거래소 명예 되찾자”
취임 후 새벽부터 밤늦도록 강행군

▲ 지난 14일 이사장 취임식에서 강한 어투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
남호기 전력거래소 제6대 이사장이 지난 14일 취임하자마자 매일 강행군을 하고 있다.

국내의 몇안되는 야전사령관 출신의 전력베테랑 남 이사장이 이처럼 강행군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9.15정전으로 실추된 전력계통의 명예를 다시 찾겠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 14일 오후 5시 취임식을 가진 남 이사장은 이날 밤 12시까지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다음날은 민방위훈련이 있는 날. 민방위훈련 역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정전 대비훈련의 1차 거점이 전력거래소라는 점에서 남 이사장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 이사장은 취임 이후 매일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업무파악을 하는데 전념했다.

남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최중경 지경부장관의 마지막 임명장 수여자가 본인이라며 최장관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중도하차해야 하느냐. 지난 9.15대정전 사고는 그만큼 우리나라가 커졌다는 반증이다. 1972년 전국적인 정전사고나 났을 때는 별 말이 없었다. 그러나 국가의 규모가 커진 이번에는 전국민적으로 정전사고에 대한 피해의식이 컸다. 오늘의 선진한국을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우리 전력인들이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돌이키기 어려운 멍에를 안게 됐다”고 강조했다.

남 이사장은 그 비유를 ‘365-1=0’이라는 논리로 설명했다.

365일을 아무리 잘해도 하루, 한순간 잘못하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 전력거래소의 현주소이며, “365 빼기 1”이 바로 전력거래소의 숫자임을 강조한 것이다.

남 이사장은 “머리에 돌을 맞은 후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며 전력인의 의무감과 책임감을 강하게 주문했다.

남 이사장은 “전력인, 전력거래소의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예도 들었다. 후쿠시마사태를 보며 이제 전력에 관한한 우리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지난 9.15사태로 일본이 우리를 비아냥하고 있다며 자존심 회복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를 위해 오랜 경험과 직관력을 갖춘 퇴직 전문가들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 이사장은 베테랑 퇴직 근무자들과 함께 급전운영을 하는 뉴욕전력거래소 모델을 제시하며 “금년 겨울을 잘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류 파일럿 양성에 25년간 약 100억원의 훈련비가 소요되는 것을 비유하며 “운영요원 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 이사장은 “9.15 긴급부하조정의 문제점을 개선해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직원들에게는 중앙급전소를 이사장 직속으로 전환하고 급전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원 제도 등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조속히 종합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숨은 예비력 찾기, IT기술을 활용한 에어컨 부하 원격조절, 비상용 자가 발전기의 효율적 관리방안 등의 개선안도 도출하라고 지시했다.

전력 아이디어맨 답게 다양한 주문을 하고 있다.

직원들에 대한 사기진작 차원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전력거래소가 작고 한정된 조직이라 승진의 기회가 좁은 한계성을 수용하고 다른 방법으로 활력을 찾아 전문가집단으로서의 전력거래소를 만들어 가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 민영화 10년만에 처음으로 한전 출신 내부인사가 수장에 오른 이번 남 이사장출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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