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9차 수급계획·전기료 개편이 관건
에너지전환, 9차 수급계획·전기료 개편이 관건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9.11.1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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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 토론회서 한목소리
유승훈 교수 “원가 반영 못하는 전기료부터 손봐야”

[에너지신문] “벌써 문재인 정부의 임기 절반이 지났다. 에너지전환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수립하게 될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전기요금 체계 개편부터 제대로 손 봐야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삼화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에너지정책 우리가 가야할 길’ 토론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삼화 의원실과 전력포럼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 에너지전환의 성공적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에 참여한 에너지 전문가들은 “기존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기요금 체계로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부작용만 커지고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 전문가들이 참여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발제를 맡은 노동석 서울대 전력연구소 박사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수요예측 실패, 온실가스 감축대책 부재, 비용산정 실패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며 “9차 계획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 전원믹스 변화에 따른 전기요금 영향을 재산정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도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 박사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 나가려면 계통비용, 간헐성 전원의 시장정산 비용 등이 늘어나 2030년까지 14.4~29.2%, 2040년까지 32.0~47.1%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며 “비용뿐만 아니라 전력믹스 조정 과정에서 수급불안 등이 우려되므로 에너지전환 정책은 반드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도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수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미국과 EU, OECD 국가 등에서는 논쟁이 크지 않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논쟁이 심한 대표적인 주제가 전기요금과 전력수급계획”이라며 “이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가 요금과 수급계획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재생에너지 확대는 분명한 시대적 과제”라면서도 “공급안정성, 환경성, 비용, 산업생태계 등에 대한 영향을 균형적으로 고려하고 소비자(비용지불), 정부(수급의무), 국회(여야),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동의하는 큰 틀에서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독립적인 에너지규제기관의 설립과 이를 통한 요금 규제, 전력시장을 통한 전원믹스 구성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석탄발전을 얼마나 줄이고 LNG발전을 얼마나 늘릴 것인가라는 것”이라며 “충분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면서도 국제적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전환을 하려면 정책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유 교수는 또 “에너지전환에 걸맞게 전기요금이 합리적으로 개편되지 않으면 당초 의도했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판매사업자인 한전의 적자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전력산업을 포함한 에너지산업 생태계 전체를 위태롭게 만들어 에너지산업이 성장동력이 아닌 ‘좀비산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에너지전환 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행전략 없이 목표만 제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대통령 공약이라서, 장관의 약속이어서, 세계적인 트랜드여서 일단 하고 보는 것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전력시장이 새로운 기술과 기술의 연결, 산업과 산업의 연계, 획기적 제도의 혁신을 통해 보다 기후변화 대응력과 적응력을 높이고 자연 친화성과 안전성, 효율성을 강화하면서도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완수할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쫓기는 듯한 제도개선과 9차 전력수급계획 수립을 잠시 멈추고 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보안, 경제, 사회, 에너지 분야의 진짜 전문가로 전력수급 시장제도 혁신 TF를 구성해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일상에 스며든 미래로부터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우리답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현국 삼정KPMG 상무는 원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현행 전기요금부터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상무는 “언제부턴가 전기요금이 원가보다는 여론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다”며 “에너지전환 추진에 따라 전기공급 원가가 급등하는 것은 자명한데,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일시적·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게 중장기적 관점에서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낮은 전기요금이 지속되면 과거 미회수 전기공급 원가를 미래 전기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어느 방법을 택하던 원인자부담원칙에서 이탈해 교차보조를 야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원가주의에서 심각하게 이탈된 요금체계는 지속가능할 수 없어 과다한 복지 및 정책비용에 대한 합리적 재원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기가 왔다는 게 장 상무의 견해다.

임낙송 한전 영업계획처장은 “지난해 기준 전기요금 중 복지할인과 특례할인으로 1조 6974억원이 지원되고 있다”며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은 취약계층 지원에 정부예산을 활용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특례 및 복지할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OECD에서 유가와 환율 등이 연료비에 연동되지 않는 나라는 거의 한국이 유일하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전기요금 체계개편이 마무리되면 연료비연동제 도입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동환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서기관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해 연말까지 수립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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