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가 보편화된 유럽…우리나라도 적극 도입할 때
진입 장벽 낮춰, 충전소 확대 위해 셀프충전 허용해야

[에너지신문] 지난해 11월 우리는 ‘LPG 셀프충전, 이제는 규제 풀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유가상승과 인건비 증가, 경쟁심화 등으로 LPG 셀프충전소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10개월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LPG차 규제가 풀리면서 LPG차를 누구나 살 수 있게 됐고,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LPG 셀프 충전소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 국내 첫 LPG SUV 르노삼성 QM6.
▲ 국내 첫 LPG SUV 르노삼성 QM6.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까지 LPG 셀프 충전은 ‘불법’이다. 액화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29조에 따르면 LPG차는 LPG충전소에 충전해야 하며 ‘스스로’ 충전해서는 안된다.
다만 운행 중 연료가 떨어지거나 수리를 위한 연료 충전이 필요한 특수 상황에만 허용된다고 나와 있다.

LPG업계는 산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LPG 셀프충전소는 ‘필수’라고 말하면서 LPG 셀프충전소 도입을 위한 액법 규제완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LPG 운전자가 직접 충전할 수 있도록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을 손질해주길 바라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LPG차가 보편화된 유럽 국가에서는 보편화된 LPG 셀프충전, 우리나라에서는 왜 안될까? 그 필요성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내다봤다. 

▲ 미국·유럽, LPG 셀프충전 ‘적극’  

우리나라에서 가솔린?디젤차 운전자들이 셀프 주유소에서 손쉽게 연료를 충전하는 것처럼, 유럽에서는 LPG 셀프 충전이 너무나 익숙하다.

유럽에서는 LPG차를 찾기가 너무 쉽다. 전 세계 230만대(2017년 기준)를 넘어선 LPG차는 전체 자동차의 5%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럽은 51개 모델이 출시돼 도로를 누빌 정도로 ‘LPG차 천국’으로 불린다. 셀프충전도 2000년대 초부터 실시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LPG차를 사고,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럽에서 가장 늦게까지 셀프 충전을 허락하지 않았던 이탈리아와 폴란드도 각각 2014년과 2012년부터 셀프 서비스 운영을 허용해 2016년부터 셀프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LPG차 판매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로 휘발유, 경유보다 저렴한 가격과 함께 셀프 충전소가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 석유위기로 인해 LPG를 사용한 호주는 2000년 이후 LPG차 판매가 급증하며 약 60만대가 운영 중이며, 셀프 충전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14년도에 LPG차 약 50만대를 돌파한 독일도 셀프 충전소 도입에 앞장섰다.

승용차의 약 37%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LPG차 비율을 보이는 터키 또한 2010년말 기준으로 8500개 충전소를 보유하는 LPG차 강국이다.

해외에서는 LPG 셀프충전소를 운영할 경우 △CCTV설치 △LNG?CNG 디스펜서 충전단계 표시 △응급상황 대처방법 지침 규정 표시 등 안전장치를 적극 활용하며 셀프충전소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LPG셀프충전소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4월, 권칠승 의원을 중심으로 수소자동차 셀프충전 고압가스안전관리법 개정안이 대표발의되면서 LPG자동차에 대해서도 셀프충전 도입 타당성을 사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가스안전공사 자체연구로 진행된 이 조사는 유럽과 미국, 일본 등 해외 사례조사, LPG충전소 안전성 결과에 따라 허용 타당성을 검토하고, LPG차 셀프충전 도입시 안전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 셀프충전, ‘가성비 극대화’ 위한 필수요소   

셀프충전을 선호하는 이유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있다. 충전소도 인건비 절약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충전소와 소비자 모두 ‘윈윈’이다. 다른 연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료비’가 적은 LPG는 이점을 극대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LPG차의 가장 큰 장점은 연료값이 저렴해 유지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이 LPG차를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휘발유가 리터당 1526.28원(09.16기준), 경유가 1377.00원인데, LPG는 784.65원이다. 휘발유에 비하면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가성비’만 놓고 고민하다 LPG차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

LPG차 운전자들은 ‘경제성’이 최우선이다. 그래서 연료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셀프’를 더 주목하는 이유다.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은 은연 중에 셀프 주유소가 일반 주유소보다 더 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LPG차의 강점인 ‘가성비’를 극대화하기 위해 셀프충전소는 반드시 운영해야 하는 필수요소다.

▲ 충전소 기반 완비…제도 완화만 남았다 

업계는 LPG를 확대하기 위해 충전 방식에도 변화를 줘야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충전소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주유소처럼 셀프 충전을 고민해봐야 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 LPG 셀프충전을 통해 운영의 부담감을 줄여 사업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인프라 확산에 효과적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LPG 충전은 휘발유 주유 만큼이나 과정이 어렵지 않다. 결제와 함께 가스 노즐을 충전구에 끼워 맞추면 된다. 운전자들이 셀프 주유에 적응된 만큼 LPG 셀프충전도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LPG업계는 이미 초보자가 충전을 하더라도 위험성이 적은 셀프 충전기를 개발해 놓은 상태다. 주유충전기 전문 제작업체인 동화 프라임은 셀프 LPG 충전기 개발을 마쳤다.

이 기기는 자체적으로 개발 완료한 방폭 성능 강화 등 안전기능을 강화했고,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누구나 쉽게 셀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제도적으로 허용된다면 당장이라도 셀프충전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LPG 사용제한 폐지 이후 완성차업체들은 LPG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유럽처럼 LPG차 산업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LPG산업 역시 셀프 충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놨다. 이제 남은 것은 LPG 셀프 충전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하는 것이다. LPG산업협회와 동화프라임은 관련 부처인 산업부와 규제 완화 등을 건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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