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인터뷰]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9.05.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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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변화 통해 새로운 가치 인정받겠다”
원자력연구원의 성과는 60년 역사 그 자체

[에너지신문] 지난 4월 1일 취임한 박원석 제21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서울대학교(학사, 석사)와 미국 신시내티대학교(박사)에서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원자력 전문가다. 1990년부터 원자력연구원에서 재직해온 박 원장은 소듐냉각고속로개발사업단장, 원자로개발연구소장(직무대행)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취임사에서 그는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안전의식과 연구윤리를 다시 세우고 원자력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연구원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본지는 박원석 원장을 만나 원자력연구원의 현재와 향후 나아갈 방향을 들었다./편집자주

‘전진적 행보’고민…가시적 성과 창출 목표
방폐물 관리에 IoT 접목‘新 안전관리’구축

▲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곧 취임 2개월을 맞이한다. 늦었지만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말씀해 달라.
원장 선임 후, 연구원에 적합한 ‘전진적 행보’에 대해 고민해왔다. 원자력의 운신의 폭은 좁아졌을지언정 기술의 발전 자체를 멈출 순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술적 가치를 바탕으로 연구원의 품격을 높인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연구원 변화의 청사진을 △융복합 연구 등의 연구 다각화를 통한 국가 제1 기술자원으로의 도약 △세계적 수준의 방사선 기술 메카로의 도약 △첨단 안전 관리 시스템 개발을 통한 신뢰받는 연구기관으로의 도약 이라는 세 가지로 형태로 구체화해 임기 내 정부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연구원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연구원의 성과 가운데 뜻 깊게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연구원의 60년 역사 자체가 곧 성과이지 않나 싶다. 연구자의 시각에서 본다면 대표성과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에 이르는 동안 연구원이 이룬 성과 중 무엇 하나 귀하지 않은 게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주요 성과로는 중·경수로 핵연료 국산화, 우리 기술로 설계 및 건조한 다목적 연구용원자로 하나로(HANARO), 원전 기술자립의 요체인 한국표준형원전(KSNP) 개발 등이 있다. 이는 연구원 출범 당시 목표했던 원자력 기술자립의 꿈을 실현한 것으로 대한민국을 원자력 기술 강국 반열에 오르게 해준 소중한 성과들이다.
21세기 들어서는 우리 원자력 기술이 전 세계로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2009년 요르단 연구용원자로 JRTR의 수출 성공과 2015년 사우디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 PPE 사업의 성공적 완수를 통해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전 세계가 인정하는 원자력 기술 수출국으로 거듭나게 됐다.
국제적 성과에 힘입어 오늘 날 연구원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지역 내 원자력 개발도상국의 발전적 롤 모델로 자리매김하며, 원자력 기술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 중이다.

▶▶▶올해 연구원이 주력하고 있는 목표는 무엇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창립 60년을 맞은 연구원은 지난 시간 대한민국 원자력의 연구개발 진흥에 앞장서며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냈다. 그러나 오늘날 경제가 안정화되고, 사회·문화적 변화가 가속화 되면서 출연연의 임무에 대한 인식 또한 변했다.
원자력연구원 역시 새 R&D 패러다임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유연한 대응을 통해 새로운 미래 60년으로 도약하기 위한 추진력을 확보하려 한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정부 정책 및 사람·환경·안전 중심의 연구원 R&R을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연구체계를 개편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효율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를 비롯해 원자력 안전기술의 혁신을 위한 요소기술별 전문조직을 구축하고 본원과 분원의 원자력?방사선 대형연구시설 운영 조직을 관련 기능별로 연계, 융복합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실질적인 임무 배분이 이뤄지도록 했다.

▶▶▶해외 원자력기관과의 협업 등 연구원의 해외사업 현황은?
연구원은 2010년 3월 계약 체결 후 2017년 6월 마침내 요르단원자력위원회에 시설을 성공적으로 인도했으며, 향후에도 요르단 정부가 계획 중인 2019년 상반기 반도체조사시설(NTD)을 구축을 비롯해 JRTR을 활용한 다양한 이용연구 과정에서 기술자문 역할을 성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른바 ‘SMART 파트너십’으로 불리는 사우디와의 SMART 건설 전 설계협약(PPE: Pre Project Engineering)은 대한민국 소형원자로의 기술적 가능성을 인정받은 사례다. 이미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소형원자로 SMART의 기술검증 및 표준설계인가 획득에 성공하며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한 연구원은 안전성을 향상 시킨 SMART의 상용화를 위해 2011년부터 사우디,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정부와 국제협력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5년 한-사우디 공동 투자를 통한 SMART 1, 2호기 PPE 추진 협약을 체결했으며, 두산중공업 및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원전사업계와 함께 사우디에 건설할 SMART를 설계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열린 ‘SMART원전 고위급 TF’ 등을 통해 정부 역시 강력한 수출 지원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남은 기간 해당 사업이 ‘SMART 수출 완료’에 이를 수 있도록 연구원도 그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원전해체산업과 관련, 연구원의 역할 및 향후 계획을 듣고 싶다.
연구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계에 있어 원전해체시장은 미지의 영역과 같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용 원자로 1,2호기 해체(1997~2021) 및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2001~2011) 등 소규모 시장을 형성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051년까지 약 549조원 규모의 시장 형성이 예상되는 세계원전해체시장과 더불어 국내 시장 역시 2017년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약 10조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처럼 가까운 시일 내에 대규모 시장의 도래할 것에 대비해 연구원은 ‘원전해체산업 육성전략’을 비롯한 정부의 원전해체시장 개척 의지에 발맞춰 생태계 기반 구축에 일조할 계획이다. 먼저 초기시장 창출 및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해체기술 확보에 힘써야 한다. 제염, 절단, 해체, 방사선 관리 등 관련 분야에 대해 현재 연구원이 보유한 기존의 연구로 및 원전 건설 기술 지원 경험을 토대로 정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일정 기간 기술적 역량을 축적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간 연구원에서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발생했다. 향후 이러한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을 소개해 달라.
기관의 대표로서 국민과 지역사회에 깊은 실망을 안긴데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 말씀을 드리며, 임기 내 해당 문제의 재발 방지를 비롯한 확실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연구 환경 문화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되는 대외 환경의 변화와 폐기물 무단처분 사태 발생 이후, 끊임없는 내부의 자정 노력으로 짧은 시간 연구원의 안전 관리 시스템은 R&D와 인프라 구축, 조직 및 인력 운영 등에서 고도화를 이뤄냈다.
임기 내 이처럼 고도화된 시스템에 향후 첨단화의 옷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하겠다.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있어 IoT 기술 등 4차 산업분야의 핵심 기술을 접목한 ‘폐기물 新 안전관리시스템’을 확립할 것이다.

▶▶▶국내 원자력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연구원은 일찍이 융복합 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미래 자원으로서 원자력의 가치를 신장시키려는 노력을 해왔다. 첨단 방사선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의료·보건 및 식품·농업, 자동차·선박 재료 제조와 같이 산업체 기술 수요를 책임지는 융합 연구 성과 창출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며 AI, IoT 등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을 원자력 분야에 적용해 연구 현장을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우주, 해양, 극지 등 가까운 미래에 높은 기술적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를 겨냥한 원자력 기술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원자력은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최선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같은 상선 개발은 해양시장 개척의 활로를 열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자력의 가치 신장을 위한 연구 패러다임의 전환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형연구시설의 구축과 단일 요소기술 확보에 주력해왔던 과거의 연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원자력·방사선 기술을 이용한 융복합 연구로 국제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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