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약 1억 2000만배럴 수출
대외 악조건 속 아프리카 등 수출국 다변화로 해법 모색

[에너지신문] 정유업계가 역대 1분기 석유제품 수출물량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정유업계가 2019년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이 전년동기 대비 4.7% 증가한 1억 1964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1분기(1억 1772만 배럴)의 최고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대외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국내 정유업계의 수출량이 증가한 이유는 지난 1분기에 비해 정유사의 수출 국가가 44개국에서 59개국으로 34.1%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아시아 뿐만 아니라 토고와 몰타, 에콰도르 등 아프리카, 지중해, 남미 등지로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을 수출해 수출국을 다변화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석유제품 수요의 비수기로 꼽히는 등 대외 악조건 속에서도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은 낸 정유사들이 올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사진은 SK주유소 전경.

다만, 수출액은 국제 석유제품가격 약세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한 84억 9741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2018년 1분기 63.9$/b에서 2019년 1분기 63.5 $/b로 변동폭이 미미했다. 하지만 정유사의 주요 수출제품인 국제 휘발유(92RON)와 경유(0.001%) 가격이 각각 12.8%, 2.4%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정유 4사의 1분기 수출단가는 전년동기대비 5.3% 하락한 71.0$/b을 기록했다.

한편 주요 수출국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1분기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은 중국이었으며, 지난해 1분기 수출국 6위였던 대만과 11위였던 미국이 각각 3위와 5위로 올라선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대만은 지난해 초 발생한 디젤생산시설 화재의 여파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경유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에서의 항공유 수입물량이 지난해 1분기 대비 4배 가량 증가하면서 수출국 톱5 안에 포함됐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원유수입국 중 4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의 석유교역 상대국으로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수출물량의 39.8%인 4762만 5000배럴로 가장 많았고, 휘발유(19.7%), 항공유(17.8%), 나프타(9%)가 뒤를 이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잇달아 하향조정되고, 주요 산업의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유업계는 수출국 다변화와 수출물량 증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국제유가 강세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수출체질도 개선될 것”이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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