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복원…혼란에 빠진 석유시장
[기획]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복원…혼란에 빠진 석유시장
  • 김진오 기자
  • 승인 2018.11.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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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이란 제재 복원 및 그 영향

[에너지신문] 최근 채형미 한국석유공사 석유동향팀 연구원은 대 이란 제재 복원 및 석유시장에의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놔 시선을 모으고 있다.

채 연구원은 지난 5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이후 시장은 대 이란 제재 복원의 효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올해 가장 큰 화두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기관은 이란 제재에 따른 공급차질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크고,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석유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졌으며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이달 5일부터 시행되는 이란의 항만운영 사업, 에너지, 수송, 조선, 석유거래, 금융거래 등에 대한 제재복원이 시장에 가져올 영향에 대한 전망이 어떤지 살펴봤다.

채 연구원은 석유부문 제재가 시행되는 11월이 다가오자 이란제재 효과는 당초 전망보다 더 크고 빠르게 가시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의 석유수출 감소세가 본격화됨에 따라 10월 9일 국제유가(Brent)는 U$85/bbl 로 2014년 11월 이후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0월 중순까지 유가 평균은 U$83.48/bbl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Commerzbank사의 Eugen Weinberg은 최근 유가가 80불대를 넘어선 것은 이란 제재효과가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당초 10~100만 b/d로 전망됐던 이란 공급차질 규모는 제재 시행일이 다가오자 150만~200만 b/d까지 확대됐다.

JP Morgan사와 GolmanSachs사는 이란 제재로 약 150만 b/d의 공급차질을 전망했다. 또한 Platts사는 5월에는 이란산 석유 공급차질 규모를 100만 b/d로 전망했다가 7월 140만 b/d, 9월에는 170만 b/d로 상향 조정했다.

9월 중순 Mercuria사의 Daniel Jaeggi는 4분기 이란산 석유 공급 차질 규모가 200만 b/d에 달하는 등 국제유가가 100불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Trafigura사의 Ben Luckock은 크리스마스 무렵엔 국제유가가 90불에 도달할 것이며 새해에는 100불까지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채 연구원은 당초 전망보다 이란 제재 효과에 대한 전망치가 커진 이유로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의 태도 △이란산 석유를 계속 수입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유럽, 중국, 인도 등의 석유 수입물량 감축 △산유국 추가 증산 논의 불발 등을 들었다.

◆ 석유시장은 미국의 강경한 입장 변화에 주목 중
먼저 강경한 미국의 태도에 대해 채 연구원은, 과거에는 예외국 인정 범위가 크고 제재 대상에 컨덴세이트는 제외했으나 이번에는 이란산 석유 수입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등 미국의 입장 변화에 석유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임명된 John Bolton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이 핵을 갖기 전에 이란을 공격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인물이며, Mike Pompeo 국무장관 역시 세계 최대 테러리즘 지원국가와의 합의를 되돌리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이란에 강경한 매파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이란 제재 강화차원으로 이란산 석유수입 전면 중단을 요구하고 어떠한 예외도 계획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1단계 제재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번 제재는 그 동안 부과된 것 중 가장 가혹한 제재이며 11월에는 더 세질 것이다. 이란과 비즈니스를 하는 그 누구라도 미국과 사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이란 하산 로하니 대통령 역시 트럼프의 협상제안을 거절하며 “미국은 이란제재에 후회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단결해 극복할 것이다”라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채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의 비방 수위가 높고 대화 선결조건이 수용하기 쉽지 않아 교착상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EU TotalㆍEni, 中 Sinopec 등 美 압력에 굴복

둘째로 이란산 석유를 계속 수입하겠다던 유럽, 중국 등이 수입 물량을 감축한 것이 전망치 확대에 부채질을 했다.

Reuters사에 의하면 10월 중순까지 이란은 약 133만 b/d의 원유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핵협정 탈퇴선언을 하기 직전인 4월 이란 원유 수출량 250만 b/d 대비 47% 감소한 수치에 해당한다. 이란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 감소가 100만 b/d를 넘어선 것이다.

유럽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 선언 후, 이란과 핵협정을 유지할 입장을 밝히는 등 제재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EU는 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Vehicle)를 세워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과 합법적인 금융거래를 유지할 계획이며 이란에 미국은행을 통하지 않고 유로화를 직접 송금하는 거래방식을 제안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EU의 조치와 관계없이 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생각할 것으로 누구도 미국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은 없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Total사는 미국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되는 위험을 감수 할 수 없다면서 EU의 계획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Eni사도 이란과의 거래는 11월에 만료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란과의 거래를 지속할 계획이라 밝힌 중국은 대체할 석유를 조달하는데 비용이 크게 들고 미국과 무역분쟁 갈등 등으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란 제재 참여 요구를 거부했던 중국이 최근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CNBC사는 10월 1일 중국 국영석유사인 Sinopec사가 9월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 이란 “사우디가 미국에 순응하며 OPEC 독립성 해쳐”

산유국의 추가 증산 논의가 불발된 것 역시 크다.

미국은 유가 안정화를 위해 이란 제재 예외국을 인정하는 대신 OPEC에 추가 증산을 요구했다. 당초 회의를 앞두고 산유국들이 50만 b/d 추가 증산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9월 23일 알제리에서 개최된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참여국은 수급상황 고려시 아직까지는 추가 증산이 필요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Khalid Al Falih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가 생산하지 않은 만큼의 수요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현재의 생산정책을 크게 바꿀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지난 6월 증산 결정 이후 시장에 충분한 석유가 공급되고 있어 추가 증산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이란이 추가 증산에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에 알제리 회의에서 증산 권고를 할 수 없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란은 사우디가 미국의 요구에 순응하며 OPEC의 독립성을 해치고 자국의 시장지분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 등 감산참여국은 항구적인 시장 안정화를 위해 12월초에 개최되는 차기 OPEC 총회에서 장기협력체 구성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반목으로 OPEC이 와해될 경우 장기협력체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사우디도 이란의 의견을 무시하고 생산정책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9월 알제리 회의에서 미국의 증산 요청에도 불구, 증산을 결정하지 않은 데에는 수급적 판단 뿐 아니라 결속 유지를 위해 이란, 베네수엘라의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된 적 있다는 설명이다.

◆ 미국, 이란제재 예외국 인정 여부 검토 중

IEA는 이란 제재로 인한 공급차질을 단기적으로 사우디, 러시아 등 산유국이 공급을 늘리면서 대처할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지속 시 유가상승의 위험이 높다고 전망했다.

Vitol사 CEO는 이란 제재가 개시되더라도 실질적인 공급차질은 발생하지 않으며 오히려 유 가 상승으로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Gunvor사 CEO는 시장에서 사우디의 증산여력에 대한 의구심은 과장된 것이며 결국 유가는 U$70~75/bbl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GoldmanSach사도 강력한 수요와 이란 제재로 인한 공급차질 에도 불구 OPEC 등 산유국의 생산증가로 2019년 초 석유시장은 완만한 공급과잉 상태로 전환활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인 이란 제재 효과로 연말까지 국제 유가는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이며 오직 미국 정부의 제재 예외국 인정여부만이 현재의 상승추세를 전환할 이슈라고 제시했다.
지난달 5일 미국은 이란 제재에 대한 예외국 인정 여부에 대해 활발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Mike Pompeo 국무장관도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정부가 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인도는 11월에도 이란산 원유 900만 배럴을 구매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채 연구원은 “이란 제재가 석유시장에 끼친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것은 확실하다. 이란제재가 시행된 이후 전망도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라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대 이란 제재는 복원 전부터 벌써 석유시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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