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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1분기 실적 ‘주춤’ 석유화학 투자하는 정유사
국제유가·정제마진 둔화, 1분기 실적 기대 못 미쳐
MFC·NCC 등 석유화학 시설 신설로 수익성 다각화
2018년 05월 18일 (금) 18:02:24 김진오 기자 kjo8@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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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1분기 정유업계 수출이 증가했음에도 정유사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상승폭 둔화, 생산설비 정기보수 작업 등으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석유화학 업종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이 같은 석유화학업종 투자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국내 정유사의 현 상황과 미래를 전망해 본다.

   

◈ 1분기 정유업계 수출 증가에도 실적은 주춤

올해 1분기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은 4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드러났다.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에 수출한 석유제품은 전년동기 대비 15.0% 증가한 85억 6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아울러 지난해 2분기의 66억 9000만 달러를 저점으로 수출액도 4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수출액 증가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같은 기간 배럴당 63.3달러에서 75.0달러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수출액 증가세에 힘입어 석유제품 수출은 1분기 국내 주요 수출 품목 순위에서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계단 올라선 수치다.

석유제품 수출 증가세와는 다르게 정유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상승폭 둔화로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등 정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조 56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분기 예상치보다 15.2% 감소한 예상치이다.

지난해 오름세를 지속하던 국제유가 조정되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정제마진과 환율의 영향도 컸다. 정제마진은 작년 4분기 평균 배럴당 7.3달러에서 1분기 7.0달러로 감소했고 아람코가 아시아지역 수출 원유에 붙이는 OSP가 높아진 점도 정제마진을 악화시켰다.

올해 1, 2월 수출물량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9.1%, 4.4% 많았지만 3월 정유사 정기보수로 생산량이 줄어 수출이 약 20%나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1분기에 비해 2분기 전망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체들의 봄철 정비보수가 종료되고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정제마진도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정유사, 예견된 수익악화에 석유화학 투자 지속

1분기 수익악화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에 대한 불안은 상존해 왔으며 이에 국내 정유사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

이미 국내 정유사들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도화 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석유화학시설 신설도 계획 중이다. 아울러 친환경 기조에 맞춰 중질유 탈황시설 등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 미래 성장성이 높은 석유화학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비정유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도 견고한 사업구조 혁신을 이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비정유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석유화학은 지난 해 미국 다우의 에틸렌 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한데 이어 추가적인 M&A를 추진해 고부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GS칼텍스는 약 2조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시설(MFC)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설은 올해 중 설계작업을 시작해 2019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MFC시설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시설로서 주로 나프타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사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시설과는 달리 나프타는 물론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LPG, 부생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 생산제품인 에틸렌은 중합의 과정을 거쳐 폴리에틸렌으로 전환되며, 가공이나 성형 등의 과정을 거쳐 일상 생활에 다양하게 쓰이는 비닐, 용기,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제품으로 활용된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전세계 폴리에틸렌 시장 규모는 연간 1억톤으로 전체 올레핀 시장 규모 2억 6000만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전세계 수요성장률은 연 4.2%로 견고하다.

GS칼텍스의 이번 MFC시설 투자 결정은 성장성이 높고, 다양한 다운스트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올레핀 사업으로의 진출을 통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정유와 방향족 사업 위주인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성장전략에 따른 것이다.

GS칼텍스는 MFC시설과 기존 생산설비와의 연계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석유화학사 대비 경쟁력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으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향후 다양한 고부가가치 다운스트림 제품으로의 진출을 통해 정유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명실상부한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GS칼텍스는 MFC를 통해 석유화학 기초 유분인 에틸렌과 중합과정을 거친 폴리에틸렌(PE) 등을 생산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 등 연산 120만톤의 올레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S-OIL은 약 5조원을 투자해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잔사유 고도화 컴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컴플렉스(ODC)를 건설해 연 40 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등 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짜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2조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회사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에 약 15만평 크기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이 설비는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HPC로, 납사를 사용하는 기존의 NCC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통해 세계 7위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 석유제품 수요, 빌딩·발전·승용차용 감소

석유화학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호황 오래 못 가”

   

◈ 패러다임 변화로 석유화학 투자확대

정유업계의 석유화학 사업 투자는 세계적인 추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다수의 개도국 석유기업들은 화학설비 수직계열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석유메이저들 역시 대규모 석유화학 크래커에 투자 중이다. 특히 산유국의 국영기업들 중 다수가 석유화학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면서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하거나 지분 참여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투자 확대의 근본 원인은 석유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배럴당 100불 이상의 고유가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석유 수요 피크 시기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 되는 등 석유사업에 대한 장기 전망이 불투명해진 점이 석유화학사업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것.

특히 중장기 석유제품 수요에서 빌딩·발전과 승용차용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석유화학원료용 수요는 견실한 성장이 예상되는 점도 크다.

최근 10여년 간의 석유기업 경영성과에서 자원 E&P 사업은 변동성이 크고 정유사업은 평균 수익성이 낮은 반면 석유화학 사업은 안정적이면서도 양호한 수익성을 기록한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석유기업들의 석유화학 투자 확대는 기존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경기싸이클 및 시장 지위, 안정적 원료 소싱 측면에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러나 석유기업의 석유화학사업은 일차적으로 범용제품 중심이다. 기능성제품으로 대형 단지 투자에 참여하거나, 정밀화학 및 고기능성 소재등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시장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차별화 전략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석유화학 기업들은 경쟁 환경 변화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적합한 대응전략 실행을 통해 현 경쟁구도 변화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022년 석유화학 경기 악화 대비해 경쟁력 강화 필요

이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유사들의 NCC 분야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2022년 경에는 세계 석유화학경기 악화가 예상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지난달 ‘최근 국내 석유화학산업 동향 및 향후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저유가 △주 수출대상인 중국의 자급률 상승 △저성장기조 전환 △트럼프 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촉발된 국제 통상 마찰 심화 등 불리한 산업 여건으로 주력산업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정유·가스사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와 합성수지 등 석유화학산업의 핵심영역으로 신규 참여를 발표하거나 참여를 검토하는 등 투자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값싼 셰일가스를 원료로 하는 미국의 에탄분해시설(ECC)가 지난해부터 속속 가동에 들어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 본부장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2015년 들어서 저유가 지속에 따른 원료가격 하락과 세계 설비 신증설 둔화에 따른 수급 개선으로 시황이 호조되면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합업계 영업이익률은 2014년 3.1%에서 2015년에는 8.4%로 크게 개선됐고, 2016년에는 13.6%를 기록하면서 1990년대 초반 투자자유화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2017년 미국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과 중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입중단 정책, 세계경기 회복으로 인한 선진국 중심 제조업 수요 증가로 2017년 영업이익률은 14.2%로 더욱 증가했다.

다만 김 본부장은 이같은 호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 들어 미국의 신증설 설비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가운데, 향후 고유가 전환시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우리나라 나프타 기반 설비들은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 진출 확대 및 NCC 투자 움직임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화평법, 화관법 등 각종 환경규제 정책 강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같은 산업환경 변화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에탄분해 신규설비 가동으로 글로벌 공급과잉에 의한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수익성 하락 초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국내 석유화학산업 수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중국도 현재 80% 수준인 석유화학 자급률을 제고하기 위해 석유화학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쳤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 산업 진출확대는 석유화학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특히 2022년 경에는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설비들의 본격 가동으로 세계 석유화학 경기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도 같은 기간 석탄화학을 포함한 약 1000만톤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자칫하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동의 위기가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본부장은 국내 석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유-석유화학 통합이라는 국제 추세에 맞춰 국내 석유화학사와의 전략적 제휴 및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양 업계가 공존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국내기업은 범용제품의 원가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 제품을 적극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며 “이를 위해 산업구조의 질적 개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R&D 투자를 장기에 걸쳐 일관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사업모델의 발굴·육성을 통해 신 시장을 창출하고 혁신제품의 사업화 리스크를 경감하는 데 앞장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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