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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 어떻게 바뀌나?
‘원자력 안전기준강화 종합대책(안)’ 집중분석
2018년 05월 16일 (수) 14:16:26 권준범 기자 jbkwon@i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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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신문] 지난해 초미의 관심사였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는 결국 공사 재개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대신 이를 계기로 모든 가동원전 및 향후 건설될 원전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기준 강화의 필요성이 요구됐다.

원전 안전 강화에 대한 국민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포괄적이면서 상세한 원전 안전기준 마련에 나섰고 지난 1월 24일 발표한 업무계획에 이를 담았다.

‘원자력 안전기준강화 종합대책(안)’은 원전주변 지역주민, 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을 활발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종합했다는 게 원안위의 설명이다.

원안위는 “국민 눈높이 수준의 원자력 안전기준 강화를 위한 종합 청사진을 마련, 이행함으로써 국민신뢰에 기반한 원자력 안전규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안위는 지난달 24일 경주에서의 1차 공청회를 시작으로 이달 중 대국민 온라인 의견수렴, 내달 서울에서 2차 공청회를 거쳐 상반기 내에 종합안전대책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원안위의 올해 ‘야심작’인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올바른 원자력 안전기준에 대해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본방향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규제’

2022년까지 각종 제도개선 및 기반 구축

   

◆ 국민이 공감하는 안전기준 강화

원안위에 따르면 우니라나라는 지난 1978년 최초 원전가동을 개시한 이래 2001년 중대사고정책 도입,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원전 안전규제에 대한 국민의 기대수준이 점차 높아져 왔다. 따라서 원안위는 이번 종합대책의 기본방향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원전 안전규제’라고 강조한다.

이는 △PSR(Periodic Safety Review) 강화 △내진설계기준 재검토 △다수기 안전성평가 규제방안 △핵연료주기시설 규제제도 개선 △사용후핵연료 부지내 저장시설 인허가 △고준위방폐물 안전규제체계 개선 등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규제 △정보공개 및 소통확대 △방사능방재체계 실효적 개선 △방사선 건강영향평가 △원자력 손해배상제도 개선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또 국내 고유기술기준 개발 등 신뢰를 위한 기반구축도 포함된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PSR(주기적 안전성평가) 강화는 가동원전의 안전성 확인 및 안전성 증진과 관련된 규제 권한과 역할 강화 등을 위한 제도 개선이다.

PSR은 가동원전의 운전연수 증가, 안전기준의 변화 등에 따른 종합적인 안전성 재평가 필요성에 따라 지난 2001년부터 법제화,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은 사업자의 PSR 평가 수행 및 결과 제출만 요건화 돼 있어 규제 점검 절차의 강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PSR 평가기준(유효한 기술기준)이 불명확하고 평가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따라서 PSR 평가 및 안전성 증진에 대한 규제 점검을 강화할 수 있도록 PSR 승인제도 도입 및 원자력안전법 등을 개정하고 PSR 평가의 체계화 및 실효성 강화를 위한 규제 이행체계도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성 증진사항의 적기 이행 의무 요건화 및 이행 확인 강화를 위한 규제수단을 마련한다.

원안위는 올 하반기 원자력안전법 개정 추진을 시작으로 하위법령 및 고시 개발, 심사지침 개정, 시범적용을 거쳐 오는 2022년까지 PSR 관련 제도개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원전 내진설계 역시 전면 재검토된다. 2016년 경주지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안전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존 원전의 설계지진동을 재평가, 안전성을 재확인하고 필요시 내진보강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원안위는 경주 및 포항지진 발생 이후 대학과 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연구결과를 반영, 기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이 되는 설계지진동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일본단층, 해역단층 등 관련 쟁점사항을 투명하게 해소한다는 것. 또 원자력시설 주변지역 주요 단층의 활동성 여부 규명을 위한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국내 지진 특성을 통합적으로 고려, 국내 여건에 적합한 기술기준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신 기술기준 적용을 위한 원안법령, 고시, 규제지침 간 위임체계 개선 및 근거규정을 마련하고 국내 실정을 고려한 내진안전성 평가방법론 및 관련 기술기준도 개발한다.

그간 꾸준히 논란이 됐던 동일부지 내 다수기 원전에 대한 안전성 평가 규제방안 마련 및 이행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원안위에 따르면 현재 단일호기의 경우 확률론적안전성평가(PSA)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으나 다수기의 경우 부지리스크에 대한 PSA 방법론이 부재한 상황이다. 따라서 다수기 PSA를 통해 정량적인 다수기 동시사고 및 부지리스크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원안위는 IAEA 및 OECD/NEA와 국제공동연구 등을 통해 단일호기 전출력 내부사건 및 전출력지진 PSA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부지리스크평가(SRA) 모델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다수기 원전 안전지표(안)을 내놓고 정지저출력 SRA 규제방법론 및 부지리스크 프로파일 기술 개발 등 규제검증용 SRA 모델의 고도화를 거쳐 2022년까지 다수기 PSA 규제방안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시설, 연료가공시설 등 핵연료주기시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대됨에 따라 이에 대한 규제 체계도 정비한다.

핵연료주기시설은 단계별 시설허가가 아닌 단일 사업허가체계이나 허가기준은 시설안전성과 관련된 항목으로 타 원자력시설과 신청서류 형태가 상이하며 국제기준 요구형식과도 일부 상이하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처리사업은 원안위의 안전성 확인 근거 등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현행의 단일 사업허가 체계를 핵연료주기시설의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로 구분하고 단계별 사용전 검사를 실시토록 할 계획이다. 원안법 상 핵연료주기 ‘사업’에 대한 허가 및 지정제도를 ‘시설’에 대한 건설, 운영허가 제도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또 사용후핵연료 처리, 처분에 관한 사항을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의결토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IAEA 안전기준 요건에 따라 허가신청서류를 체계화 해 국내 원자력시설에 대한 안전규제체계를 통일한다.

원안위는 올해 법률 개정안 도출 및 개정을 작업을 개시, 관련 규제지침 개정을 2021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지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인허가제도의 경우 사용후핵연료 저장 포화, 수명 종료된 원전 해체 등 장래 규제수요에 대비하고 그간 규제경험의 교훈을 반영한 제도개선에 나선다. 원전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인허가체계 구축으로 안전규제를 강화하고 저장시설 안전성 검증은 건설부터 해체까지 전주기 안전규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관계부처 협의 및 중장기 규제방향을 올해부터 추진 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원안법 개정, 2022년까지 하위법령 제개정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고준위 방폐물 안전규제도 강화한다. 고준위 방폐물 처분에 대한 미래 규제수요에 대비해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중장기 규제방향을 제시, 관련 정책추진 단계부터 안전성 검토가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규제체계는 저장, 처분 단계별로 국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한 안전규제를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고, 고준위방폐물 처분은 규제기관의 능동적 안전성 검토가 국제적인 추세이나 관련근거가 미비하다는 판단에 따라 개선이 추진된다.

안전규제 강화 방안으로는 장기간 소요되는 건설부터 폐쇄까지 단계별 인허가 체계를 구축, 추진과정에서의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특히 건설허가 전 부지선정 과정에서도 그간 규제경험과 국제규제 흐름을 반영, 능동적 규제방안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중장기 규제방향을 수립한 후 2022년까지 규제역량 확보 및 단계별 안전기준을 마련한다는 게 원안위의 계획이다.

   

◆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규제는?

기술적·제도적 개선 외에 국민이 보다 명확히 체감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확대를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원안위는 원전 안전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자력시설 인근 지역과의 소통채널 강화로 신뢰도를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6년 ‘원자력안전정보의 적극적인 공개’ 제도 도입 후 온라인 정보공개센터 포털을 구축하는 한편 원자력시설 인근 지역과의 소통채널인 ‘원자력안전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규제검사·심사 등 규제행정과정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적 용어 중심의 설명과 뒷북정보로 신뢰가 더욱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난해한 기술적보 중심으로 안전성을 판단,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워 소통이 부족하고, 안전정보의 공익적 가치보다는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정보공개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원안위는 국민들의 원자력안전과 관련된 정보공개 수준 확대 요구에 대한 수용이 필요하다고 판단, 정보공개 대상 및 범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정보공개 대상을 규제기관 뿐만 아니라 한수원 등 사업자의 생산정보까지로 확대하고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처벌 근거를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정보공유센터를 설치, 원자력안전정보의 수집, 공개 및 대국민 소통의 허브 역할을 할 계획이다. 사고 또는 고장 시 사업자의 신속한 보고를 위해 보고체계도 개선된다.

특히 ‘원자력안전정보공개 및 소통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 정보공개와 소통을 법제화하고 원전 지역별 방재센터에 소통기능을 확대 부여할 방침이다.

방사능방재 체계의 실효적인 개선에도 나선다. 먼저 방사능재난 범정부 통합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주민보호조치 실효성 재정립을 위해 방사능영향평가시스템도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원전 부지별로 KINS 방재전문가들의 기술지원을 확대하는 등 지자체의 주민보호조치 전략수립 역량도 높일 계획이다.

원안위는 원전 운영에 따른 건강영향에 대한 국민 우려를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사선건강영향평가를 추진한다. 과거 역학조사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전문가 의견과 최신 조사방법론을 반영할 예정으로 지난달부터 종사자 건강영향평가, 전국 방사선 노출현황 조사에 착수했으며 올해 안으로 법령을 개정하고 조사기관 지정, 예산 확보 등 이행체계를 마련한다. 내년에는 주민 건강영향평가 방법 설계 및 기반조사에 나서며 2020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이밖에 대규모 원전사고 발생시 국민이 입은 손실을 온전히 배상하기 위해 원자력손해배상제도를 개선한다. 현재 사업자의 배상책임 한도는 5000억원 규모로 제한돼 있는데 대규모 원전 사고 발생시 이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법 개정 등을 통해 사업자에게 무제한의 책임을 부과한다는 것이 골자다. 주요국 사례를 참고, 책임보험 금액을 대폭 상향하고 손해배상기금 설치 등도 함께 검토한다. 현재 재원 확충을 위한 정책연구가 진행중에 있으며 오는 10월 손해배상 제도 개선안을 원안위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보공개 대상·범위 ‘네거티브 방식’ 대폭 확대

사업자 배상책임 ‘5천억→무제한’ 개선 추진

   

◆ 신뢰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

원전 안전의 뿌리는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원안위는 사업자 및 규제기관의 안전문화의 근본적인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자의 경우 기술기준 규칙에서 안전문화 관리체계 요건을 신설하고 사업자 인허가 서류에 안전문화를 기술토록 지침을 제시할 방침이다. 사업자의 안전문화 개선조치 이후 변화상황에 대해서도 확인, 점검한다.

규제기관의 경우 원안위, KINS, KINAC, 안전재단 등 관련 기관들의 통합 안전문화 원칙을 소립한다. 기관별 특성을 반영, 장려하되 규제 목표를 단일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기관별 협업, 소통, 의사결정 체계를 연계하고 안전문화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를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원안위는 국내 고유 기술기준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원자력안전법령의 하위 기술기준은 상당부분 IAEA 안전기준 및 공급국의 기준을 준용하고 있다. 동일한 행정규칙인 기술기준 규칙과 위원회 고시 간 위임에 대한 법리적 문제 해소와 세부 규제요건을 고시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현행 기술기준 규칙을 통합하고 대통령령으로 격상, 법령기준의 위계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로시설, 핵연료주기시설 등 시설 전반에 대한 세부 규제요건을 고시화, 국내 기술기준을 확충하고 △정보수집 △선별분석 △상세검토 △규제반영 등 4단계 분석절차를 통한 국외 안전기준 제·개정사항에 대한 상시검토 체계 수립 및 이행에 주력한다.

한편 지난달 24일 열린 1차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안전기준 강화 종합대책 수립은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히 검토,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석 부경대 교수는 원전부지 안전성 및 내진설계기준 재검토 대책에 대해 “현행 원전부지 절차는 이미 부지를 선정해 놓고 그에 대한 지질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부지가 적합하지 않을 경우 옮길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지진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제시된 단층조사, 지진관측망 확대, 국내 고유 기술기준 개발 등과 함께 신뢰성 있는 역사지진 평가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도 “새로운 안전기준을 도입할 때는 그 내용이 명쾌하고 명확해야한다”면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해 기술기준 논란에서 경험했듯이 처음으로 기술기준을 마련한 이와 이를 적용한 이, 또 이를 해석한 이 등 각자의 관점이 달라 지금은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떤 기술기준이든 반드시 이행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충족여부를 판단할 수단이 없는 기준은 오히려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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