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신규규제에 적합한 연료유,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 의문”

[에너지신문] 한국석유공사는 선박연료유의 황함량 규제 시행을 앞두고 정유업계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약 20개월 후인 2020년 1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함량 0.5%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박소유주는 규제 시행 이후, 황함량이 적은 새로운 형태의 선박연료유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원유 정제시설은 규제에 부합하는 연료유를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석유공사에 따르면 구체적인 규제 시행에 대한 대비 상황이 드러나지 않아, 규제 시행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불이행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지, LNG벙커링이 대안으로 역할을 할 것인지, 황저감장치 장착 선박은 몇 척이나 될 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존재하지만 신규 규제에 적합한 형태의 선박연료유를 정유업계가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

BP사는 지난 2월 유럽 선박회사와 회의를 가졌으나 구체적인 발표는 없었으며, ExxonMobil사는 2가지 종류 이상의 새로운 연료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Total사는 테스트 단계에 있다고만 밝혔다.

이에 석유공사는 공급측면 문제 뿐만 아니라 선박업계의 수요측면도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압정제시설 하단에서 생성되는 선박연료유는 저품질이며 가격이 저렴해 부산물처럼 취급돼 왔는데, 이에 정유업계는 선박소유주를 주요 고객보다 소홀하게 관리해 왔다는 것.

이에 더해 규제 시행 이후 수에즈나 파나마 운하 같은 병목구간에서 엔진 결함 등이 발생할 경우 선박업계의 수요가 더 관심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내 정유사의 경우 위기를 호기로 보고 선박유 규제에 앞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오는 202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하루 생산 4만 배럴 규모의 탈황설비를 신설한다.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 등 설비 구축에 약 4조 8000억원을 투자한 S-OIL도 저유황유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IMO의 선박연료유 황함량 규제는 배를 운영하는 회사는 거의 다 관련이 있다. 정유사에 해당되는 이슈는 황함량 3.5% 선박유의 판매처가 사라진다는 점이다”라며 “선박용으로 쓰이는 황함량 3.5% 이상의 중유연료 등은 발전용이나 산업용으로의 판매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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