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주배관 입찰서 6개 강관사업자 담합

[에너지신문]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강관 구매입찰에서 사전에 담합한 동부인천스틸, 동양철관, 세아제강, 하이스틸, 현대제철, 휴스틸 등 6개 강관 제조사들에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21억원이 부과되고 사업자 모두 검찰에 고발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 이하 공정위)는 20일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강관 구매 입찰에서 이들 6개 강관제조사들이 2003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총 33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예정사, 투찰가격, 낙찰물량의 배분을 합의한 사실을 적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부인천스틸, 동양철관, 세아제강, 하이스틸, 현대제철, 휴스틸이 이 기간 중 참여한 33건 입찰의 계약금액 총계는 7350억원(부가가치세 제외)이다.

과징금은 세아제강이 가장 많은 310억6800만원, 현대제철 256억900만원, 동양철관 214억4400만원, 휴스틸 71억4100만원, 하이스틸 45억1500만원, 동부인천스틸 23억8800만원 순으로 총 921억원이 부과됐다. 단 과징금액은 추후 관련 매출액 확정 등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이들은 가스공사가 2000년대 초반부터 천연가스 주배관 공사를 확대하면서 다량의 강관 구매 입찰을 실시하자, 최저가 낙찰제에 따른 저가 수주 방지와 균등하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이 사건을 합의를 하게 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6개 강관제조사들은 입찰당일 낙찰예정사로 합의된 사업자가 들러리사업자들에게 투찰가격을 알려주고, 들러리 사업자들은 낙찰예정사가 알려준 가격대로 투찰하는 방법으로 합의를 실행했다는 것.

다만 물량배분과 관련해 2012년 이전에는 합의된 내용대로 균등하게 물량배분이 이뤄졌지만, 2013년부터는 낙찰물량의 일부를 다른 업체에 외주를 줘 생산하는 것을 한국가스공사가 허용하지 않아 물량배분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공정위는 덧붙였다.

즉 가스공사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대면입찰방식으로 입찰을 실시했는데, 입찰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은 한국가스공사 입찰실에 들어가기 전에 만나 낙찰예정사가 들러리 사업자들에게 투찰가격을 알려줬고, 2011년 이후에는 전자입찰방식으로 입찰을 실시함에 따라 입찰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찰하거나 낙찰예정사의 직원이 들러리사를 방문해 감시하에 투찰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6개 강관제조사들에게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인 시정명령, 총 921억 6500만원의 과징금부과,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와 관련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가스공사의 강관구매 입찰에서 사업자들이 사전에 낙찰사와 들러리를 정하고 물량배분을 합의한 행위를 적발함으로써 장기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이를 통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입찰에서 경쟁질서를 확립하고, 관련사업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공정위는 공공 입찰 담합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며,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다.

[과징금 부과내역]   (단위:백만원)

* 과징금액은 추후 관련 매출액 확정 등에 따라 일부 조정될 수 있음

[강관제조사 일반현황]    (단위:백만 원, 명, 2016년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