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소형저장탱크 설치 수 2배
제주도의 약진…1년만에 153% 성장

[에너지신문] 가정상업용 LPG프로판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근래 수 년 동안 LPG업계의 앞에는 ‘침체’라는 표현이 의례적으로 따라 붙었지만 최근과 같은 흐름으로 가정상업용 LPG수요가 늘어난다면 업계는 더이상 ‘침체’됐다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밑바탕에는 물 만난 고기 같은 기세로 확대되는 LPG소형저장탱크 산업이 있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정상업용 LPG수요와 LPG소형저장탱크 산업, 둘의 연결고리를 확인해 본다.

최근 LPG소형저장탱크 보급 확산이 LPG시장에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가정상업용 프로판 소비량이 올 상반기 250만 6000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폭증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이 같은 프로판 사용량 급증은, 대부분 정부 사업을 통한 소형저장탱크 보급과 LPG배관망 설치 가정의 소비량으로 분석된다. 향후 단위가 큰 군단위 배관망까지 구축된다면 소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소형저장탱크는 2000년대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특히 식당이나 집단거주지 등 대량 수요처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LPG 특유의 취급 용이성과 가격이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 작년 설치된 LPG소형저장탱크, 6만개 육박

수송용 LPG시장의 위축, 수입사들의 고전 등 LPG업계는 긴 시간 동안 고전해왔다. 유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와 에너지 다변화, 그리고 LPG의 편리성이 낳은 “LPG는 위험하다”라는 오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LPG시장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송용 LPG 시장은 LPG차 사용제한 완화로 활력을 얻었고, SK가스가 울산에 PDH 공장을 걸립해 석유화학용 LPG로의 사업 다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한켠에서 조용히 자신 몫의 시장을 불리고 있는 것이 LPG소형저장탱크를 이용한 가정상업용 LPG 시장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집계한 전국에 설치된 LPG소형저장탱크 수는 지난해 5만 9922개로 나타나 소형저장탱크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50kg 이하 소형저장탱크의 경우 생산량과 설치된 숫자가 가장 많지만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정기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매년 집계하는 통계에서는 잡히지 않아 실제 숫자는 6만개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소형저장탱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1년 소형저장탱크 누적 설치량은 2만 9130개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3만 2032개, 2013년 3만 5457개, 2014년 4만 3005개, 2015년 5만 812개로 고속 성장하고 있다.

고작 5년 동안 설치된 소형저장탱크 설치 숫자가 두 배가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시장포화를 예견하기도 했지만 증가폭은 오히려 전년보다 커졌다.

용량별로는 0.5톤 이하 소형저장탱크가 3만 3596개를 차지해 전체의 56%를 차지했다.

0.5톤 이하가 전체의 51.5%를 차지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0.5톤 이하 소형저장탱크의 비율이 4.5%나 증가하면서 견실하게 시장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

이어 0.5톤 초과~1톤 이하가 1만 4805개로 24.7%, 1톤 초과~1.6톤 이하가 1980개로 3.3%, 1.6톤 초과~2톤 이하가 2853개로 2.8%, 2톤 초과~3톤 미만이 6645개로 11.1%를 나타냈다.

경기도가 1만 4970개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을 보였다. 이는 전체 숫자의 25%를 차지하는 숫자다. 뒤를 이어 경남이 7623개로 12.7%를 기록했다.

충북이 5232개로 8.7%, 강원도가 4806개로 8%, 충남은 4447개로 7.4%, 경북이 3479개로 5.8%, 제주도는 3229개로 5.3%, 대전은 3071로 5.1%, 대구경북지역은 2627개로 4.3%를 차지했다.

또한 전북 2681개로 4.4%, 인천 2575개로 4.2%, 전남 2269개로 3.7%, 광주전남 1070개로 1.7%, 부산 861개로 1.4%, 울산 700개로 1.2%, 서울 383개로 0.6%를 차지했다.

이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제주도의 약진이다. 2015년 소형저장탱크가 2105개였던 제주는 지난해 3229개로 늘어 153%의 성장률을 보였다.

▲ 2016년 전국 소형저장탱크 설치 현황

▶  밑바탕은 배관망사업과 판매업자들의 노력

이처럼 높은 소형저장탱크 설치보급률을 보이는 까닭은 마을단위 LPG배관망사업과 LPG벌크판매업체들의 단독주택 등의 신규시장 개척이 지속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LPG판매업소들의 벌크판매업 전환도 소형LPG저장탱크 보급이 증가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LPG배관망사업 등의 정부의 정책사업이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저소득층의 에너지복지 향상을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은, 도시가스가 현재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향후로도 공급되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에 대해 펼치는 사업이다. 이런 지역들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등유나 LPG용기 등 도시보다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강제됐다.

이런 에너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인해 도시와 농어촌 간의 에너지사용 불균형은 심화됐다.

특히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LPG용기는 용기로 공급하는 경우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도시가스의 두 배 수준의 비용이 부과됐다.

이런 현실 속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바탕으로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이며, 이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 LPG배관망사업이다.

한국LPG산업협회가 천안 삼곡마을 65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마을단위 LPG배관망 설치 시범사업에서 소비자들은 연료비가 절감되고 안전성과 편리성이 향상됐다고 입을 모았다.

LPG 유통단계 중 용기를 배달하는 과정이 사라지고, 벌크로리 차량을 통해 소형저장탱크에 LPG를 직접 충전하기 때문에 공급가격의 40%를 차지하던 유통비용이 크게 줄어들어 연료비가 30% 가량 절감되는 결과를 낳은 덕분이다.

복잡한 유통구조에 따른 비용상승 억제, 소형저장탱크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장점이다.

2014년 1월부터 3월말까지 삼곡마을의 세대별 월평균 LPG 사용량은 취사용의 경우 5.7kg, 취사 및 난방용의 경우 111.9kg로 분석됐다.

해당기간 삼곡마을 65세대가 사용한 LPG는 1만 5140kg이며, 사용요금은 1945만 4000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가구당 평균사용량을 기준으로 취사용 연료비는 기존 LPG용기 대비 40% 절감효과가, 난방용은 등유대비 28%의 절감효과가 발생했다.

가구당 동절기 취사 및 난방비는 기존 61만 4000원에서 43만 3000원까지 떨어졌다.

지자체의 LPG배관망사업이 가진 효율성과 가격경쟁력에 대한 기대감과는 달리 예산확보가 불투명해보였지만, 마을단위와 군단위 LPG배관망 사업에 대한 내년도 예산이 일부 확보됐다.

또한 LPG배관망사업 예산은 국회 예산결산 심사과정에서 증액 등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어 예산의 추가확보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LPG배관망 사업은 가평, 강화, 화천, 청송, 인제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한 협성이엔지, 동양엔지니어링, 씨티에너지, 고려플랜트 등 전국에 걸쳐 69개 업체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복잡한 유통 구조 사라져 비용 상승 억제돼

소형저장탱크 불량률 0.1%…일부 안전 우려도

▶ 노인복지시설 등 에너지취약계층에 큰 도움돼

소형저장탱크는 노인복지시설 등에도 설치돼 복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LPG산업협회가 정부 위탁을 받아 실시한 2016년 사회복지시설 LPG소형저장탱크 지원사업 결과를 보면, 사회복지시설 소형저장탱크 지원은 총 247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해 당초 목표였던 203개소보다 44개소 초과달성했다. 이에 총 24억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예정액을 모두 소진했다.

유형별로는 노인복지시설이 109개소 44.1%로 가장 많았으며, 마을공동시설은 73개소 29.5%로 나타났다.

그 뒤를 장애인복지시설 27개소가 10.9%를 기록하고 아동복지시설 21개소가 8.5%, 학교가 17개소로 6.8%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전라권이 106개소 42.9%로 가장 많았으며, 강원권은 35개소 14.1%, 대구·경북권은 30개소 12.1%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8개소 11.3%, 울산·부산·경남 등 동남권은 23개소 9.3%, 대전·충남·충북 충청권은 20개소 8%, 제주권은 5개소 2%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한 소형저장탱크는 에너지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큰 효과를 거둬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2017년 사회복지시설 LPG소형저장탱크 지원사업 예산은 2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억 5000만원 증액돼 총 225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대한 예산은 중앙정부가 80%, 사용자가 20% 부담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은 20%에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SK가스와 E1은 희망충전기금을 통해 소비자부담 20%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다.

SK가스와 E1은 2012년부터 LPG희망충전기금 사업을 진행해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있다. 첫해에 100억원을 시작으로 해서 SK가스와 E1 양사는 꾸준히 희망충전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 성장하는 시장 속에 경쟁하는 업체들, 다만 어두운 면도

국내에서 소형저장탱크를 수입·생산하는 주요 업체로는 한국ITO, 다임폴라특장, 부영에너지, 유인솔루션, 현진T&I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최근 생산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회사 간 영업협력, 해외사와의 제조협력 등 각자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업체가 영업현장에서 판매처 확보를 위해 지나치게 가격경쟁을 벌이거나, 경쟁사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흘리는 등 아쉬운 행보를 보이는 사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안전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밸브 등 저장탱크에 부착하는 다양한 부품에 대한 관리 체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소형탱크에 부착되는 부품 중 안전밸브와 글로브밸브, 볼 밸브, 압력조정기만 가스안전공사의 검사품으로 지정돼 있다.

500kg 미만의 소형탱크에는 성능인증을 받은 고압호스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과충전방지밸브 등 대부분 부품이 검사품이나 성능인증품에서 빠져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악용해 제품을 가공해 사용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크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소형저장탱크 자체의 불량률을 0.1% 이하로 보고 있지만, 소형저장탱크 업체들에는 소형저장탱크 이외의 부품들에서 일어나는 불량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소형저장탱크 사업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에 대한 우려와 위험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LPG소형저장탱크 시장, 서로 다투기보다는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면서 안전하고 간편한 LPG의 장점을 더 부곽해야만 더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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