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식생훼손 막고 수면 냉각효과 발전량 10% 늘어
2030년까지 5조 4000억 투자 대청댐 등 9곳 추가 개발

[에너지신문] 지난해 열린 제21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전 세계 195개국 정상들이 지구촌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기로 한 ‘파리협약’이 체결되면서 신기후체제가 출범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8억 5100만 CO₂톤)의 37%에 달하는 3억 1500만 CO₂톤을 감축하기로 해 혁신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충남 보령에서 ‘친환경 수상태양광 발전소’ 준공식이 열려 관심이 쏠렸다. 또한 농어촌공사는 지난 2일 영암호에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수상태양광’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에너지산업의 변화
‘파리협약’ 체결에 따른 신기후체제 출범을 전후해 미국, 중국 등 선진국은 화석연료 축소, 청정에너지 확대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 수준 이하로 감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도 2020년까지 약 420조원을 투자하는 ‘신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난달 발표했다.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탈(脫) 석탄정책 장기계획인 ‘Climate Action Plan 2050’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며, 지난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의장국인 프랑스 역시 2030년까지 화석에너지 소비를 30% 줄이는 ‘에너지전환법’을 지난해 최종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는 2013년 새 정부 14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대응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산업 육성 등을 선정한 후 지난해 4월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이행계획’과 지난해 11월 ‘2030 에너지신산업 확산 전략’ 등을 발표했다.

또 에너지신산업을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에너지신산업육성 특별법 제정, 규제개선 협의체 발족 등을 추진하고, 시장 진입규제 대폭 완화, 투자 촉진 등 정책 지원과 제도개선 사항을 올해 경제정책에 반영했다.

K-water, 수상태양광사업 ‘앞장’
K-water는 1973년 소양강댐 수력발전을 시작으로 다목적댐 수력, 시화조력 등 물과 관련된 청정에너지 개발을 통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K-water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18%에 달하는 총 1345MW의 발전설비를 가동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10%인 1753GWh의 청정에너지를 공급 중이다. 특히 K-water는 국내 최초로 수면 위에 태양광 설비를 띄워 발전하는 신개념 태양광 발전을 상용화함으로써 태양광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수상태양광’은 기존 육상태양광이 넓은 면적을 차지함에 따라 발생하는 국토의 무분별한 남용과 식생 훼손 등 환경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며, 수면의 냉각 효과로 발전량이 10% 이상 증가하고 조류 발생도 억제한다. K-water는 2011년 합천댐에 100kW 규모의 수상태양광 실증플랜트를 설치한 후 2012년 합천댐에 500kW 규모의 상용화 모델 설치에 성공했으며, 지난 2월 보령댐에서 2MW 규모의 수상태양광 준공식을 열었다.

보령댐 수상태양광은 다목적댐 설치에 따른 수질오염과 수생생태계 교란 등 환경적 안전성 우려를 3년간의 환경모니터링을 통해 완화했으며, 국회의원과 환경부, NGO, 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수상태양광 환경포럼과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검증 등을 통해 환경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 보령댐 수상태양광은 K-water의 주관 아래 LS산전, 포스코 휴먼스, 스코트라 등 대·중소기업간 협업을 통해 개발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수상태양광 생태계를 창조한 우수 협업사례로 꼽힌다.

수상태양광 개발 확대
K-water는 신기후체제 출범 후 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모델로 ‘댐 주변지역 친환경에너지 타운’을 들 수 있다.

댐 주변 친환경에너지 타운은 이미 설치된 수력발전 외에 대규모 수상태양광을 개발하고,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비를 활용해 주민발전소 건설을 지원함으로써 주민소득 증대와 청정에너지 보급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지자체가 주도해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주민수익 창출이 가능한 친환경 부대설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는 지역 내 에너지자립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K-water는 지역 내 전력사용량, 대수력 발전량, 수상태양광 잠재량, 상수원보호구역 지정현황 등을 고려해 합천댐 등 3개 댐 206MW 규모의 수상태양광을 2020년까지 개발한 후 2030년까지 충주댐과 대청댐 등 6개 댐 1609MW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K-water는 해수면을 활용한 태양광 설치도 계획 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조력발전소 주변에 해상풍력과 해상태양광을 설치하는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화호 에너지 클러스터는 조력과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가 복합된 전원단지로, K-water는 시화호 내측 수면을 활용해 2020년까지 20MW 규모의 해상태양광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K-water는 내륙의 수면뿐 아니라 바다와 접한 공유수면 상에서도 발전할 수 있는 태양광 설비를 보급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발전 추진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영암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발전시설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는 이달초 영암군 영암호에 80MW급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단지 조성을 위한 수면임대 입찰공고를 했다.

시설 규모는 영암호 전체 면적의 2.8%인 1.2㎢로 여의도 면적의 5분의 2에 달하며 추정사업비는 약 2000억원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약 1억kWh의 전력을 생산해 1만 600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

이번 사업은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기반시설을 본래 목적 이외의 용도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수면 임대 입찰공고는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되며, 입찰참가자의 제안서 평가를 거쳐 최종 발전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농어촌공사의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부응하고 전력수급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의 탄소 배출량은 석탄을 이용한 발전의 5%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간 탄소량 937만톤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농어촌 공사는 대규모 발전시설 설치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계한 에너지밸리를 조성하면 관광수익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기대효과에도 불구하고 수상태양광발전시설 면적이 영암호 전체면적의 3% 에 이르지 못한다지만 규모가 세계 최대인만큼 호수 풍광을 해칠수 있어 사업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어촌공사는 현재 전국에 수상태양광 발전단지 12개 지구 (발전규모 1만 1365kW)를 건설 운영중이고 앞으로 30개 지구 (5만 1440kW)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전남지역에 건설된 수상태양광 발전단지는 2013년 준공된 장성군 달성저수지에 210㎾급과 지난해 가동된 나주시 대도저수지에 500㎾급 발전단지 등 2곳이 운영 중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동남아시아 등 전력이 부족한 국가로 진출해 양·배수장과 마을의 전력 공급원으로 수상태양광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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