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호석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천지역본부장

▲ 임호석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천지역본부장.
[에너지신문] 입동이 지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추위가 시작돼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 시기가 오고 있다.
또한, 집집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다양한 준비들을 하느라 한창 바쁜 시기이도 하다.

이와 더불어 우리 모두가 항상 잊지 않고 염두에 두어야 할 월동준비중 하나가 보일러에 대한 점검이다.

국내 보일러 생산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연간 100만대 이상 생산되고 있으며 설치된 보일러도 1300만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매년 겨울철만 되면 심심치 않게 CO중독사고도 발생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해 12월에도 경남 의령군 한 빌라에서 보일러의 배기통 말단부가 이탈되면서 실외로 배기돼야 할 폐가스가 실내로 유입돼 CO중독으로 일가족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2년 11월에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배기통 연결부 이탈에 의한 CO중독사고가 발생해 아파트 주민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보일러 관련 사고는 설치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공식 집계된 건수만 하더라도 최근 5년간 28건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시설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일러 자체결함으로 인한 사고보다는 대부분 보일러에 연결된 배기통이 빠져 있거나 꺾여져 배기불량으로 인한 CO중독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다.

가스안전공사의 조사결과 최근 5년간 급·배기통 설치기준 미준수 및 결함 등 시설미비에 의한 CO중독사고로 12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률은 건당 0.79명으로 전체 가스사고 건당 사망자수와 비교할 때 약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사고는 인명을 앗아가는 중대사고를 유발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안전수칙만 지키면 충분히 예방가능하다.

첫째,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있어 CO중독사고를 막기 위해 가장 주의해야할 것이 바로 보일러의 배기통이다. 배기통은 보일러 가동 시에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외부로 배출되는 통로이기 때문에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일러를 가동하기 전에 배기통이 처져있거나 꺾여 있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굽어진 배기통은 응축수 또는 빗물을 고이게 해 배기가 원활하지 않아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고 발생된 CO가 실외로 배기 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배기통 연결부가 제대로 고정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위층 보일러 배기통에서 만들어진 고드름이 아랫집 배기통에 떨어져 그 충격으로 배기통 연결부에 틈새가 발생해 폐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실내로 유입된 사고가 일어난 경우도 있다.

셋째, 가스보일러나 순간온수기는 환기가 잘 되는 곳에 위치해야 하며, 빗물이나 찬바람을 막기 위해 환기구를 비닐 혹은 테이프로 막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환기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환기구는 반드시 열어 두고, 창문도 수시로 열어 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배기통 내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적절한 사고 예방법 중 하나이다. 하절기에 사용하지 않던 배기통에 새가 둥지를 틀거나 먼지가 쌓여 배기통을 막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주기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또한 겨울철 보일러 배관의 동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일러에 연결된 배관들을 보온재로 꼼꼼히 감싸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온재 대신 헌 옷 등으로 감싸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는 오히려 누수로 인해 젖은 옷이 동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보온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점검요령에 따라 지금 바로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맞이할 월동준비를 위해 우리집 보일러를 살펴보자. 사용자의 작은 안전실천이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첫 시작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