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옥 의원, “운영금 직접 지원…이사회 감시 기능 회피” 비판

[에너지신문] 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영국 다나(Dana)사가 스스로 은행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 공사가 직접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경영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정감사에서 전순옥 의원은 석유공사가 허술한 자회사 관리와 편법 지원으로 연쇄 부도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제441차 의사록’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다나사에 대한 더 이상의 자금지원을 못하겠다는 채권은행단의 입장을 전달받은 후 2015년 1월 29일 전격적으로 직접 지원을 결정했다.

다나사의 위기는 2014년 하반기에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였다는 것이 전 의원이 지적이다. 다나사의 2014년 수익은 320백만 파운드 가량 (한화로 약 640파운드)로 전년대비(680백만파운드) 약 절반 이상 수익이 떨어졌다. 2014년 6월 배럴당 115달러에 거래되던 국제유가가 2014년 하반기에 49달러까지 떨어진 영향이다. 이같은 저유가가 지속되면 다나사의 추정수명은 약 15년으로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벅차다는 채권은행단의 판단이다.

이같은 의견에 1월 16일 다나사는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뒤 석유공사에 ‘2015‧2016년까지 약 3억달러(한화 6300억원)의 자금 자금이 부족하니 자금지원을 약속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또한 1월 30일까지 3억달러 지원을 보증할 것이라는 약정서도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불과 14일만에 3억달러, 에 달하는 추가투자를 독촉할 만큼 다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에 석유공사는 채무비상황으로 디폴트 선언이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1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다나사 자금지원의 긴급성과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긴급하게 소집된 이사회의 이사들은 다나사의 촉박한 지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 전 의원의 설명이다.

전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이사회에 참가한 모 이사는 국제유가 탓하며 ‘급한 불 부터 우선 끄자는 식’의 조급한 지원이라고 우려했으며 ‘다나사의 경영실적 등을 토대로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결정적이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사는 ‘2년동안 자금 지원을 약속한다’는 계약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사들 간의 갑론을박 끝에 석유공사는 ‘2년 내에 다나사 운영자금 부족 시 3억불을 지원한다’는 이사회 의결을 받아냈다.

전순옥 의원은 “석유공사는 다나사 이사회 의장으로서 지금까지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해 놓고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것은 관리 허술”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원기간을 2년으로 의결받은 의도가 뭐냐”며 “경영상태가 나쁜 기업에 계속 지원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이사회를 허수아비로 만든 석유공사의 꼼수를 맹비난했다.

한편 석유공사 측은 아직까지 지급된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