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급계획, 설비예비율 15%면 충분?
전력수급계획, 설비예비율 15%면 충분?
  • 권준범 기자
  • 승인 2015.06.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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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유럽 15% 이내..."원전 증설 필요 없어"

[에너지신문]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의 설비예비율 22%에 대해 과잉설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OECD 주요 국가들의 설비예비율 목표가 15% 이내로 우리와 대조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의 'OECD 주요국가의 전력예비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OECD 주요 국가들이 계획단계에서 설비예비율 목표치를 15% 이내로 정하고 있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불확실성 대비 발전설비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중장기 투자용량을 남겨둬 장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7차 계획안의 설비예비율을 미국과 유럽처럼 15%로 설정하고 중장기 발전설비를 확정짓는 대신 투자용량으로 남겨둘 경우 신규원전 2기와 기확정된 4379MW 원전4기 분량의 발전설비를 건설할 필요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중장기 설비예비율 목표치를 15%로 권고하고 있으며 현재는 20% 내외의 설비예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2025년 전망에서는 15% 기준치에 맞춰 설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은 4개의 지역별로 10년간 설비예비율 전망을 제시하고 지역별로 14~17%의 설비예비율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기전력수급 전망 및 전력수급 안전성 평가는 북미전력안전성협회(NERC)가 수행하고 있다.

2024년 기준 확정설비만 반영한 설비예비율 전망은 동부권 14%, 서부권 13%, 텍사스권 4%, 퀘벡권 12%으로 기준치인 15%보다 낮다. 불확정설비를 반영했음에도 기준치인 15%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미국 ERCOT지역에서 가장 경제적인 최적 설비예비율을 계산한 결과 10.2%가 나왔다. 설비예비율이 10.2%보다 높아지면 발전설비 건설비(capital cost)와 용량요금이 증가해 비효율성이 발생하고, 설비예비율이 최적치(10.2%)보다 낮으면 긴급 수급을 위한 비용 등으로 비효율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연간 에너지전망'에서 2040년까지 미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거시경제상황과 유가전망에 따라 필요 발전설비량과 발전원 계획을 6개의 다양한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은 34개 국가의 41개 계통운영자를 대표하는 계통운영기관인 ENTSO-E가 EU 지침에 따라 주기적으로 송전계획 및 전력계획을 수립한다.

2014년 공급예비율이 21.7%이며 2020년 19.3%, 2025년에는 15.1%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은 가스 및 전기시장처(OFGEM)는 전력공급예비율이 2015~16년 동계에 4.2%, 2017~18년 동계에 9%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은 단일 전력망으로 연결돼 있어 개별국가보다 유럽 전체의 공급안정성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EU는 2050년까지 발전원 구성을 전망하고 있으며 원전과 화력은 2010년 각각 27%와 47%에서 2030년 22%와 32%로 낮아지며,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이 6%에서 28%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에도 2040년까지 신규 발전설비는 가스발전이 167GW로 가장 크며 풍력발전설비가 49GW, 태양광발전설비가 48GW으로 기저발전인 원전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설비예비율이 장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도입될 발전설비 계획을 확정하지 않고 중장기 발전설비 투자용량을 남겨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처럼 중장기 발전설비 투자용량은 남겨두고 설비예비율을 15%로 계산하면, 적정설비규모가 12만8718MW로 확정된 설비규모 13만3097MW보다 4379MW가 적다. 6차계획까지 확정된 설비중에 4379MW 원전4기 분량의 설비를 건설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2010년 이후 전력수요 증가세가 감소, 지난해는 0.6%에 불과했다. 정부는 온화한 기후 및 정부 수요관리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반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제조업의 위기, 특히 건설경기하락에 따른 전력다소비업종인 철강과 제련업체의 마이너스 성장 등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7차계획에서 우려하고 있는 수요, 공급의 불확실성은 2025년 이후이고 향후 전력수요를 보며 결정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과잉설비는 수조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정부는 주요국의 설비예비율을 토대로 7차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불확실성 대비 설비계획은 향후 전력수요 전망을 지켜본 후 수립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설비예비율 목표치를 15%로 했을 경우 6차계획까지 확정된 4379MW의 물량을 건설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월성1호기를 비롯한 노후원전을 단계적으로 폐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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