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 새민련 의원, "기술평가자문사 평가자료 왜곡"

[에너지신문] 한국석유공사 주자문사였던 메릴린치가 하베스트 생산광구(상류부문) 매장량에 대한 자산가치를 과대하게 부풀리고 기술평가자문사(Ryder Scott사)의 평가자료까지 왜곡해 인수가격을 산정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정희 의원실에서 31일 밝힌 내용이다.

전 의원 측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매장량 평가자문사였던 라이더스캇(Ryder Scott)의 실사평가서를 토대로 총 매장량에 대해 29억2300만불(CAD)의 자산가치를 산정했다. 그런데 메릴린치는 국제표준 매장량 평가기준보다 약 12억9000만불(CAD)을 과다 평가했고, 라이더 스캇이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한 매장량까지 자산가치에 포함시켜 하베스트 인수가격을 높였다는 것.

국제표준에 따르면 확인매장량(Proved)은 90%, 추정매장량(Probable)은 50%, 예상매장량(Possible)은 10% 정도 매장량 인정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메릴린치는 석유공사의 내부규정에 따라 확인매장량, 추정매장량을 모두 100%, 예상매장량을 50%나 인정, 총 25억400만불(CAD)을 자산가치로 인정했다고 전 의원측은 주장했다.

또 라이더 스캇의 매장량 실사보고서에는 매장량외에 발견잠재자원량, 탐사자원량, 오일샌드, 메탄가스 등을 평가했지만 이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자산가치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런데 메릴린치는 이런 자원량을 모두 자산으로 인정해 총 4억1900만불(CAD)을 인수가격에 포함시켰다는 설명이다.

라이더 스캇은 추가생산가능 매장량(incremental reserves)을 경제성 평가에 반영하기 어렵다고 했음에도, 메릴린치는 이 매장량을 3억6400만불(CAD)의 가치로 환산해 인수가격에 반영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부 광구에서는 추가생산가능성을 실험한 결과 99.2%에서 물(Water-cut)이 발견돼 유가스 추가생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됐지만 메릴린치는 이런 광구의 추가매장량 가치를 3800만불(CAD)이나 인정했다고 전 의원측은 설명했다.

또 라이더 스캇은 하베스트 광구에 매장된 오일샌드는 생산구간의 두께가 얇아 수평정공법(SAGD)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워 경제성 평가를 유보했지만 메릴린치는 오일샌드의 자산가치를 1억6800만불(CAD)이나 인정했다고 밝혔다.

라이더스캇은 하베스트 일부 광구(Crossfield, Red Earth, Rose Creek)를 대상으로 지질학적 성공가능성을 조사한 결과, 성공확률(GCoS)이 각각 0.40, 0.35, 0.69로 평가했다. 이런 평가는 곧 투자가치가 없으며, 경제성도 없다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메릴린치는 이런 광구의 발견잠재자원량, 탐사자원량에 대해 1억5200만불(CAD)의 가치를 산정해 인수가격에 반영했다는 주장이다.

전정희 의원은 이와 관련 “하베스트 하류(정유시설) 가격을 과다하게 산정해 인수했다는 것만 알려졌는데 라이더스캇의 매장량 실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메릴린치가 라이더스캇의 평가를 왜곡해 상류(생산광구)부문까지 자산가치를 엄청나게 부풀렸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게다가 석유공사는 매장량 인정범위를 넓게 잡아 자산가치를 과다평가의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배임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전정희 의원은 또 “메릴린치는 석유공사의 자문사로 매장량에 대한 자산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해 인수가격을 낮춰야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오히려 자산가치를 부풀려 매도인에게 유리한 인수협상을 이끌었다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라며 “검찰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인수과정에서 국제적 사기행각이 있었는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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