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S-OIL 주유소 휘발유 1594원 판매
내달 국내 평균 휘발유가 1700원선 붕괴 유력

▲ 전국 최저가 주유소(사진출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 캡처)

[에너지신문] 국내 유가하락세가 이어지며 ℓ당 1500원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국 평균 가격도 1700원 초반 대에 형성되고 있어 내달엔 1600원선 진입이 유력하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7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729.41원으로 2010년 3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최저가인 경북 칠곡 S-OIL 제이엠오일랜드 제1주유소가 1594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자영주유소인 칠곡 금암고속주유소도 1599원으로 가격을 내려 ℓ당 1500원대 주유소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7월 1주(1859.2원/ℓ)을 기록한 이후 11월 2주(1735.6원/ℓ)까지 19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하락 폭은 총 123.6원/ℓ원으로 주당 평균 6.5원/ℓ이 내린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하락폭이 10원/ℓ 안팎으로 확대된 만큼, 추세를 반영하면 내달 평균가는 1600원대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같은 국내 유가 하향 안정화는 국제 유가의 영향이 크다. 17일 기준 두바이유의 거래가는 배럴당 75.14달러에 머물렀다. 소폭의 등락은 있지만 지난해 6월 이후 30% 가량 하락해 최근 4년간 최저 수준이다.

이같은 유가 약세는 국제정세가 크게 반영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는 줄고 있는데 반해 셰일 혁명 덕분에 미국의 원유 공급이 늘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달러화 강세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있다.

특히 중동 산유국의 리더 격인 사우디의 태도가 유가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다. 14일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OPEC 내에 가격전쟁은 없으며, 사우디의 석유정책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혀 감산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중동의 감산 없이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점차 확대돼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최근 발표한 10월 월례보고서에서 중동의 원유 감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에도 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저유가는 소비자는 물론 국내 산업 전반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입 비중이 큰 에너지 품목의 가격 하락으로 무역수지 흑자폭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기름값은 물론 LPG 등 타 에너지 가격도 동반 하락해 서민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단,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비상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원유 재고분의 가치가 하락하고, 정제마진 역시 낮아져 정유부문의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손도 채산성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기름 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정유사가 챙기는 마진만 더 떨어지는 구조여서 국제유가 하락을 꺼리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 셰일가스 경계 차원에서 중동 국가들이 공급량을 오히려 늘려 내년 유가가 60달러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걱정”이라며 “유류세 조정 등 업계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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