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의원 “저가 국가REC 시장개입으로 시장 붕괴”

[에너지신문] 산업부가 대기업에 415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신재생발전 의무이행보전금을 지급하면서 오히려 신재생 보급 확산을 저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하진 의원은 2014년 종합국정감사에서 RPS제도(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의 운영에 대해 강력히 질타하며 이같은 주장을 펼쳤다.

RPS제도란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50만Kw 이상 발전사업자가 매년 발전량 중 일정량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로서 의무할당제 또는 공급의무화 제도로 불린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기존 발전보다 고비용이다 보니 정부는 2002년부터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시행하여 그 손실을 보전해 주고 있다. 또 매년 약 3,000억원의 전력기반기금 재원부담과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의 정체를 이유로 이 제도와 함께 2012년 RPS 즉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추가로 실시했다.

이에 대해 전하진 의원은 “RPS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자 육성보다는 발전의무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된 제도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산을 오히려 저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자에게 직접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FIT와는 달리, RPS는 발전의무자가 신재생에너지의 의무발전을 이행하면 그에 따른 의무이행보전비용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발전의무자는 직접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거나 또는 다른 사업자가 생산한 발전량을 문서화한 REC(공급인증서)를 구매하는 것으로 의무발전량 수행을 대신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이런 REC가 민간REC와 국가REC가 있는데 국가REC가 민간에 비해 5배나 많고 이 물량으로 인해 시장기능을 상실해 버렸다는 데 있다. 정부가 민간에 준 보전금은 지난해 한해에만 4150억원에 달한다.

예를 들어 A발전사가 국가로부터 50%의 FIT지원을 받아 발전하는 경우에, RPS제도 하에서 A발전사는 위 발전원을 통해 의무이행을 충족한다. 이때, 국가는 지원금 50%에 대해 국가REC를 발급한다. A발전사는 부족한 의무이행을 충족시키기 위해 REC를 구매하면 되는데 이 때 국가REC 또는 민간REC를 구매하면 된다.

하지만 국가REC가격은 민간에 비해 현저히 싸다. 민간발전사로서는 발전에 따는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만든 REC를 헐값에 판매할 수밖에 없어 사업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심지어 정부는 이런식으로 REC를 구매하면 의무의행을 했다고 다시 의무이행보전금을 지급한다. 결국 발전의무자는 이중 삼중으로 보조를 받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 전 의원의 주장이다.

전 의원은 “기존 발전원 처럼 원가에 적정 마진을 책정해서 우선 구매해 주겠다는 약속만 시장에 확실하게 하고 장기적으로 구매해주면 시장이 자발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현재 정책은 신재생에너지 확산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력 구매 시스템을 단순화하여 신재생에너지도 기존 발전원별 원가에 적정 마진을 정해 구매하듯이 태양광, 풍력 등 발전원별 가격 선정을 진행해 지속적으로 우선 구매를 해줌으로서 시장에서 자발적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발전의무자에게 지급되는 이행보전금 프로세스를 개선해 직접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유도를 위한 시장을 형성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