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기업 대부분 2분기 ‘저조’
최근 가격 반등 조짐…기대감 ↑

국내 태양광산업은 심각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 직격탄을 맞았으며 현재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지만 지금도 업계의 고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매출 실적에서 극명히 나타난다. OCI, 한화케미칼, 신성솔라에너지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양광 기업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적으로 여러 호재가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유럽이 위축된 반면 미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공급과잉에 따른 위기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부, 지자체가 제도 개선을 통해 태양광 보급 확대에 팔을 걷어부침으로서 내수시장 확대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큰 상황이다.

▲국내 기업 2분기 실적 ‘암울’

OCI는 지난 2분기 매출액 1669억원, 영업이익은 -3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매출은 37%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적자를 나타났다.

983억원이라는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 이후 분기별 영업손실 폭이 계속 줄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나 셀·모듈 제조기업들이 쓰러져 나갈 때 폴리실리콘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폴리실리콘 부문 글로벌 탑 티어인 OCI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인은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데다 중국과 EU의 태양광 무역분쟁에 따른 불똥이 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과잉 문제는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추세지만 떨어진 가격의 회복은 더딘 편이다.

의욕적으로 태양광 시장에 뛰어든 한화케미칼 역시 2분기 -342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66억원, 올 1분기 대비 66억원이 각각 늘어난 것이다.

영업익은 줄었으나 2분기 매출액은 398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전세계 설치시장의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화케미칼의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중국산 태양광모듈 업체들이 EU의 반덤핑 예비 판정을 앞두고 현지에서 밀어내기 전략을 펼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태양광사업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7500만달러로 1분기 매출(1억3700만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신성솔라에너지도 1분기 매출 7500만달러에서 2분기 4300만달러로 역시 급감했다.

대부분 유럽시장을 주 타겟으로 삼고 있는 국내 태양광 제조기업들은 유럽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일본, 동남아 등 새롭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양광 산업의 기대요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양광 산업이지만 기대요소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를 통해 내수 설치시장 규모가 증가했으며 정부와 지자체들의 태양광 확대 정책들이 줄줄이 발표되고 있는 것.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및 재정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방안’에 따르면 태양광 의무공급량은 내년부터 2년간에 걸쳐 300MW를 추가, 태양광 보급목표가 1.5GW로 늘어난다. 이를 통해 내수시장 확대 및 원활한 RPS의무 이행기반이 다져질 것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RPS 시행 직후부터 업계가 꾸준히 주장해오던 ‘소규모 발전사업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12년간 발전사와 고정가격으로 장기계약 체결이 가능한 판매사업자 선정 규모를 연간 100MW에서 150MW로 늘리고 판매물량의 30%를 소규모 사업자에 배정키로 했다. 현재 30kW 이하 발전소에만 적용하는 가중치 우대대상도 100kW 이하 소규모 발전소까지 확대키로 했다.

가정에서 정수기처럼 대여료를 지불하고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태양광 대여사업자’ 제도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기설치비 부담이 큰 태양광설비를 최소 비용으로 전담사업자가 설치에서 유지보수까지 일괄 책임지는 형태로 태양광발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또한 전국 지자체 최초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부활시켰다. 서울시는 50kW 이하 소형 태양광발전소를 대상으로 설치 후 5년간 발전량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마련, 시행됨으로써 내수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특히 더 어려워진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한 유럽을 대신할 내수지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정책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내수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도별 태양광 설치용량 전망

▲폴리실리콘 가격, 확실한 반등 조짐

전문가들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태양광 제품의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물량 소진 △신흥시장 수요 증가 △글로벌 무역분쟁 해소 등을 꼽고 있다.

태양광 벨류체인의 시작인 폴리실리콘의 최근 가격 동향을 보면 이같은 예측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태양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18달러를 넘기며 업황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6달러 선까지 떨어진 후 지난달 말까지 3개월 간 16달러대를 유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큰 상승폭이다.

공급 과잉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대규모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시간이 갈수록 공급과잉 물량이 가파르게 소진되면서 폴리실리콘의 20달러대 재진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OCI를 비롯한 메이저 폴리실리콘 기업들의 생산원가 마지노선은 20달러 선으로, 20달러대에 진입하게 된다면 손익분기점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업황 개선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밸류체인들의 가격은 크게 변동이 없으나 웨이퍼와 모듈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상가격 회복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상황을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올 초 폴리실리콘 가격이 18.60/kg달러까지 회복됐을 때도 지금과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며 “최소한 올해 까지는 차분히 가격 동향을 지켜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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