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도시 면적 ‘UAE 아즈반’ 우선협상대상 선정
설비용량 1500MW...연평균 4500GWh 전력 생산

[에너지신문] 한국서부발전이 글로벌 에너지기업 컨소시엄과의 경쟁을 뚫고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의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UAE 수전력공사(EWEC, Emirates Water and Electricity Company)가 발주한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 사업’에서 서부발전‧EDF-R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서부발전 이사회는 지난달 이와 관련한 투자승인을 마쳤다.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 사업 예정 부지 위치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 사업 예정 부지 위치

이번 사업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부지에 약 1조원 이상을 투입, 발전용량 1500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초대형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설비용량과 사업비 모두 한국 기업이 수주한 태양광발전 사업 가운데 단일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발전소 면적(2000만m²)은 축구장 2850개 규모로 분당신도시 넓이와 맞먹는다. 연평균 예상 발전량은 약 4500GWh이며, 이는 인천광역시의 한 해(2022년 기준) 가정용 전력 소비량과 같다.

공사는 오는 6월부터 시작돼 2026년 7월 마무리되며 준공 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태양광발전소가 될 전망이다. 향후 30년간 생산될 전력은 EWEC가 구매를 보장하며 누적 매출 전망치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본금연계대출(EBL, Equity Bridge Loan)을 활용한다. EBL은 사업 참여사(주주)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사업에 투입할 자본금을 빌려주는 선진금융기법.

대출 기간에는 이자만 갚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금을 납입해야 하는 부담에서 자유롭고, 만기 때는 그동안 적립한 배당금과 대주단 성공보수 등을 상환자금으로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서부발전은 국내 기자재 업계의 동반 진출을 위해 사업 입찰 과정에서 설계‧조달‧시공(EPC)사와 협상에 나서 3000만달러 이상의 한국산 기자재 사용을 관철했다. 국내 고압전선, 변압기 등과 전력 제어 기술 업체의 경쟁력을 적극 홍보한 결과다라는 게 서부발전의 설명이다.

서부발전은 2019년 중동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척에 뛰어들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랑스 국영전력기업 EDF(Electricite de France)의 신재생발전 자회사인 EDF-R(Renewables)과 협력, 총사업비 약 6000억원 규모의 오만 마나(Manah) 500MW 태양광발전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서부발전과 EDF-R은 오만 마나 사업 수주에 기반해 장기 파트너십을 약속하는 ‘중동 북아프리카 신재생‧수소사업 전략적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는 이번 UAE 아즈반 사업에서 양사가 긴밀한 협력으로 성과를 낸 배경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UAE 순방에서 강조한 한-UAE 간 전략적 협력 분야다. 서부발전은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제2의 중동 붐’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자평했다.

서부발전은 중동 붐을 이어가기 위해 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의 대규모 입찰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동에서만 발전용량 2000MW에 달하는 사업을 따낸 만큼 이곳에서 만든 무탄소 전력으로 그린암모니아·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연계, 규모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수소를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 설명하며 생산에 강점이 있는 중동, 유럽 등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부발전의 이번 수주 성과는 정부의 ‘무탄소에너지연합’(CFA, Carbon Free Alliance) 결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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