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역할 강화 위해선 예산 확대 ‘절대적’

임기중 회원국 지원 위한 파트너쉽사업 등 집중
사무국 주도 국제협력사업·글로벌 전문가 양성도

[에너지신문] 아·태원자력협력협정(RCA)은 IAEA 내 원자력 기술 개발 및 훈련에 관한 아시아태평양 지역협력 협정으로 지난 1972년 발효됐다. 현재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인도, 호주, 필리핀 등 아태지역 22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 활동 중이다.

RCA 운영 업무를 총괄하는 RCA 사무국은 2002년 한국에 설립된 이후 올해로 22년째를 맞고 있다. 원자력에 관한 회원국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 진행하고 있는 사무국은 회원국 간 협력과 소통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본지는 지난달 2일 취임한 김대기 제7대 RCA 사무국 사무총장으로부터 사무국의 비전 및 올해 주요 계획을 들었다.

올해 사무총장에 취임하셨다. 취임 소감 및 각오를 들려 달라.

RCA 사무국은 세계 6위 원자력 발전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하고, 원자력 비발전 분야에서 아·태 지역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2년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설립됐다.

22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RCA 사무총장 취임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회원국들을 위해 행정지원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국제협력 사업들을 확대, 회원국 공동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취임 후 약 1개월 동안 사무국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고, 22개국을 대표하는 국제 사무국으로서 어떻게 하면 회원국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지 숙고했다.

실무 직원 및 협력 기관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 사무국의 제2 도약을 위해 사무국의 역할 확대와 미래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야 함을 느겼다.

아·태지역 원자력 협력기구로서, 회원국들의 국제협력사업을 확대하며, 기 설치된 정책연구센터 기능을 강화하고 신규로 인력양성 센터를 설치하여 아태지역 원자력 협력의 중심 기구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3년의 임기 동안 RCA 사무국의 주요 업무계획 및 핵심 목표는?

설치 22주년을 맞이한 올해를 기점으로 22개 회원국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국제환경 속에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회원국 간 국제협력을 이끌어갈 선도적 협력기구로 3개의 도전과제를 제시, 사무국 제2의 도약을 이끌어가고자 한다.

첫 번째로 UNDP 등 국제기구, ASEAN·EU 등 지역협의체, 미국·유럽 등 선진국으로부터 재원을 확보해 RCA 회원국들을 지원하는 파트너쉽 사업을 확대할 것이다.

사무국의 임무 중 하나는 역외 국가 또는 국제기구나 회원국 기관 등으로부터 재원을 확보, RCA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무국은 RCA-KOICA, RCA-UNDP, RCA-UNOSSC(남남협력사무소), RCA-ASEAN, RCA-ARCCNM(아시아 핵의학 협의회) 사업 등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파트너쉽 사업을 지속 개발, 수행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미국에너지부(DOE)와 공동으로 RCA 회원국 대상 전자빔 국제협력사업에 착수했다. 전자빔은 식품, 의료기기 멸균, 환경오염 물질 분해, 고분자 재료개발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 기술 분야로 이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RCA 회원국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는 DOE와 RCA 사무국이 5년간 공동 투자해 아태지역을 대상으로 전자빔 기술을 전수하는 본 사업을 진행한다.

향후 다양한 기구와 기관들로부터 재원을 확보, RCA 회원국들을 지원할 수 있는 파트너 쉽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기관 협의를 구성·운영하고 매월 1개 기관 이상을 발굴, 방문해 RCA 사업 및 사무국을 설명하고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회원국들의 수요에 기반한 RCA 사무국 주도 국제협력사업 지원 확대다.

사무국이 아태지역 원자력 협력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선도 기구로 도약해 나가려면 회원국의 수요에 맞는 사업을 개발하고 사무국이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는 맞춤형 협력전략이 필요하다.

사무국은 그간 RCA 협력체제 하에서 회원국 간 협력활동 지원, 원자력 기술협력을 위한 교육 훈련 사업,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공동협력사업 등을 수행해왔다. 그 결과 회원국은 사무국이 주도하고 있는 사업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고 상호 공동협력사업 발굴, 한국 기관과의 상호협력 지원 등 사무국의 역할 확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요구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회원국들은 사무국이 RCA 사업 관리 업무, 회의 결과, E-러닝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정수요를 지원해주기를 희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서비스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워킹그룹 활동에 대한 지원 및 관리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RCA 사무국 내 아태지역 정책연구센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신규 인력양성센터를 설치, 미래 글로벌 원자력 전문가를 양성에 기여할 것이다.

아태지역 원자력 핵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학위과정-실무교육-심화교육의 단계별 지원을 위해 사무국에서 수행하는 RCA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재정비, 실무교육과 심화교육으로 확대하는 교육사업을 추진한다. 또 회원국 수요 맞춤형 사업과 미래 공동연구 및 협업 가능 분야의 인력양성 플래그십 사업 신규 추진 등 아태지역 원자력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인력양성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정된 자원을 선택과 집중으로 투자하고 관련 업무수행의 체계화, 프로세스 개선, 협의체 운영관리 등 실효성 있는 사업 관리체계를 구축해 인력양성사업을 체계화하고 고도화할 것이다.

▶ 22개 회원국 간 원자력 관련 정책이나 입장에 차이가 있을텐데, 공동연구 및 협력사업에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무국의 역할은?

RCA는 원자력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과 교육훈련을 통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을 목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주도하에 정부 간 협정을 맺은 국제조약이다. 이 조약을 근거로 22개 회원국이 가입, 활동하고 있으며 회원국 정부 대표 또는 원자력 관련의 기관장을 RCA국가 대표자로 선출해 모든 정책·사업 활동에 대한 심의, 승인 등 협력 활동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

RCA는 만장일치제로 모든 의사 결정이 추진되는 만큼 기술 공여국부터 도입국, 도입 예정국까지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공동의 이슈를 발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기술 도입국 중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경우 더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응용을 확장하여 기기의 유지보수 및 효율적 활용에 대해 수요가 높지만, 기술 도입 예정국의 경우 기기 도입을 위한 예산확보 방안 및 전문가 양성에 대한 전략 또한 미비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포용하고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무국은 매년 2회씩 열리는 회의(4월 RCA 국가대표자회의, 9월 RCA 총회) 및 의장국 지원 등을 통해 회원국 정부 간, 유관기관 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력기구로서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회원국들이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워킹그룹 구성 및 운영, 그리고 이를 사무국이 중심이 돼 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 사무국 핵심 업무에 대한 회원국들의 평가는? 그리고 개선,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사무국은 설립 이래 RCA의 오너십 및 인식 제고, 파트너십 확대라는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RCA 협력활동 지원 및 인력양성,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UNDP·DOE와의 파트너십 구축, 방사선의학 및 환경분야 연구활동 수행, 회원국 석사학위 프로그램 지원 등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20여년간 1300여명이 넘는 아태지역 원자력 전문가에게 역량개발을 지원하고, 코로나 시기에는 200개 이상의 방사선 분야 e-콘텐츠를 개발해 온라인 교육을 제공했다. 또한 KAIST 석사과정 운영을 통해 회원국 40여명의 석사를 배출했고,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등 협력채널을 확장해 매년 20여명의 석·박사 과정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특히 사무국은 방사선 안전분야, 전자빔 이용 기술 분야에서 IAEA, ASEAN 등 국제기구를 비롯해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최초의 역외 기술전수 사업을 추진하는 등 아태지역의 전문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아태지역 공동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그간 우리 사무국은 회원국과의 원자력 협력을 강화, 회원국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개발·운영하는 등 국제적인 신뢰와 위상을 높여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전문성에 대한 보완 의견이 제시된 바 있어 아태 정책연구센터를 설치하고 지난해 원자력 전공자 및 정책 전공자를 충원, 회원국 간의 국제협력에 필요한 정보지원 등 정책 지원을 위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센터 지원책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현재 사무국이 당면한 과제(현안)와 해결방안은?

사무국은 RCA 인식제고 및 아태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그 역할 확대를 IAEA 및 회원국으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아태지역에서의 전략적인 협력 추진 필요성과 회원국 협력 수요 증가 추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사무국의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예산의 확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해 아태지역 정책연구센터 설치를 통해 회원국의 원자력 기관 현황, 애로 기술 해결을 위한 회원국 간 협력 매칭, 회원국 원자력 동향 제공 등 회원국의 국제협력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 원활한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사무국 내에 아태지역 인력양성센터를 설치한다면 회원국들간의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예산과 기능 확대를 통해 사무국이 RCA에 명확하게 근거를 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RCA 사무국의 국내외 협력기관들은 어떤 곳들이 있는지? 또 이들 기관과의 주요 협력 업무는 무엇이고, RCA만의 역할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사무국은 방사선 안전분야, 전자빔 이용 기술 분야에서 여러 국제기구를 비롯해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 협력해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아태지역 공동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RCA 사업책임자, 전문가 및 교수요원으로 참여하는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기술원 및 서울대, 한양대, 민간 산업체 등 원자력 과학기술 산학연을 연계해 선진기술을 회원국에 전수하고 공동의 번영을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RCA 사업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증진을 위한 홍보활동, 교육훈련 등으로 국내 관련 기관과 형태가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사무국은 원자력분야 국내 유일의 국제사무국으로서 사업 추진에 있어 협력대상과 접근방법, 사업 분야, 그리고 의사결정 주체 등이 상이하다.

국내 유관기관의 경우 협력대상국과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협력을 추진하고, 국익차원에서 원자력 및 방사선이용분야에 대해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국내 유관기관은 의사결정 주체 또한 기관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RCA의 경우 22개 회원국 모두가 협력 대상이며 지역협력의 관점에서 접근, 공동의 번영을 실현할 수 있는 사업들을 회원국과 함께 선정하여 추진 및 수행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RCA 사무국 유치를 통해 아태지역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는 RCA 회원국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IAEA의 Grossi 사무총장이 사무국 설치 20주년 행사에 참여할 정도로 IAEA도 아태지역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RCA 사무국의 활동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특히 회원국들의 사무국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원전 6대 강국의 이미지에 걸맞도록 회원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아태지역 개도국들은 향후 우리나라 SMR 수출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므로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관점에서 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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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기 사무총장은?

1968년생으로 영국 버밍험대학교에서 전기전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과학기술처 근무를 시작으로 과학기술부 동북아협력과장,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협력과장, 미래창조과학부 우주정책과장, 우주·원자력협력과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예산총괄과장 및 주오스트리아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단장 등을 역임했다.

김대기 사무총장은 RCA 사무국을 아시아·태평양지역 원자력협력기구로 지속 발전시킬 리더십과 역량을 갖춘 인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지난 30년간 IAEA 파견 근무 경력과 함께 과학기술 분야 정책 및 협력 전문가로 국제적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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