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조선기자재 최고 기업 ‘삼공사’와 국산화
성과공유제도 결실, 5년간 96억원 수입대체효과 기대

국내 도입되는 LNG는 대부분 LNG 선박을 이용한 해상운송이 이뤄진다.

이때 LNG선박의 접안(배를 항구에 대는 것)과 계류(배를 단단히 붙잡아 놓음)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류상태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동안 국내에서 이 ‘선박 접안 및 계류 통합감시 시스템(DMIS)’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왔다. 한국가스공사 또한 LNG 저장기지에서 덴마크산 제품을 수입, 활용해 왔다. 이는 GS칼텍스 등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인 상황.

수입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고가인 점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부품 도입과 엔지니어 파견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시간적인 단점까지 부담해야 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기존 ‘선박 접안 및 계류 감시 시스템’의 가격은 한 1식(Jetty)당 평균 15억원 정도 소요된다. 여기에 해외 엔지니어의 파견 시 회당 평균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금전적인 부분은 둘째 치더라도 사고나 고장이 발생할 경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엔지니어의 파견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아 부두 운영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자연스럽게 제품의 국산화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그만큼 절실했다고 볼 수 있다.

▲ 안전한 선박 접안 및 계류를 돕는 삼공사의 QRH(Quick Release Hook) 장비.

‘선박 접안 및 계류 통합감시 시스템’ 국산화 성공

이러한 수입시스템의 고비용과 불편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와 (주)삼공사(대표 정진석)가 손을 잡고 결실을 맺었다.

두 회사는 2012년 4월부터 약 10개월의 연구기간을 거쳐 ‘선박 접안 및 계류 감시 시스템’의 국산화를 실현해 냈다. 가스공사의 지원과 현장 운영경험, 삼공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룬 결실이다.

국산화에 성공한 부두용 DMIS 1식의 가격은 15억원 가량. 향후 5년간 국내 해양플랜트 및 부두에 필요한 물량을 고려할 때, 96억원 정도의 국산화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외국 부두설비에 대한 수출도 계획하고 있어 향후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수입제품에 비해 대폭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진 것은 물론이다.

가스공사는 국산화가 완료된 제품을 삼척LNG기지에 우선 적용하고 순차적으로 평택, 인천기지 등의 노후설비 교체 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앞서 삼공사는 이번 기술로 삼성토탈과도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국산화 기술개발에 들어간 총 6억원의 사업비 중 가스공사가 약 4억5000만원(75%)을 지원하고 나머지 약 1억5000만원(25%)은 삼공사가 냈다. 가스공사가 대·중소기업 상행협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기술개발 협력 성과공유제도’가 빛을 발한 것이다.

가스공사는 이번 프로젝트를 중소기업과의 성과공유 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국산화 목표를 명확히 하고,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각사의 역할과 국산화 성공 시 성과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를 사전계약을 통해 명확하게 제시했다.

가스공사가 삼공사와 공유한 내용은 수의계약을 통한 계약확약과 판로개척 지원. 실제로 가스공사는 지난 3월 말 성과공유제 확산 추진본부에 ‘수의계약용 확인서’를 신청해 수의계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현재 파이어 스택(Fire Stack) 국산화 등 16개 성과공유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앞으로도 ‘중소기업 기술개발 협력 성과공유제도’를 더욱 활성화 할 계획이다.

삼공사 갱웨이 타워, 세계 최초 ‘원격·무선·방폭’

‘선박 계류 및 통합감시 시스템’ 국산화의 주역인 삼공사는 1971년 설립 이후 대한민국의 도선산업 발전과 더불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해 왔다.

주요 생산품목으로는 선박용 창문, 선박용 사다리 및 부속제품, 오일프리파이어, 부식방지시스템, 갱웨이타워, 밸러스트워터 트리트먼트시스템 등이 있다.

2008년 중국 현지법인 대련 삼공전기 유한공사를 설립해 중국 현지에서도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경남 칠서공단에 풍력발전용 대형 슬로잉 베어링을 생산하는 삼현엔지니어링 주식회사를 설립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삼공사는 1971년 조선기자재 전문 생산업체로 설립된 이래 정부로부터 1981년 조선기자재 전문공장으로 지정됐으며, 1994년 영국 LRQA로부터 ISO9001 인증획득, 1998년 동탑산업훈장 서훈, 2008년 5000만불 수출탑 수상, 2010년 방화유리 제작기술에 대한 신기술 인증획득, 은탑산업훈장 서훈, 영국 OHSAS 18001, ISO 14001 인증획득 등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전 세계시장 50%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삼공사의 갱웨이 타워(GANGWAY LADDERS for Shore Terminal)는 최근 세계 최초로 ‘원격·무선·방폭’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최첨단 장비로 거듭났다.

선박과 부두를 연결해 승객의 승하선을 돕는 장치인 갱웨이 타워에 100m 거리에서도 무선으로 엘리베이터 승하차 조절이 가능하도록 원격장치를 장착하고, 여기에 방폭 기능까지 더했다. 이를 통해 삼공사는 세계시장 50% 점유를 넘어선 유일무이한 업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해 나갈 방침이다.

정진석 대표는 “조선기자재 산업에서는 안정성이 제일 중요한 기본요소이며, 여기에 작업자의 편의성을 도모하며 더욱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소임”이라며 ‘기본에 충실한 안전관리’라는 경영방침 아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고객관리, 창조적 도전정신과 끈기, 노사간 화합을 바탕으로 전 세계 조선시장에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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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민철 (주)삼공사 항만장비팀 대리


“가스공사와 협력 시너지 컸다”


‘LNG선박 접안 및 계류 통합감시 시스템’ 국산화의 일등공신으로 김민철 (주)삼공사 항만장비팀 대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한국가스공사와 공동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의 전체 총괄담당자다. 10개월간의 공동 기술개발이 성공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숨은 노력들이 있었는지 김 대리에게서 들었다.

▶▶▶기술개발이 이뤄지게 된 배경을 설명해 달라.

그 동안 관련 제품의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이번에 국산화 개발된 제품 가운데 핵심인 방폭 로드셀의 경우 그 동안 외산 기자재가 사용되다 보니 경제적, 시간적 비효율이 많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산화를 고민하던 중 한국가스공사의 중소기업 지원제도를 접하게 됐다.

우리로서는 기술개발비의 75%를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매우 유용한 기회가 됐다.

▶▶▶공동 기술개발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부담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컸다. 최초 국산화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에 적용되고 있는 외국제품들의 기능과 특장점, 작동원리 등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했다.

이때 가스공사 통영기지를 직접 방문, 각종 정보공유를 통해 해외기술의 원활할 벤치마킹이 이뤄질 수 있었다. 10개월 동안 가스공사 실무진과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졌으며, 끊임없는 보완과 수정작업을 거쳐 결실에 이르게 된 것 같다. 중소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준 점도 큰 도움이 됐다.

▶▶▶아쉬웠던 점은.

굳이 아쉬웠던 점을 들자면 가스공사의 중소기업 지원과제로 선정된 후 실제로 작업에 착수하기까지 예상보다 꽤 긴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조금 더 일찍 작업이 시작됐더라면 연구기간에 여유를 갖고 보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최초 국산화가 이뤄진 만큼 국내시장 진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회사에서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을 빼앗기게 될 외국업체의 견제가 예상된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전략이 앞으로의 과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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