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요 경직 견인…양대 수입사 직격탄

▲ E1의 인천 LNG기지 열량조절설비.

올해 도시가스 열량조절용 LPG 공급량이 90% 이상 감소하며 LPG 수요 경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LPG 열조용 소비량은 E1 3만9000톤, SK가스 1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소비량이 각각 37만9000톤, 17만7000톤이었음 고려하면 50만2000톤이나 줄어든 셈. 감소율로 따지면 90.2%에 달한다.

국내 LPG공급은 양수입사가 양분하고 있는 만큼 전체 감소분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 1분기 도시가스용은 9만1000톤으로 전년동기 32만2000톤과 비교해 무려 71.7%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물량 감소의 원인으로는 도시가스열량요금제가 일순위로 꼽힌다.

정부는 도시가스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열량이 낮은 천연가스의 특성을 보완하기 위해 LPG를 혼합해 사용토록 했다. 때문에 2009년 이후 수요가 급속히 늘어 지난해에는 LPG소비량 829만9000톤 중 63만2000톤이 도시가스용으로 소비됐다. 전년도 56만2000톤과 비교해 7만톤이 늘어 증가율만 12.5%에 달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요금합리화를 이유로 지난해 요금 기준을 부피에서 열량으로 변경하고 열량기준도 낮췄다. LPG를 섞지 않아도 되는 셈. 이에 따라 도시가스용 공급물량이 거의 사라졌다.

전체 소비량의 5~6%를 차지했던 열조용 물량이 빠져나간 공백이 메워지지 않으면서 안그래도 경직된 LPG수요 시장이 크게 얼어붙었다.

특히 LPG수입사들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 E1과 SK가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이 각각 20%,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1은 열조용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21% 줄어 전체 매출 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제도입가(CP) 미반영에 따른 누적손실액이 상당한데 올 들어 하락을 거듭하던 CP가 이달 대폭 인상돼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주요 고객인 정유사마저 올초 속속 고도화시설을 완공, 생산량을 늘리면서 판매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업계 전반에 대폐차시기 도래에 따른 차량 감소, 택시지원법 통과로 인한 CNG 택시 도입 등 추가 수요 감소까지 예고돼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소비량이 유지돼야 수입사들이 바잉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데 수요 감소가 가속되면 가격협상력 하락과 국내 공급가 불안 등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는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나 마을단위 배관망 구축 등 신규 수요 발굴, 경쟁력 확충에 애쓰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며 “정부가 LNG 등 타 연료 수준의 정책 지원을 펼쳐 적정선의 수요 유지에 나서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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