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국산기술, APR+원전 나온다

올해말까지 표준설계 인가 획득할 듯

핵심 미자립기술 확보로 경쟁력 갖춰

1500MWe급ㆍ안전성 및 경제성 확보

▲ 신형원전 APR+ 조감도
국내 최초로 100% 국산기술을 적용한 1500MWe급 신형 원전인 APR+가 올해말 표준설계인가(SDA)를 획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원장 조병옥)은 지난 2007년 8월부터 향후 원전산업을 주도할 신형 원전인 APR+ 설계개발을 진행중이다.

한수원은 80년대 후반부터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개발을 시작으로 원전기술 자립화를 추진해왔다. 1990년대 초반 시작된 정부의 국가선도기술개발사업(G-7 프로젝트)을 통해 차세대 원자로(APR1400)를 개발해 UAE에 최초로 원전을 수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APR+는 국내원전의 독자적인 해외수출에 장애요소로 작용해 왔던 원전 설계 핵심 전산코드 및 프로그램, 특허 기술, 참조 설계 근거 등 일부 분야 핵심기술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지식경제부가 수립한 원전기술발전방안(Nu-Tech 2012)의 일환으로 개발되는 원자로형이다.

특히 미국 9.11 테러 및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대두되고 있는 항공기 충돌 대비 설계 및 지진해일 대비 설계 등 안전성을 강화한 최신 설계요건과 건설공기 단축 등 경제성을 향상시킨 설계요건을 반영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향상 시킬수 있도록 첨단설계를 개발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항공기 충돌에도 거뜬

9.11 테러이후 외부 항공기 충돌에 대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확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는 2009년 7월 13일 이후에 인허가를 신청하는 모든 신규 원전에 대해 대형 민항기 충돌을 고려한 설계를 수행토록 관련지침을 제정했다.

APR+도 이러한 지침을 반영해 원자로 건물, 보조건물 등 안전관련 구조물의 외벽을 강화하고 발전소의 두뇌부분에 해당하는 주제어실(Main Control Room:MCR)과 원격제어실(Remote Shutdown Room: RSR) 등의 주요 설비를 항공기 충돌로부터 완전히 방호되도록 배치ㆍ설계해 구조물의 구조적 건전성을 강화했다.
충격진동과 화재발생으로 인한 내부 기기 및 시스템 손상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한 것이다.

▶전원없이 구동 가능한 안전설계 채택

원전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고 발생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원자로와 핵연료의 안전한 냉각이다.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 내부 공급전원의 상실로 노심내 열을 제거하지 못해 노심용융이 발생했고, 그로인해 증기폭발과 방사성 물질의 대량 유출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를 가져오게 된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중 최고단계인 7등급 사고였다.

APR+는 이러한 전원상실 사고시에도 안전하게 발전소를 정지 및 냉각시킬 수 있도록 중력과 같은 자연력에 의해 냉각수를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는 장치인 피동보조급수계통(Passive Auxiliary Feed-water System:PAFS)을 개발해 설계에 적용했다. 특히 전원 공급없이 작동가능한 피동형 수소제거 설비 등을 설계에 적용해 발전소의 수소폭발 가능성을 제거하는 등 안전성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최후 전력수단인 배터리의 경우 안전기기에 공급하는 시설용량을 늘리고 4대의 비상전원시스템을 갖춰 운전신뢰도 및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킴으로써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근원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해외경쟁노형보다 월등한 경제성

APR+는 원전 건설공기 단축 및 시공성 향상으로 해외 경쟁노형과 비교해 월등히 우월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수원은 국내 지속적인 원전 건설경험과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SC구조/복합모듈, 원자로 냉각재 배관 자동용접, 원자로 내부구조물(Reactor Vessel Internal) 모듈기술 등 신공법과 신기술을 반영해 건설공기를 단축할 예정이다. SC구조는 강판에 전단스터드(Shear Stud) 및 타이바(Tie-bar)를 설치해 콘크리트와 일체화 시키는 구조 형식이며 복합모듈은 SC구조에 기계, 배관, 전기, 제어계측 설비들을 부착해 블록형으로 개발하는 공법이다.

APR+의 건설공기는 최종 36개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요 해외경쟁노형과 경제성을 비교한 결과 월등히 우월한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APR+, UAE 넘어 세계로

한수원은 올해말까지 APR+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국내 규제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2010년 8월부터 약 17개월간 표준설계인가 심사전에 원전 설계중 주요 안전관련 기술을 심사하는 제도인 사전안전성심사(Pre-Application Review)를 수행해 새로 채택한 안전성 관련 설계에 대해 심층 검토를 완료했다. 특히 표준설계인가를 위해 체계적인 심사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기초로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APR+ 표준설계인가를 공식적으로 신청했으며 현재 피동보조급수계통 및 N+2설계 등 안전성 향상을 위한 신규설계와 더불어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유사사고 발생방지를 위해 내진 및 침수방호설계 등에 대한 안전성 심사가 진행중이다.

APR+ 기술개발이 완료될 경우 한수원은 기존의 1000MWe급(OPR1000)과 1400MWe급(APR1400) 뿐만아니라 1500MWe급(APR+) 최신형 대형원자로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AP1000, 프랑스의 EPR, 일본의 APWR 등 최신 해외노형과 경쟁할 수 있는 대표노형을 갖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APR+ 기술개발을 통해 축적된 노형 개발 경험과 지속적인 원전 건설 및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의 원전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을 기대한다.

[인터뷰]

▲ 강용철 한수원 중앙연구원 APR+ 개발팀장
강용철 한수원 중앙연구원 APR+ 개발팀장


“APR+설계개발, 자부심 느낀다”


핵심기술 국산화로 수출 제약 해소

APR+기술개발 공정율 90% 넘어


“원전설계 핵심코드, 원자로 냉각펌프, 원전계측제어설비, 특허 및 기술 노하우 등 그동안의 핵심 미자립 기술을 확보해 100% 국산화를 달성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 경쟁 노형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해외수출 제약요인을 완전 해소할 것입니다”

APR+ 설계개발의 중심에 있는 한수원 중앙연구원의 강용철 APR+ 개발팀장은 “OPR1000 및 APR1400 등 기존의 국내개발 원전의 대를 잇는 1500MWe급 대용량 원전으로 Nu-Tech 2012 과제와 연계해 고유수출 원자로형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형원전 APR+기술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총 100개월동안 235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동안 축적된 원전 건설 및 운영경험을 기초로 이미 증명된 기술을 바탕으로 주요기기 및 계통 성능 향상 및 한국형 고유 수출노형을 개발하는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APR+ 개발방향 정립, 공통핵심기술 기본설계 개발이 완료됐고 2009년부터 올해말까지 추진되고 있는 과제는 공통핵심기술개발, 표준상세설계 개발, 표준설계인가(SDA) 획득 등이다.

“현재 APR+기술개발 공정율은 90%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도면 3147건, 계산서 961건, 보고서 811건 등 4919건의 설계 결과물을 발행했고 출원 71건, 등록 18건 등 89건의 특허와 128건의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강용철 팀장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개월간 주요 개선설계에 대한 사전안전성심사를 완료했고 지난해 12월부터 올해말까지 13개월간 표준설계인가(SDA)를 위한 설계 안전성 심사를 진행중으로 올해말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인가를 획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 팀장은 APR+기술개발로 우리나라의 원전이 기술자립 100%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경제성 및 안전성이 확보됨으로써 해외 선진국과의 신형원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크게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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