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운영, ‘최선’ 넘어 ‘완벽’ 추구해야”
공정 90% 새울 3,4호기 “안전하게 건설”
본부-지역사회 ‘운명공동체’로 상생할 터

[에너지신문] 조석진 한국수력원자력(주) 새울원자력본부장은 30년 경력의 원자력 베테랑으로 국내 원전 건설과 품질, R&D 경험까지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으로 1993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 발전공기업 분사 이후에는 한수원 본사 홍보실장, 새울 및 한울원자력본부 기전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새울원자력본부장에 취임했다.

본지는 조석진 본부장으로부터 새울본부의 현안과 안전에 대한 철학, 그리고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새울 3,4호기의 일정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본부장 취임 1주년이 됐다. 현재 새울본부의 주요 현안은.

새울본부는 새울 3,4호기 건설 현장이 있는 만큼 안전 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다. 중대 재해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종사자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방 중심의 안전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협력사 전담 안전관리자 선임과 안전에 대한 투자 확대, 신기술 도입, 지능형 CCTV를 활용한 응급상황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작업 환경 개선 및 작업자 안전의식 고취를 통해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업문화혁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긍심 넘치고 신뢰받는 본부를 만들기 위한 핵심적인 활동으로 ‘My Pride’, ‘Saeul형 기업문화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사업소’로 5개 원전 본부 중 MZ세대가 가장 많은 새울본부는 올해 대대적인 기업문화혁신 활동을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기업문화혁신을 위해 공동체, 몰입, 성장이라는 공유 가치를 선정하고, ‘자랑스러운 일터, 새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기업문화혁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원전의 안정적 운영과 건설만큼이나 ‘지역사회 및 주민들과의 상생’ 역시 중요한 키워드다. 눈높이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지역사회와 신뢰 관계 형성을 위해 지역주민 및 이해관계자와의 눈높이 소통과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방법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고민하고 있다. 모든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준으로 가능한 사안은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해 원전 소통위원회, 안전협의회, 지원사업심의 지역위원회 등에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사회와 새울본부는 ‘운명 공동체’다. 원전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진심으로 지역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하는 마음이 통하면 지역사회와의 상생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이 살아야 한수원이 살고, 한수원이 성장해야 지역이 성장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강화하고 지역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새울 3,4호기의 현재 공정률은 90.6%이다. 앞으로 준공까지 남은 공정은?

새울 3,4호기 건설은 부지 정지→본관 기초굴착→최초콘크리트 타설→원자로 설치→전원 가압→상온 수압시험→고온 기능시험→연료 장전→준공 순으로 진행된다.

새울 3호기는 지난 6월 각 계통의 압력 경계 내 기기와 부속품의 누수, 누유 등 건전성을 확인하는 상온 수압시험을 완료한 후 실제 정상운전과 같은 고온, 고압 상태에서의 기기 건전성을 테스트하는 고온 기능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에 운영 허가를 받게 되면 연료를 장전하고 준공을 할 수 있다.

새울 4호기는 지난해 12월 최초전원 가압 시험을 완료한 후 현재 상온 수압시험 착수를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준공까지 상온 수압시험, 고온 기능시험, 연료 장전 공정이 남아 있다.

▲ 새울 3,4호기 현장 전경.
▲ 새울 3,4호기 현장 전경.

주 52시간 근무제로 근로 시간이 단축됐다. 이에 따른 임금 감소로 근로자들이 직간접비 보상을 요구하는 탓에 발주사와 협력사 간 분쟁이 증가했고 부실시공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새울 3,4호기 건설 현장은 문제가 없는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시공사와 협력사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사 기간을 15개월 연장하고 법률 검토를 거쳐 국가계약법 제66조 1항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간접비를 산정, 지급했다.

다만 직접비의 경우 법률 검토 결과 공사 물량의 변동이 없는 한 현행 국가계약법상으로는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관련 법령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계약을 성실이 이행하고 있다. 특히 비용 증가 상쇄 효과를 위한 무리한 작업과 부실시공은 없다. 현장 안전 수칙과 품질 요건을 준수해 공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울 3,4호기는 전 세계에서 원자력 기술이 가장 진보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새울 3,4호기에 적용된 건설 신기술과 신공법을 설명해달라.

새울 3,4호기는 안전성 관련 개선사항을 추가로 설계에 반영, 건설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부지는 지반-구조물 상호작용 지진해석 방법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고 원자로 안전 정지와 유지를 위한 필수 기기의 내진성능을 0.5g(리히터 규모 7.4)로 상향했다.

911 테러 사례 등을 참조해 항공기 충돌 영향평가 실시 후 주요 구조물인 원자로 건물 벽체 두께를 122㎝에서 137㎝로 상향했고, 호기당 30대의 수소 제거기를 설치해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해양환경 보존을 위해 ‘심층수중취배수방식’을 적용, 건설하고 있다. 심층수중취배수방식은 수심 약 15m 이상에서 저온의 해수를 발전소 냉각수로 취수하고 이를 다시 수심 약 10m 이상에서 배수하는 공법으로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방파제 등 시설물을 설치했던 표층취배수방식에 비해 자연경관을 보존할 수 있고, 해안선 침식·퇴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온배수 확산 범위 축소로 해양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친환경적인 방식이다.

2018년부터 6년째 ‘시민 참관단’을 운영 중이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 신뢰 확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시민 참관단은 새울 3,4호기 공론화 후속 조치로 대국민 수용성과 투명한 건설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올해 제6기 시민 참관단은 온오프라인 공개 모집을 통해 총 50명을 선발했다. 원자력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 발전기 등의 시공 현장과 새울 3,4호기 공정 현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지난해 기수부터 주요 설비의 시운전 과정과 시뮬레이터실 체험을 통해 원전의 비상 대응 능력도 확인하고 있다.

시민 참관단 활동 후 원전에 대한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 원전에 대한 이해도가 활동 전 대비 무려 91% 증가했고, 원전 신뢰도와 정보공개 만족도 역시 각각 36%, 33%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참관단에 참여한 시민들의 공통된 반응은 원자력 건설과 시운전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한 후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과 우려가 많이 해소됐다는 것이었다.

새울본부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홍보를 확대하고 시민 참관단 활동과 건설 정보공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원전에 대한 신뢰도와 이해도를 높일 것이다.

▲ 새울 3,4호기 시민참관단이 시운전 현장 참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새울 3,4호기 시민참관단이 시운전 현장 참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작업 현장 협력 업체 근로자 등 210여명이 ‘집단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해 울주군과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새울 3,4호기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외부 식당에서 납품한 도시락을 먹고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을 호소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한 후 울주군청 위생과와 보건소에서 검체 채취와 역학 조사를 시행했다.

건설 현장 내 근로자 식당과 휴게실의 음용수와 식사 장소의 검체 채취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역학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내 도시락 납품 식당을 대상으로 일일 위생관리 점검표를 제출토록 하고, 월 1회 불시 위생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월 2회 협력사 화장실, 식당, 사무실에 대한 방역과 근로자 식당 내 냉온수기 필터 교체를 시행하고 있다.

도시락을 납품하는 식당을 대상으로 사례전파 교육과 위생 상태를 매일 자체 점검표에 따라 점검하도록 요청하고, 시공사에서는 식당의 위생을 점검해 양질의 도시락이 공급되도록 관리하겠다.

본부 운영에 있어 가장 강조하는 부분, 그리고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면?

최선을 넘어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최고의 원전 운영과 건설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원전 종사자 모두가 스스로 맡은 바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겠다는 책임 의식과 한국형 원전 수출 경쟁력을 선도하는 막중한 사명감으로 안전한 운영과 건설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

꿈과 열정을 갖고 업무에 몰입하는 행복하고 즐거운 새울본부를 만들어 갈 것이다. 스스로가 만드는 꿈은 열정이라는 긍정적 동력을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문화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월요일 아침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하고 싶은 일터, 일하는 것이 즐거운 새울본부를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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