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정 동양BMD주식회사 관리소장

전국의 수많은 보일러기술인들은 오늘도 산업용보일러를 운전하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적은 상황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전국의 보일러인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과 바람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그 여섯 번째로 송기정 동양BMD(주) 관리소장을 만나봤다. / 편집자 주

만능 스포츠맨…사업가로서도 ‘성공’

궁중무술 공인 5단에 테니스, 볼링, 골프 등 운동을 좋아하는 만능 스포츠맨이자 사업가로도 성공했던 보일러 전문가... 송기정 동양BMD(주) 관리소장의 간단한 이력이다.

송 소장은 꿈많은 청년 시절, 냉난방 기술병으로 군에 자원입대하면서 처음 보일러와 인연을 맺었다.

“선임병이 보일러 매뉴얼을 던져주면서 전부 암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군에서는 맞지 않으려면 무조건 외워야 했지요. 이 때 반 강제로 배운 지식 덕분에 보일러에 대해 많이 알게 됐습니다”

그는 전역 직후인 1977년 해태제과(주)에 지원, 2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활발한 성격에 특유의 성실함, 군에서 익힌 보일러 기술 등을 높게 평가받아 남보다 승진도 빨랐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개인사업을 생각하게 된다.

“입사 후 사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세계 경제에 위기를 가져왔던 오일쇼크 때문에 결국 꿈을 미뤄야 했지요”

그는 기회를 기다리다 1995년 ‘대성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마침내 사업가로 변신하기에 이른다. 건물 냉난방설비 설치, 수리 및 가스시설 시공을 주업종으로 한 대성엔지니어링은 송기정 소장의 신용 위주 사업방침으로 창립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보일러기능인, 주인의식 가져야”

회사를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강남에 주택을 마련할 정도로 사세가 확장되던 무렵, IMF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고전하기 시작했다.

“매출이 크게 떨어져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어졌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벌어놓은 자본 덕분에 부도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였지만 회사를 잘 꾸려왔던 그는 2008년 직원들에게 회사 경영을 일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느라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달래던 중 동양BMD의 건물관리소장으로 다시 보일러와 만나게 된다.

송 소장은 “현재 산업용보일러 분야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이 없습니다. 3D 업종으로 인식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보일러는 어차피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기기입니다. 현재가 아닌 앞날을 보고 기술을 습득한다면 몇 년 후 분명 최고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신규 인력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정부도 자격증을 강화하는 등 기능인들이 대우받을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송 소장은 보일러기술인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보일러를 다루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만 운영한다면 지금보다 10~20% 정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단순 고용인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면 스스로 크게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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