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에기평, 중장기 전략 및 로드맵 공개
전문인력 부족 심화…14대 유망분야 육성계획

[에너지신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최근 ‘에너지인력양성 로드맵 및 신규사업설명회’를 열고 에너지 인력양성을 위한 중장기전략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에너지인력양성 로드맵은 오는 2030년까지 원자력, 수소, 에너지효율 등 14대 에너지 유망분야에 대한 기업수요, 지역 및 글로벌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계획이다.

로드맵은 지난해 9월부터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업, 연구소, 학계 등 총 377명의 수요를 조사하고 전문기획위원회 운영을 통해 수립했다. 원자력, 수소, CCUS, 에너지효율 등 에너지산업 14대 유망분야 118개 인력양성 기술테마, 핵심기술, 일정 등을 수립한 것으로 기술별 산업화시점을 예측, 선제적으로 2024~2030년 기업 수요 맞춤형 연구개발·산업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 에너지 인력양성, 왜 필요한가?

국제사회는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제시하고 △무탄소전원 확대 △에너지효율향상 △수요관리 강화 △전력계통 보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효율, 원전, 재생에너지 등 2030년까지 매년 5914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글로벌 주도권 선점을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소, CCUS 등 에너지신산업 육성 노력의 일환으로 기술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는 추세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에너지 분야 핵심인력 양성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신기술·신시장 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인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 실증 중심의 융복합 인재, 신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기술인력 및 수출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핵심인력 양성을 위한 고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그간 대학과 정부의 인재양성 노력에도 인력 미스매치는 지속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1~2030년까지 2만 1000여명의 에너지 전문인력 부족이 예상된다. 에너지산업 인력·기업 실태조사를 통해 수급현황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일자리 정보제공과 구인·구직 매칭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나 에너지기술개발 로드맵과 인력양성 간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에너지산업 생태계 위기, 지역인재 감소 등의 악순환도 우려된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및 유출, 지역산업 정체, 우수인력 유입 감소라는 악순환 속에서 지역 대학의 통폐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역 에너지산업 육성과 인력양성을 위한 에너지융복합단지, 대학, 산학융합원, TP 등 지원기관 간 연계협력 강화가 시급한 이유다.

에너지산업은 중장기 인프라 투자 기간산업으로 수출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분야다. 에너지산업의 내수지향성에 따라 현지시장 경험 축적 및 수출 대상국 에너지수급동향과 기술규제 등에 대한 전문인재가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2030년 원전 10기 수주 목표달성 등 원전 수출성과 창출을 위한 인재양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 중장기 전략, 어떻게 진행되나?

이번 중장기 전략의 비전은 ‘에너지 혁신을 선도하는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이다. 2030년까지 에너지산업 발전을 선도할 에너지신산업 전문인력 2만명 이상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기업 수요 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지역 에너지산업과 연계한 지역인재 양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인력 육성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각각의 전략에 3개씩, 총 9개 세부과제도 제시됐다.

먼저 기업 수요맞춤형 기술인력 양성 세부과제로 △14개 유망 분야별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로드맵 마련 △현장 수요를 반영한 에너지 인력양성 사업 확대 △에너지산업 일자리 정보 플랫폼(일자리 내비게이터) 구축이 포함됐다.

지역 에너지산업 연계한 지역인재 양성은 △지역별 에너지산업 인력수급 맵 마련 △지역기관 간 협력을 통한 지역인재 공급체계 구축 △지역에너지산업 인력양성 협의체 구성·운영을 담고 있다.

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핵심인력 육성의 경우 △해외시장 타겟형 수출인재 양성 △해외시장 진출형 인재 유입 △현지 네트워크 및 DB 구축을 세부과제로 추진한다.

정부는 중장기 전략을 통해 에너지 전문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에너지신산업 내수·수출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 인력들의 원활한 취업과 에너지 중소기업들의 구인난 해소, 지역 에너지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 로드맵 발표 이후 올해 하반기부터 지역별 에너지산업 인력수급 맵 마련, ‘에너지산업 협력센터’ 설립 검토, 세계 에너지시장 정보 플랫폼 고도화 등이 추진된다.

내년 상반기 부터는 현장수요 기반 특화인력 양성, 에너지 유관기관 교육 프로그램 개설, ‘에너지기술공유대학(ETU)’ 시범사업, ‘수출특화 인재육성 프로그램’ 신설 등이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다.

▶ 14개 유망분야 로드맵, 내용은?

중장기 전략에서 밝힌 14개 에너지 인력양성 유망분야는 △원자력 △에너지효율 △수소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ESS(에너지저장장치) △섹터커플링 △산단건물 △연료전지 △전력계통 △자원순화 △청정연료발전 △정유 △태양광 △풍력이다.

이 중 핵심 분야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원자력 분야는 미래 원전시장 선도 기술인력 양성을 통해 SMR(소형모듈원자로) 등 미래시장에 조기 진입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2024년 혁신형 SMR 설계 기술인력 양성, 2025년 미래 원전 혁신 제조기술 인력 양성, 2026년 차세대 핵연료 및 제료 개발 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또 수출역량 제고를 위해 2024년 대형원전 및 기자재 수출을 위한 융복합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원전 활용 탄력운전 등 활용 다변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연계 등을 위한 탄력운전 기술인력을 2026년까지 양성하고, 계속운전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인력 양성(2025년), 후행주기 관리 전문인력 양성(2027년)에도 주력한다.

에너지효율 분야는 설비 효율 향상을 위한 융복합 기술인력, 그리고 에너지설비 전기화 및 무탄소화를 위한 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세부적으로 열펌프(저온·고온) 공급을 위한 기술인력(2024년), 스마트 유체기계 시스템 고도화 기술인력(2026년), 산업설비 무탄소배출 전환 기술인력(2027년), 스마트조명 설계 및 운영 기술인력(2030년)을 각각 양성한다.

이외에 양방향 열에너지 네트워크시스템 및 플랫폼 설계·운영 기술인력 양성(2028년), 차세대 전력변환 시스템 설계 기술인력 양성(2025년), 탄소중립 기반 에너지시스템 통합관리 기술인력 양성(2029년)이 추진된다.

수소 분야의 경우 고효율화와 생산방식 다변화를 활용한 인프라 기술인력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2024년 수소충전소용 고압수소 처리설비를 시작으로 2025년 수전해수소 생산, 2026년 암모니아-수소 생산, 2027년 청정수소 원천기술, 2029년 극저온 수소 전주기, 2030년 미래형 암모니아 합성 원천기술에 대한 인력양성이 예정돼 있다.

ESS 분야는 2024년 빅데이터 기반 O&M 및 자산관리를 시작으로 2025년 고출력·고전압 ESS용 전력변환, 2026년 다목적 ESS 최적 설계, 2027년 이동형·하이브리드 전주기 R&D에 대한 기술인력 양성이 추진되며 2030년 ESS 경제성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인력양성을 추진한다.

태양광 분야는 글로벌 최고 기술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고효율 태양광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사용처 다변화를 위한 산업인력 양성에 주력한다. 2024년 고효율 태양전지 및 모듈, 2025년 태양광발전소 디지털 기반 O&M 사업화, 2026년 AI 빅데이터 활용 태양광 제조공정 혁신, 2030년 태양광 기반 계통안정화를 위한 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풍력 분야는 대규모 풍력단지 최적화를 통한 신시장 창출을 위해 해상풍력 최적화 기술인력과 초대형 풍력발전시스템 첨단 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한다.

2024년 해상풍력 유지보수 및 최적운영 기술인력 양성을 시작으로 2025년 해상풍력 전력계통 및 해상변전소 설계 기술인력 양성, 2026년 해양 융복합 플랜트 설계·운영 및 환경 모니터링 기술인력 양성, 2030년에는 해상풍력시스템 통합설계 및 성능평가 기술인력 양성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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