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훈 서울 동부기술교육원 에너지진단설비과 교수

전국의 수많은 보일러기술인들은 오늘도 산업용보일러를 운전하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적은 상황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전국의 보일러인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과 바람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그 다섯 번째로 노영훈 서울 동부기술교육원 에너지진단설비과 교수를 만나봤다. / 편집자 주

쥬얼리 디자이너에서 보일러맨 교관으로

보일러 기능인들은 겨울철 건물 난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업무를 게을리 한다면 요즘 같은 날씨에 추위에 떨며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영훈 교수는 바로 이렇게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보일러맨’을 양성하는 교관이다.

“보일러 설비, 냉동설비, 배관설비, PLC, 전기 등의 교육을 기본으로 에너지진단 장비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전문기술인력 양성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20대 혈기 넘치던 시절, 그는 당시 남성으로서 흔치 않던 ‘쥬얼리 디자이너’로 근무한 적이 있다.

“보석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디자이너로 일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남성 쥬얼리 디자이너라는 직종이 생소한 시절이였지요. 서서히 업무 한계에 부딪히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중 우연히 보일러를 접하게 돼 그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노 교수는 지난 1999년 성균관대학교 시설관리팀에서 처음 보일러 실무를 경험하게 된다. 이후 거의 10년동안 보일러에 대한 많은 지식과 노하우를 몸으로 체득한 그는 2008년 성남 폴리텍대학의 겸임교수직을 맡으면서 보일러 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누군가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보일러 기술인들은 각각의 근무지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이 큽니다”

“전문인력 육성으로 합리적 에너지이용”

수많은 자격증을 가진 보일러기술인들의 스승답게 노 교수 또한 에너지 및 보일러와 관련한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보일러기능장 및 산업기사·기능사는 물론 소방설비기사, 가스기사, 공조냉동산업기사 및 산업설비 직업능력훈련교사, 기계분야 교원자격증 등을 취득했다.

현재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에너지진단설비과 교수 및 대기업 설비유틸리티 직무향상교육 강사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노 교수는 강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 성남 시니어센터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노 교수는 “에너지이용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이 화두가 된 지금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빌딩, 공장, 열병합발전소 등 1차 에너지를 이용하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는지를 점검, 측정해야 합니다. 전문기술인력 육성을 통해 합리적으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는 에너지기술인들에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관련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전문기술인력들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며 특히 최근 부각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노 교수는 제자들에게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의 삶을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당당히 살아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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