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노르·오스테드·CIP·베스타스 등 韓시장 진출
‘2030년 14GW규모’ 잠재시장 선점에 역량 결집

[에너지신문] 글로벌 풍력 기업들이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개척 시장인 만큼 향후 폭발할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기업 오스테드는 1.6GW 규모의 인천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 1월 남부발전 및 중부발전과 800MW 규모 옹진군 해상풍력단지 개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으며 주민참여형 해상풍력 추진을 위한 지역 주민 대상 설명회, 지역 기업에 잠재 기회를 소개하는 공급망 행사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르웨이 국영에너지기업이자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에퀴노르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세계 첫 부유식 해상풍력단지인 하이윈드 스코들랜드, 세계 최대 규모의 하이윈드 탐펜을 운영하며 부유식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한 에퀴노르인 만큼 800MW 규모의 반딧불 풍력단지에 국내외의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해상풍력 발전단지 모습.
▲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글로벌 메이저기업 bp도 지난 2월 딥윈드오프쇼어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한국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딥윈드오프쇼어가 국내에서 개발 중인 4개 프로젝트, 최대 60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그린에너지 투자운용사인 CIP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유럽 지역 투자 신고식에서 한국 해상풍력 사업에 총 3억 5000만달러(약 4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CIP는 지난 2018년부터 고정식과 부유식을 포함한 해상풍력 사업을 전남 신안군, 영광군 및 울산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항 해상풍력 사업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세계 1위 풍력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가 오는 9월 서울에 아태지역본부를 이전, 개소하고 내년 초 풍력터빈 및 핵심설비(부품) 생산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가 미미한 국내 해상풍력 사업에 글로벌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향후 이른바 ‘포텐’이 터질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정부는 ‘해상풍력 발전 방안’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을 보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몇몇 사업들이 추가됨에 따라 최대 14.3GW까지 보급이 예상된다.

또한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기본계획’에서는 신재생 발전원 가운데 해상풍력이 태양광에 이어 두 번째로 큰 27.5%(발전량 기준)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잠재 가능성이 어느 에너지원보다 큰 해상풍력이지만 2021년 기준 국내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은 124.5MW로 전체 풍력 설치량의 7.4%에 그치고 있다.

이는 개별 사업자가 부지선정, 현장조사, 각종 인허가, 계통연계 등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로 인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어려운데다 낮은 주민수용성을 해소할 마땅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입지선정 단계부터 지역주민(어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도록 하고 개발 및 운영 이익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사업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풍력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 보급 확대는 정부는 물론 해당 지자체, 지역주민, 참여기업들의 의지와 협력이 관건”이라며 “해외처럼 해상풍력단지를 관광 자원화하고, 사업에 대한 인식개선(홍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권 교체 이후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태양광과 달리 풍력,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윤석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 육성을 공약한 만큼 향후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이같은 정부 정책에 기대감을 품고 있는 만큼 향후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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