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인 삼화제지(주) 공무과 주임

전국의 수많은 보일러기술인들은 오늘도 산업용보일러를 운전하며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미미한 상황이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전국의 보일러인들을 만나 그들의 생활과 바램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그 첫 회로 문덕인 삼화제지(주) 공무과 주임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보일러 운전경력 26년…‘베테랑 보일러맨’

문덕인 삼화제지(주) 공무과 주임은 공장의 보일러 및 에너지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삼화제지는 에너지 다소비업체로 연 매출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비용이 에너지공급에 소요되고 있어 문 주임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지난 1986년 처음 아파트 보일러실에서 업무를 시작한 그는 올해로 26년차의 ‘베테랑 보일러맨’이다.

“아파트에서 시작해 대형빌딩 등에서 근무했으나 단순업무에 회의를 느끼던 중 모나리자(주)의 보일러실 근무자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 산업용 보일러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이후 대한제지를 거쳐 현재의 삼화제지에 이르기까지 26년 동안 보일러실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문 주임의 수많은 자격증과 수상내역은 그의 전문성과 성실함을 잘 보여준다.

보일러기능장, 배관기능장, 에너지관리기사, 보일러산업기사, 열관리기능사, 가스기능사, 위험물취급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996년과 2002, 2008년 세 번에 걸쳐 보일러 설비의 성공적인 시운전 공로를 인정받아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또 2005년도에는 삼화제지의 노사화합 공로를 인정받아 충북 도지사 표창을 수여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권오수 보일러사랑재단 이사장으로부터 ‘권오수 보일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부, 에너지기술인 목소리 귀 기울여야”

산업용보일러에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갖고 있는 문 주임은 “산업체 보일러실은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24시간 가동이 돼야 하며 특히 실화될 경우 생산공정이 멈춰버리기 때문에 항상 계측기 확인 및 안정적 운전이 필수입니다”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일러맨으로서의 자세에 대해 “단순 보일러운전이 아닌 한 차원 높은 눈높이로 업무를 바라보고, 전문성을 갖춘 에너지 기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에너지절약의 첨병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자기개발과 새로운 기술을 배워 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문덕인 주임은 보일러실 근무가 배우려는 사람조차 없는 3D업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정부가 보일러실 근무자와 같이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에너지기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기를 당부했다.

“에너지법규를 강화해 기술인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국가자격증 보유자들의 처우개선을 통해 우수인력이 유입되도록 한다면 국가 에너지절약이라는 목표에 한발짝 더 가까워 질 것입니다”

“매너리즘 벗어나 자기개발 주력하자”

문 주임은 마지막으로 후배 보일러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에너지기술인들이 매너리즘에 빠져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일러 운전도 단순히 스위치만 누르는 것에서 벗어나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어제 했던 대로 오늘을 산다면 결국 발전은 커녕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근무환경에 맞춰 끊임없는 자기개발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에너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