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한 사용후핵연료 문제 “더는 시간이 없다”
시급한 사용후핵연료 문제 “더는 시간이 없다”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2.07.0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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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고준위방폐물 정책포럼’서 처리방안 논의
고리·한울 포화율 80%대...“특별법 제정으로 신속 처리”

[에너지신문] 윤석열 정부가 원전 확대를 선언한 이후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최선의 처분 방법 및 시기를 모색하기 위해 원자력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논의하기 위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정책 포럼’이 6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렸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위기로 인해 세계적으로 원전 확대 정책이 고려되고 있는 가운데 원전 확대 전제조건으로 사용후핵연료 처분 및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이날 포럼에서는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심도 있게 진행됐다.

향후 10년 내에 완전 포화상태에 이르는 사용후핵연료의 부피와 독성 저감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저장 공간 부족=‘화장실 없는 집’

기조강연자로 나선 황주호 원자력진흥위원은 “원전 가동이 계속되고 이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 부족이 다가오는데 이는 ‘화장실 없는 아파트’와 같은 상황”이라며 “임시저장이든 영구처분이든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황 위원은 지난 2005년 경주 중저준위처분장 확보 이후 박근혜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와 문재인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를 거치면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동일한 결론이 이뤄졌기 때문에 빠른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락 KINGS 교수는 “고준위방폐물 심층처분은 1975년 미국에 의해 제안된 이후 60년이 지난 현재까지 많은 국가에서 연구되고 있다”며 “심층처분은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 또는 직접처분에 관련한 국가 정책과 무관하게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학 원자력환경공단 고준위추진단장은 영구처분시설의 경우 심층처분을 기준으로 주요 안전기능이 확보되도록 일반기준이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로 규정돼 있음을 언급했고, 박홍준 I-KSNF 본부장은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암반에 처분해 공학적으로 제작한 방벽과 암반 자체의 천연방벽 등 다중방벽시스템을 적용, 방사성 물질이 수십만년 이상 인간생활권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격리하는 고준위방폐물 심층처분의 개념과 관련 핵심기술을 설명했다.

강재열 원자력산업협회 부회장은 “1984년 10월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대책을 시작으로 지난 약 40년 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정부는 1,2차 고준위방폐물 관리계획,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및 재검토위원회 등을 통해 관리 방안을 마련했으나 현재 고리 원전본부는 85.4%, 한울 원전본부는 81.7%의 포화율로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는 심층처분장 건설 구체화...우리도 서둘러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강문자 방폐물학회장은 “원전에서 임시저장하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른 원전 가동시 2031년부터 고리와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순차적 포화가 예상된다. 원전 가동률을 높이면 더 빨리 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후핵연료나 고준위방폐물은 여야 협의, 지역주민 설득 등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특별법을 통해 부지조사 절차와 일정, 시설 유치지역에 대한 지원 체계를 위주로 법을 제정하고, 추후 필요한 사항들은 하부 법에 담아가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해결책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안 해결을 위한 동력은 ‘특별법 우선 제정’이라는 게 강 회장의 주장이다.

황주호 위원은 “방사성폐기물관리법은 중저준위폐기물 처분, 사용후핵연료 처분, 원전해체 등을 감당할 충분한 재원 마련과 조직 운영에 초점을 마주고 있으나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포함한 처분에 관한 일정, 조직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은 법 제정의 필수 절차이나, 조정이 어렵고 무리한 경우에는 현행법(방폐물관리법)의 전면 개편을 통해 특별법 제정에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창락 교수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심층처분장에 대한 건설허가를 이미 승인, 2025년 이후 실제 운영을 앞두고 있고 프랑스도 2025년 건설 허가 취득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두 차례 사회적 공론화가 진행된 시점에서 심층처분 부지 선정을 위한 빠른 진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재학 단장은 “고준위방폐물은 장기적 과제다.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므로 관리시설부지선정 및 기술개발 단계부터 규제기관이 참여하는 절차와 특히 처분시설의 세부적인 규제절차 마련도 필요하다”며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및 사업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기술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고준위방폐물 특별법 제정 등 법·제도적 토대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준 본부장은 사용후핵연료 발생량 증가에 따른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포화에 대비, 최종처분장 부지확보가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저장시설 운영에 관한 일정 제시 △최종처분장 부지선정 절차와 방식, 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 마일스톤 제시 △사용후핵연료 반출시점 명시의 3개 사항을 제시했다.

한편 원자력산업협회 설문조사 결과 원자력산업계의 97.5%가 고준위방폐물 관리시설 미확보 시 10년 내에 국내 원전의 절반 이상이 가동중지 위기가 올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원전 후행주기 완성이 원전 수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94.9%에 달했다.

아울러 94.6%는 빠른 시간 내에 공론화위원회 및 재검토위원회 권고사항을 실행할 수 있는 액션 플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으며, 특별법 발의 시점은 1년 이내라는 의견이 46.2%, 2년 이내가 30.6%로 각각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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