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사고, 과학적·통계학적으로 막는다
배터리 화재사고, 과학적·통계학적으로 막는다
  • 권준범 기자
  • 승인 2022.05.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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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차전지 열 관리 기반 화재 예측 기술 개발
170만건 데이터 분석...충방전이 미치는 영향 분석

[에너지신문] 한국전기연구원(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 하윤철 박사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이용민 교수가 공동 개발한 '리튬이차전지 열 관리 기반 화재 예측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리튬이차전지는 스마트폰, 전기차, 전력저장장치(ESS)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다양한 산업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배터리가 폭발해 큰 이슈가 됐고, 최근 주목을 받는 ESS의 경우 국내에서만 35차례 넘게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등 리튬이차전지의 사용 증가에 비례해 화재나 폭발 위험성도 높아져 국내외 전문가들이 사고 예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 충·방전 조건이 전지의 수명과 내부저항 그리고 발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계학적 분석 및 전산해석 기법을 이용한 배터리 사고 예측 데이터.
▲ 충·방전 조건이 전지의 수명과 내부저항 그리고 발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계학적 분석 및 전산해석 기법을 이용한 배터리 사고 예측 데이터.

리튬이차전지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는 ‘열 관리’다.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낮아지게 되면 전지의 성능이 더 빠르게 저하되기 때문. 현행 열 관리 시스템은 전지의 초기 특성에 따라 설계되고 있어 장기간 사용하면서 성능이 저하된 전지의 특성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리튬이차전지의 장기 충·방전 과정이 수명과 발열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배터리 화재까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충격 등 외부 요인이나 제조사 결함이 없는 정상적인 전지라도 체계적인 열 관리 없이 장기간 사용하면 사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리튬이차전지 중 가장 많이 생산되는 원통형 전지(2.85Ah)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다양한 충·방전 조건에서 1000회 이상 실험해 얻은 170만여건의 시계열(time-serie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전지의 사용 횟수에 따른 저장 용량 변화를 단순한 수치로만 제시했던 기존 연구들과 달리 충·방전 속도가 배터리 수명과 발열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학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한 것은 세계 최초다.

▲ 원통형 전지(18650형 2.85Ah 용량)의 발열 특성을 측정하는 실험 모습.
▲ 원통형 전지(18650형 2.85Ah 용량)의 발열 특성을 측정하는 실험 모습.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이러한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통계 처리할 수 있는 ‘파이선(python)’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 배터리의 장기 성능을 분석하는 데도 성공했고 상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연계해 시뮬레이션까지 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했다.

이를 통해 대다수 국민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물론, 밀폐된 환경에서 수백~수천개의 전지를 밀집해 사용하는 전기차와 ESS까지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윤철 박사는 “그동안 2년 이상 사용한 기기는 신형 스마트폰보다 발열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험적인 추측에만 머물렀다면, 이번 성과는 통계 분석 및 전산 해석 기법을 통해 문제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꾸준한 연구를 통해 파우치형, 캔형 등 다양한 형태의 전지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전기화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저널 오브 파워소스(Journal of Power Sources)’ 5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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