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그린수소에 최적...값비싼 비용은 과제
낮은 비용+정권 교체로 원전 그린수소도 ‘급부상’

[에너지신문]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통해 2040년 8GW 규모의 수소발전 설비 용량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 수요는 오는 2030년 약 194만톤, 2040년 약 526만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재생에너지, CCS(탄소포집‧저장), 원자력 등 비화석연료를 통해 생산되는 청정수소(블루‧그린수소) 수요가 2030년 90만톤, 2040년 360만톤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반대로 현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석연료 기반의 추출수소(그레이수소)는 2030년 그 비중이 50%, 2040년에는 30%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전세계가 관심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한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세계 각국이 관련 기술개발 및 정책 발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발전설비 용량이 상대적으로 큰 해상풍력이 그린수소 생산에 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 그린수소는 최근 P2G(Power to Gas)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연구 및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P2G는 전력계통에서 수용할 수 없는 풍력·태양광 등의 출력을 이용,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활용하거나 생산된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메탄 등의 연료형태로 저장 및 이용하는 기술이다.

전력계통에 여유가 있을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계통으로 투입하고, 전력계통 포화 시에는 P2G 기술을 적용해 수소나 메탄을 얻어 연료전지, 가스터빈 또는 수송연료 등으로 활용이 가능해 ESS를 잇는 차세대 에너지저장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해상풍력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에는 대기업들이 속속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에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과 연계, 100MW급 그린수소 생산 실증설비 구축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제주 해상풍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그린수소의 가장 큰 걸림돌은 생산비용이다. 중부발전에 따르면 제주 상명해상풍력단지 그린수소 생산 설비에서 61일간 706kg의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4만 5443kWh의 전력이 사용됐다. 수소 1kg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전력 소비량이 약 64.3kWh 수준인 셈이다.

지난달 기준 제주지역 평균 SMP(전력도매가격)는 229.5원/kWh로, 이를 적용하면 수소 1kg 생산에 1만 4727원의 전기요금이 발생한다. 전기요금 외에도 설비투자 및 운영비를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비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자체의 보급 확대와 함께 P2G와 같이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권 교체로 주목받는 ‘원전 그린수소’
원자력발전을 이용한 수소생산도 그린수소의 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원전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으나, 발전과정에서는 오염물질 배출이 ‘제로’에 가깝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린수소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생산비용인데 원전은 재생에너지 대비 낮은 비용으로 동일한 양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원자력발전으로 만들어내는 그린수소 1kg의 단가는 2.5달러 수준이다. 또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는 kg 당 2.3달러가 투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그린수소와 비교해 약 1/5 정도 저렴한 것이다.

특히 국내 원전의 경우 발전원가가 낮아 원전 계속 운영으로 수소를 만들면 최대 1.7달러까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원자력업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윤석열 후보자의 당선에 따른 원전의 부활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윤 당선인과 여당이 될 국민의힘은 기존 대형원전은 물론 SMR(소형모듈원전)과 같은 미래형 원전의 기술개발 및 수출 지원을 약속했다.

따라서 향후 원전 활용에 있어 큰 비중을 담당할 그린수소 생산 역시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청정수소 생산에 따른 원전의 친환경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원전이 그린수소 주력 생산원이라는 역할을 확실히 담당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안전성 문제와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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